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마침표 없는 이유
개역 성경이 개정된 시기와 한글 맞춤법에서 구두점이 공식적으로 쓰이게 된 데는 날짜 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개역 성경이 번역된 것은 1890년대이며, 이것이 오늘날과 같이 개정되어 확정된 것은 1950년대의 일입니다. 한글에서 마침표와 같은 구두점이 사용된 것은 1900년대 이후 단편 소설, 시 등에서 조금씩 나타나다가 신문들이 공식적으로 마침표를 사용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더군요.
즉, 한글 개역성경이 만들어지던 당시에는 마침표가 공식적으로 쓰이지 않았던 시기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책이나 신문에서 마침표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 중에는 지면상의 이유도 있었다고 합니다. 종이를 아낀다는 거죠. 또한 개역성경은 헬라어를 원본으로 한 것이 아니라 1890년대에 이수정과 로스가 번역한 것을 토대로 개정한 것입니다. 즉, 차라리 현재 마침표를 사용하고 있는 현대어 버전의 성경들이 더 헬라어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영어 등 유럽어에서도 애시당초부터 구두점이 발달되어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헬라어만 유독 마침표가 없던 언어가 아니라는 거죠. 그러나 영문판 성경을 보면 쉼표, 마침표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역성경에는 없지만, 현대어, 표준새번역, 현대인의 성경, 공동번역, 그리고 킹제임스 성경에는 마침표가 있습니다.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개역성경이 나올 무렵 우리글에는 마침표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았다고 보면 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