보수계사(補修鷄舍)
보수계사임우월補修鷄舍霖雨月
폭염폭우보호계暴炎暴雨保護鷄
계사상단개천막鷄舍上壇蓋天幕
음염차우안심택蔭炎遮雨安心宅
공사완료진종일工事完了盡終日
황계오골개호상黃鷄烏骨皆好翔
<和翁>
장마철을 맞아서 닭장을 보수했네.
찌는 폭염 폭우에 닭들을 보호하려고
닭장 상단에 비닐 천막을 쳐서 덮어서
햇볕도 그늘이 지고 빗물도 막아 인심하는 집으로
하루종일 걸려 공사를 마치고 나니
황계 오골계도 좋아서 날개짓을 하네, 그려!
장마철이 되니 비가 자주 내린다. 요즘 장마는 국지성 폭우라 빗물이 장난이 아니다. 사온 닭장은 폭염 폭우에 취약하다. 찌는 폭염도 가려주는 천막이 없으면 닭들도 더위에 입을 벌리고 헐떡거리며 괴롭게 숨을 쉰다. 안쓰럽다. 채소밭에 방사할 때는 방아 나무나 키가 큰 고추나무 그늘로 들어가 눕는다. 직사광선을 피하려는 생존본능 행동이다. 폭우가 내리면 채소밭 닭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비를 다 맞아야 한다. 그래서 시장에서 사 온 닭장으로 이사를 시켰다. 닭장에 옮긴 뒤로 이틀 비가 내리고 나니 닭들도 닭장 안이 빗물로 물 바다가 되었다. 닭들도 이틀간 비를 맞고 물에 빠진 생쥐 꼴이다. 불쌍도 하다. 연민 심이 돋는다. 손자 녀석 때문에 닭을 키우게 되었는데, 괜히 닭을 키우려다 닭들만 고생시킨 것 같아 오늘 일기 예보를 보니, 밤부터 장마비가 또 내린다고 해서 부랴부랴 햇볕 차단과 폭우 빗물 막아주는 투명 비닐를 두겹으로 겹쳐서 차단막 천막을 하루종일 만들어 주었다. 아침에 사료먹이 주려고 올라가보니, 닭장은 빗물도 맞지 않고 양호하다. 닭들도 안심한 모양새다. 먹이 주고 물갈아 주니, 느긋한 모습이다. 간밤에 비가 오는데도 푹 잘 잤다는 태도다. 비닐 천막은 후고전저(後高前底)로 지었다. 빗물이 앞쪽으로 흐르도록 뒤는 높게 앞은 낮게 지었다. 앞쪽 모퉁이에 작은 구멍을 두 곳을 뚫어서 빗물이 비닐 천막에 머물지 않고 바로 흐르도록 했다. 빗물이 천막에 고여 있으면 집중 폭우가 내리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기 때문이다. 아침에 천박을 확인해 보니 두 곳으로, 빗물이 바로 흘러서 닭장 천막 공사는 잘 지은 상태다. 비가 계속 내리다 보니, 비가 비닐 천막에 떨어지는 소리가 아주 음악적(音樂的)이다. 타다타다! 타다타다! 타타타타타! 타타다! 크고 작은 빗방울이 바람 따라 떨어지는 질량 소리 따라 음율고저(音律高低)가 달라 자연이 연주하는 율려(律呂) 소리다. 닭들도 자연이 연주하는 자연 생음악을 즐기는 모습이다. 퍽 안정된 자세로 느긋하게 모이 먹이를 쪼아 댄다. 얼 벗님들! 오늘도 장마비가 내립니다. 장마철에 건강들 하십시오. 닭장보수 단상입니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