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에 사는 주부 김수양(38)씨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인우(12)와 함께 한 달에 두 번 정도 경기 부천시를 찾는다. 만화, 자연, 물, 과학 등을 주제로 한 전문 박물관이 부천시 곳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김씨는 “아이가 꿈을 키우는 데 현장 학습 효과가 높은 박물관이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며 “박물관을 자주 다니면서 아이의 공부 집중력도 부쩍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만화박물관
경인선 부천역에서 차로 15분 정도 가면 부천시 종합운동장이 나온다. 이곳 1층 국내 최초의 만화박물관(500평)에는 1950년대 희귀본부터 최신간까지 만화 1만5,000권여점이 갖춰져 있다. 어린이는 물론 중장년층으로 부터도 사랑을 받고 있다. 상설전시관은 만화를 종류별, 작가별로 구분해 우리나라 만화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열람실 한쪽에는 60, 70년대 만화가게가 재현돼 있다. 이곳에서 무협만화 명랑만화 읽으며 어린 시절 추억을 더듬는 어른들이 많다. 3D 입체 애니메이션을 관람하는 상영관과 ‘아기공룡 둘리’ 등 만화 캐릭터를 선보이는 전시관도 인기다. 부평에서온 박소은(12ㆍ초등학교5년)양은 “만화책에서만 접했던 주인공들을 박물관에서 볼 수 있어 즐겁다”고 만족해 했다.
자연생태박물관
만화박물관에서 서울 쪽으로 1㎞ 정도 가면 자연의 역사와 신비를 담은 자연생태박물관이 기다리고 있다. 희귀 식물, 살아있는 곤충, 공룡화석 등을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곤충전시관, 식물원, 공룡탐험관, 동물관 등을 갖췄는데 그래픽, 사진, 모형 등으로 관람자의 이해를 돕는다. 민물 서식 토종어려와 민물고기가 헤엄치는 민물고기전시관과, 선사시대 각종 공룡 모형을 전시한 공룡탐험관은 항상 만원이다. 150석 규모의 영상관은 자연 다큐멘터리를 구연 동화로 꾸민 입체 영화를 상영한다. 야외동물관에서는 사슴, 원숭이, 염소, 공작 등 동물과 곤충을 직접 볼 수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관찰력 발달에는 박물관 등 현장 견학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박물관 같은 곳에서 자연과 문화를 자주 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디슨ㆍ물 박물관
부천시청 부근 에디슨박물관에는 과학자, 발명가를 꿈꾸는 청소년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발명왕 에디슨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이 박물관은 1877년 에디슨이 인류 최초로 발명한 축음기 ‘틴포일(Tin Foil)’과 영사기,백열전구 등 1,30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와 오디오의 역사를 보여주는 ‘뮤직박스관’, 에디슨의 모든 발명품을 집대성한‘에디슨관’, 영상과 소리를 직접 보고 감상할 수 있는 ‘영상음악관’등이 있다.
오정구 작동 까치울정수장에 있는 물박물관은 물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곳. 학생 등 단체 관람객이 많이 찾는다. 정수장 모형도와 계통도를 통해수돗물의 생산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다양한 영상과 전시물로 물의성질, 탄생, 순환과정을 보여준다. 축소 제작된 측우기, 물시계, 물레방아등이 야외에 전시돼 있다.
개관하는 박물관
파리 에펠탑 등 세계 유명 건축물 100여점의 축소 모형을 전시하는 ‘건축물 박물관’이 5월 부천 상동신도시에 문을 연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미국 작가 펄벅의 박애정신을 기르는 ‘펄벅기념관’, 유럽의 전통 자기800여점을 모은 ‘유럽자기박물관’, 우리의 전통 국궁인 활과 화살 등을선보이는 ‘활박물관’ 등도 올해 안에 차례로 개관한다.
국내외 희귀 차량 300여대를 상설 전시하는 ‘자동차 박물관’, 전통가마터와 옹기의 제작과정을 소개하는 ‘옹기 박물관’ 도 잇달아 들어설 예정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문화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관련 시설이 확충되면 부천은 수도권 최고의 문화도시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