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어제 올린 "나의 산행이야기"에 이어지는 얘기다
어제 이야기 서두에 회사를 옮긴 이야기를 했었다
왜 회사를 옮기게 되었나?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었던 거 같은데
미국 다국적제약기업의 동물약품 마케팅을 하러 갔었고
다행이 성과가 아주 좋아서 그룹의 주력사업인
인체약품으로의 전환을 권유받았다
그리고 본사에서 몇 년의 시간을 보내고 귀국하여
그 때부터 인체약품 마케팅을 담당하게 되었다
대웅제약, 일동제약, 동화약품, 영진약품 등과
명지약품이라고 하는 도매상을 상대로 일을 했다
릴리의 원료 혹은 완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했던 회사들이다
주로 항생제, 항암제, 당뇨치료제, 항우울제 등을 취급했었다
직원교육, 판촉업무, 시장조사 등을 함께 하였다
종합병원의 의사들을 함께 방문하기도 하였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중에 다수가 의사 아니면 약사였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지만 주로 그랬다
나중에 합작회사로 옮겨 대관업무를 할 때도 그랬다
보사부나 국립보건원, 국립보건안전연구원 등에 가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 대다수가 약사 아니면 의사였다
한국에서 어느 분야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처음 접촉을 하게되면 배경, 나이, 출신지 등을 묻는다
내가 약사가 아닌 것을 알고 놀라고 의아해 했다
약사도 아니면서 어떻게 이런 일을 하느냐고...
그래도 그럭저럭 맡은 일을 잘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회사로부터 일을 잘 했다고 상도 받고 금메달도 받았으니...
그래도 내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연말연시 업계 모임이 있을 때 그랬다
호텔이나 회관의 대강당에서 주로 그런 모임이 있었다
쥬스나 칵테일을 한 잔 들고 이리저리 다니다가
결국엔 가까운 동문들끼리 둘러서서 환담을 하게된다
주로 약대 동문 들이었다
서울대, 중앙대, 성균관대, 이대, 숙대, 경희대, 조선대,
그런 식으로 죽 둘러서서 자기들끼리 화기애애했었다
내가 끼일 자리가 없었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한 구석으로 밀려서 조용히 서있다가
슬그머니 나와서 집으로 향하곤 했었다. 외로움을 느꼈다
내가 이 업계에서 계속 일을 해야하나?
이게 내게 맞는 일인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마에 찍힌 내 배경과 전공 등의 딱지를 뗀다는게
그렇게 쉽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던 중 헤드헨팅 회사들의 입질이 시작됐다
귀신같이 알고 접촉을 해왔다
거의가 다 인체의약품 쪽과 관련된 자리였다
그렇다면 옮길 이유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 당시 근무했던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본사근무까지 했던 터라 입지도 매우 탄탄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인터뷰에 임했다
왜냐하면 그런 기회가 나를 소개하고 나를 파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반듯하게 차려입고 나가서 최선을 다해 인터뷰를 했다
서너군데의 헤드헌팅 회사들과 인연이 맺어졌다
나에 대한 파일도 생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두번인가 세번 접촉이 있었던 회사로 부터
이번엔 내게 딱 맞는 자리라고 하며 다시 연락이 왔다
그렇게 다시 연결된 자리가 바로 1993년 4월에 옮긴 곳이었다
딱 내게 맞춤형으로 들어맞는 자리였다
인체약품 부문으로 옮겨가 일한지 딱 7년만의 일이었다
다시 전공했던 쪽으로 자리를 옮겨와 보니
주변에 온통 과거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학 같은 과 선후배거나 대학이 다르더라도
이미 이런저런 인연으로 얽히고 설킨 관계가 있는 지인들
여러 사람 들로부터 환영연도 받았다. 정말 고마웠다.
그렇게 재입성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다
반갑게 날 맞이해 주고
업무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신 분 들 덕분에
매일매일 일하는게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성과도 아주 좋았다.
3년인가 지나서 매출이 두 배가 됐다. 승진도 했다.
그리고 6년 후에 전에 일했던 회사로 컴백을 할 수도 있었다
아무런 어려움없이 돌아가서 일할 수 있었고
그 곳에서도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리고 1년 후, 캐나다인 지사장이 귀국을 하고
그 자리를 내가 맡게됐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평생의 교훈을 얻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선조들의 말씀
물론 송충이도 다른 잎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송충이에게는 솔잎이 제일 잘 맞는 먹이일 수 있다
흡족한 결과를 내고 은퇴할 때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만약에 내 전공을 계속 살려서 일을 했더라면?
뭐 크게 결과가 달라졌을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름대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7년이었으니까
내 인생에 마이너스가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여러가지로 내 인생에 큰 보탬이 되었다
다만 내가 좀더 편하게 생활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전공했던 업계로 다시 돌아온 이후로는
더 이상 왕따 당하지 않고 둘러서서 즐겁게 웃으며
신년교례회나 송년회 자리에 당당하게 참석할 수 있었다
업무를 하면서도 편안하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이 내게는 아주 소중하였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즐겁고 보람있는 시간이 이어졌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
첫댓글 진리 입니다.
감사합니다
정의롭고 진실하며 능력이 있으신 분 같습니다.
소나무 향기 그윽한 山에 가서 심호흡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혹시 물체를 볼때 둘로 보이는 이유를 아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아이고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주위에 많은 분들에게 은혜를 입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번 맺은 인연이 참 질기다는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 오육칠공님과도 좋은 인연으로
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당뇨가 심해지면 그렇습니다
Blurred vision이라고
당뇨병의 대표증상 중 하나입니다
제가 인슐린제제를 팔았었습니다
큰 병원에 가셔서
정밀검사를 한번 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다른 안과질환일 수도 있구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빕니나
[Diabetes symptoms]
Urinate (pee) a lot, often at night
Are very thirsty
Lose weight without trying
Are very hungry
Have blurry vision
Have numb or tingling hands or feet
Feel very tired
Have very dry skin
Have sores that heal slowly
Have more infections than usual
Nausea, vomiting, or stomach pains
잠깐의 외도라 할까요?
그래도 그것까지 포함해서 잘하셨네요.
네 제게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을 배우고 익히는 7년이었습니다
눈이 뜨이고 시야가 넓어졌다고 할까요
외도라기 보다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인생길에 크게 도움이 되었던 과정
결과가 좋았으니까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청솔님~
송충아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말
우리 조상님들께 고마움을 전해야 겠습니다
잠깐의 외도가 나중엔 씻을 수 없는 일도 되곤 하지요
맞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쟁이 심한 곳이라서요
어딜 가더라도 이미 터줏대감 들이 있더라구요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무슨일에라도
최선을 다 하시는 성품이시라
성공적으로 직장생활 끝내시고
많은 로하우와 경험담을 들려 주시니
우리로서는 감지덕지요
고마울 따름입니다
아이고 과찬의 말씀입니다
누구나 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지요
다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늘 따뜻한 댓글로 격려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런 깊은 사연이 있었군요....
존경합니다.........ㅎ
늘 건강하시고 하시는모든일....뜻하는대로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네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왔다리 갔다리
그러면서 연봉이 계속 올랐으니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고 존경은 무슨
너무 황송합니다 장안선배님
수원사신다니 남같지 않습니다
장안선배님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시길 빕니다
늘 따뜻한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청솔님~
최선의 노력은 그 대가를 꼭 줍니다.
좋은 경험은 사서도 못한다고 했습니다.
2월도 끝자락에 와 있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맞습니다
설사 결과가 마음에 덜 차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헛고생한 7년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네요
2월도 벌써 다 갔네요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모든일에 최선을 다하시니
전공분야 에서 알아 보는거지요
헤드헌터 잘알지요
우리딸도 헤드헌터통해서 외국계회사도 지금회사도 입사 했답니다
이야기속에 지난날의 멋진삶이 보이는군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는 헤드헌팅이란 단어 자체가
아주 생소했던 시절입니다
그래도 저를 알아보고
여기저기에서 만나자고 하니
기분이 썩 괜찮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활성화 되어 있지요
경영진급, 실무자급을 따로 운영합니다
저도 직원들 뽑을 때 이용했었습니다
책임자급은 연봉의 30%
실무자급은 정얙제 그렇게 합니다
늘 따뜻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우리목사님은 화학과 출신인데
운동권 출신이라 취업 못하시다가
약품세일즈맨으로 취직해 일하시면서
목사공부하신분이였어요.
의사,약사와 리베이트 문제로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하시더라구요.
그러셨군요
제가 그 말씀은 안 드릴려구 했는데
사실 그 업계를 떠난게 바로
그 뇌물관행 때문이었습니나
말도 못하게 더럽습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입니다
그래서 다시 원래 전공으로
돌아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청솔님은
능력있는 분이신 것같아요.
그러니 자기 의지대로
자신의 달란트를 충분히
활용하시고 성실하신 분으로
느껴집니다.
열심히 살았습니다
누구나 다 그러는 것처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