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그림책 수업, 글 채인선

[홍신자]

🍒2022022, 일주일 그림책 수업, 채인선, 2021, 총414쪽

만약 당신이 일주일 만에 그림책을 한 권 쓰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 바랍니다. 올해 나의 인생 프로젝트는 그림책 쓰기 입니다 . 판매용은 아니고 우리반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소장용입니다. 그렇지만 누가 알아요? 지난 2월달에 나온 뉴스인데,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사는 8살 소년 '딜런 헬빅'의 그림책(자신이 직접 만든 88쪽 짜리 단 한 권의 그림책)이 아이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서 그 도시 공립도서관에서 인기 절정이랍니다. 그 그림책에 매료되어 대출 예약자만 해도 135명이 대기하고 있다고 하고 특히 딜런 헬빅에게 어린이 소설가상인 후디니상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참고 뉴스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today/article/6340560_35752.html)
물론 나와 같은 돌덩이 두뇌인 어른에게 해당되기는 어려울 것이고 우리 반 아이들처럼 말랑말랑한 뇌를 가진 아이들에겐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 같아 올해 특집으로 교실에서 한 번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부푼 가슴이 쪼그라들까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일단 시작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중요한 한 단락을 발견했어요. 바로 다음의 글귀입니다.
*authenticity와 author, authority는 같은 어원을 갖고 있다. 작가로서 자신이 얼마나 진정성(authenticity)을 갖고 있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아는데 독창성은 작가 입장에서는 진정성이 된다. 진정성이 있다면 바로 권위 authority는 저절로 갖추어진다. 글이나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우리는 저자 author가 될 수 있다. 우리 자신이 바로 삶을 만드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264쪽)
영어 어원에 의하면 진정성은 바로 권위이고 권위를 만드는 사람은 바로 인생의 작가 바로 당신 그리고 나 자신이라고 합니다. 놀라운 말이지요?

그럼 이제 그림책을 시작해볼게요.

첫째 날 : 그림책의 정의(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어울려 한 편의 이야기 또는 하나의 중심 내용을 보여주는 책)와 그림책의 내력 알아보기, 이야깃 거리 모으기를 한다.
*그림책은 그림picture이 들어있는 책이고 동화책에 들어 있는 그림은 illustration이고 이것은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뿐이다.
*그림책의 내력: 픽션은 구전문학과 기록문학이 있다. 픽션 그림책의 네 가지 갈래는 사실이야기, 마술적 사실이야기, 의인화 이야기, 환상이야기로 나눈다.
그림책의 중심내용은 생활, 자아형성, 친구와 놀이, 성격, 마음, 가족으로 나눈다.
*이야깃거리 모으기 : 기억하기 또는 둘러보기, 끄적끄적 쓰기 연습,
*비평의 눈을 키우자 : 창작은 곧 비평이니 비평을 연습하라. 그래야 평가 받을 수 있다. 창작 행위는 비평으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달게 받아야 한다는 말씀.

둘째 날 :
*주제 정하기 주제는 이정표이자 목적지, 핵심 화제와 핵심 가치 이다. 인생의 목적을 정하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듯 주제가 선명하지 않아도 핵심 화제와 핵심 가치만 있으면 일단 출발하라. 쓰면서 주제를 정비하면 된다.
*이야기의 효능은 즐거움, 배움, 성장, 변화, 치유, 완성이다.
*플롯 : 이야기의 등뼈, 선택과 배열, 누락의 기술, 개별 화소들 사이의 내적 연관성과 전체적 목적의 통일성, 핵심 가치에 대한 봉사, 그리고 플롯은 그림책의 지름길
*구조: 기본틀, 대칭구조, 물결구조, 혼합구조
*플롯 실험해보기 : 첫 페이지에 인물, 사건, 배경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첫 문장의 매력을 기억하라. 그냥 써라, 쓰지 않으면 고칠 수도 없다.
*서두의 다양한 사례 : 단도직입적인 출발, 갈등을 던지는 서두, 완만한 출발, 예기치 않은 사건

셋째 날
*문체 : 작가 자신의 문학적 독창성, 내용의 바깥 가장자리, 화자의 목소리, 호흡과 리듬이 문체, 이야기의 감정,
*주인공의 요건 : 독자의 대리인, 나를 닮은 주인공, 행동하는 주인공, 성격은 일관성과 보편성, 아이가 아닌 주인공으로 대접할 것, 한 가지라도 배울 게 있어야 주인공.
*이야기의 유형 : 욕구 충족 이야기, 욕구 좌절 이야기, 갈등 중심 이야기, 인물 중심 이야기, 배경 중심 이야기, 사건(행위) 중심 이야기
*중반 고개 넘는 방법 : 중반은 이야기의 꽃, 사건에 사건에 사건으로, 개연성과 진실성까지, 중반은 이야기 속 이야기, 결말을 준비할 때
*중반의 지루함을 날리는 장치들 : 그림의 마술쇼, 동일성과 다양성, 의외성 혹은 예기치 않은 위기, 미완의 문장으로 긴장을 고조시키자, 노래 집어넣기, 의성어로 감추는 어떤 비밀

넷째 날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주인공과 화자가 동일, 1인칭 관찰자 시점은 주인공, 소재와 주제를 잘 선택해야 한다. 3인칭 객관적 시점은 화자가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여준다. 3인칭 전지적 시점은 인물의 마음속을 신처럼 들락거린다. 전달자 시점은 듣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듯한 방식이다.
*글과 그림의 상보성 : 글은 그림의 기원 origin을 제공한다. 글은 서사를 끌고 가고 그림은 묘사를 한다. 글은 보편성을 지향하고 그림은 구체성, 개별성을 보여준다. 글은 낱장의 그림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글은 이야기의 속마음을 보여준다. 의미와 주제를 드러내는 것은 글이다.
*그림의 역할: 그림은 번역이 필요 없는 태초의 의사소통 수단, 말을 거는 그림 그리기, 글에 매이지도 말고 넘지도 말라, 예술적 감흥 돋우기, 스타일보다는 내용에 충실하라.
*문장과 단락 쓰기 : 묘사와 상징, 은유, 아이들의 말로 쓰기, 생기 있게 쓰기, 지문과 대화체를 적절히 배합하기, 반복의 효과, 전략적인 병렬 장치, 중심 문장 뽑아 보기
*결말을 어떻게 맺을까: 얽힌 것을 푸는 것, 시작점 기억하기, 시작과 달라진 것이 끝이다, 결말에는 독자를 데려와야 한다. 결말의 다양한 사례 : 문제 해결, 출발점으로 돌아오기, 원래대로 돌아오기, 변화와 의식의 확장

다섯째 날
*그림책 쓰기의 최종 기술 : 옛이야기에서 배우기, 이야기 전재는 영화나 연극처럼 하기, 시처럼 쓰기
*원고 제출 * 계약
*그림책이 완성되는 과정 : 그림작가 추천(나의 경우는 아이들이 직접 그림도 그림), 기획 회의( 그림책 출발을 알리는 회동), 탐방 여행, 캐릭터 회의, 스케치 회의, 채색 샘플 회의, 표지와 기타 부속물 회의, 컬러 프린트
*원고 제출 전, 점검 사항 : 편집자가 할 일을 내가 먼저!, 구조 살피기, 교정과 교열도 작가의 몫, 그림책 원고로서의 관점에서 점검하기

[홍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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