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전 근무지였던 외병도 방문
조춘기 선생님은 군대에서 복직 후 20대 젊은 교사 시절 6년간이나 근무했던 외병도는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은 선생님의 땀방울이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 가슴 속에 새겨진 삶의 현장이었다.
그 인연이 큰 강을 이루어 진도 앞바다에 흘러 반세기가 지났지만
초청장을 받고 56년 만에 방문하셨다.
2023년 4월 25일 오후 광주를 출발, 목포에서 1박을 하고 26일,
목포여객터미널에서 8:30분에 출항하는 선박(섬사랑호13)편으로 외병도를 향했다.
5~6시간 항해해야 도착하는 먼 섬나들이 길이다.
반세기 전 선생님께서 근무할 때는
목포에서 09시경에 출발하면 9시간 여 동안 항해해서 오후 6시경에 상조도에 도착,
하루나 이틀 대기하다가 날씨가 좋을 경우, 마을에서 돛단배가 나오면
4~5시간 더 항해해서 외병도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당일에 도착한다니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표현하셨다.
이번 방문에는 선생님 부부와 60여년간 정을 나누어오고 있는 절친인
서을의 신동규와 부산의 박승규 내외가 함께 하기로 해서 감회가 더욱 새롭다고 하셨다.
다행히도 방문 기간 동안 기상 상태가 좋다는 예보여서 다행이다.
그동안 몇 차례 초청이 있어 방문 계획을 세웠다가
기상 상태가 좋지않아 포기한 적이 몇번이나 있었다고 한다.
마을주민들과 학생들은 왜 지금까지 선생님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그 당시는 낙도의 환경이 너무 열악하여 대부분의 교사들이 근무를 기피하던 시대였다.
상록수 선생님이라 할지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셨을 텐데
6년이라는 세월동안 온 열성을 다하여 섬마을의 등불 역할을 담당하셨기 때문이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40여명의 학생을 교사 혼자 지도하면서도 청파학원을 설립하여
문맹자인 마을 주민과 청소년들에게 한글 지도를 하고,
청파독서회를 조직하여 마을 정화운동을 전개하기도 하셨다.
선생님의 이같은 선한 영향력은 시간이 흘러서도 하나도 바래지 않았다.
외병도 옆에 섬 내병도에서 84년부터 85년까지 2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용덕(전 순천교육장)선생님께서는 자신의 근무 당시에 내병도에서도
이웃섬 외병도의 조춘기선생님 이야기가 전설처럼 내려오고 있었다고
전해 주신다.
이런 사실을 보면 인향만리란 말이 있듯이 선생님의 아름다운 향기가 얼마나 강한가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을에서는 며칠 전부터 환영 준비를 하고, 서울에 사는 김수정 제자는
배편에 떡, 김치, 돼지수육 등을 보내온다는 소식도 전하신다.
최근에 국립공원공단에서 섬마을의 숙원사업이었던 식수시설을 완공하고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펜션 두 동을 건축했는데,
이번에 선생님 일행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니
상록수 선생님의 노고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선생님 자신은 고마운 마음에 가슴이 뜨겨워지면서도
한편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신다니 타고나신 겸손은
옛 선비의 정신을 느끼는 것 같아 아름답기 그지 없다.
선생님께서는 이후에 광주로 전출하셔서 다년간 시내학교에서 문예와 고전읽기 지도에
열정을 쏟았고,
교감,교장을 거쳐 전남도 장학사,장학관,교육장,초등교육과장,연구원장 등
전남교육을 발전시키신 훌륭한 교육행정가이셨다.
특히 재임 중에,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에 관심을 갖고
전남 초대 특수교육 담당 장학사,장학관, 특수학교교감,교장을 역임하면서
특수교육 기반을 확립하신 공적은 지금도 전남교육사에 큰 족적으로 남아있다.
정년 퇴임 후에는 교육위원으로 다년간 봉사하시면서 후배들의 든든한 안내자로서
의 역할을 하셨고,
전남교육미래위원회 위원장, 전남금빛평생교육봉사단장,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전남후원회장,
전남교육청 청렴옴부즈만 대표, 전남도청정책자문인 전남인재육성전문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셨다.
9순이 가까운 현재도 순천선혜학교 교장 근무 당시 창립했던 전남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운영위원으로,
2012년에 결성하여 초대 회장을 역임한 광주전남인성교육협의회 지도위원 및 강사로 활동 중이시니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빌어본다. -김광섭(전 순천동산여중 교장)-
▲ 선생님의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
▲ 감사패를 전하는 지역주민 대표
▲ 주민들과 함께 식사하시는 모습
▲ 외병도의 상차림
맨 오른쪽 앞에 앉으신 조춘기선생님
20세 처녀때 처음 선생님을 찾아오셨다가 50여여년만에 외병도를 방문한사모님
hikari ・ 2023. 4. 26. 20:24
[출처] 반세기 지난 뒤에도 가슴에 기억되는 선생님|작성자 hikari
첫댓글 너무나 감동 합니다. 하늘나라로 지니고 갈 보람,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