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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반 농원 빙어 번개 >
2003년 1월 25일. 호반농원
(김주미)
꽃님이의 빙어번개에 아들과의 나들이
신년부터 아들에게 너무 좋은 추억을 남겨줬으니
올 한해는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영권이의 기타연주와 호반농오라버니의 하모니카연주는
정말 끝내줬어요.^ ^
항상 우리모두에게 추억거리를 제공하는 꽃님이
수고 많았지?
백김치 그맛 누가 아랴~~
도리뱅뱅 맛 못본사람 부럽지?
어느덧 한달이 다 지나 벌써 2월의 얼굴이 빼꼼이 내미네요.
모두 건강들 하시고 즐건날들 되시길.....
(김신영)
25일에는 번개 빙어에 남편이 나를 데리고 가 줘서 도리뱅뱅과
그 맛있는 빙어회에 그 쭉이는 빙어튀김에 장작불에 구워먹는 제주 삼겹살과 쭈꾸미에 영란이의 사랑이 묻어 있는 간고등어 구이에 광판리가 튿어질것 같은 그 괴성들, 술한잔을 먹어야만이 구워진 안주를 먹을수 있다는 법칙? , 한번씩 하늘을 보면 쏟아질것 같은 별...
언제 지었는지 강아지들의 산실집을 뚝딱 지어서, 우덜의 휴게실이 펜풀룻음악이 흐르는 꽃님이의 압화 작업실이 될것같다.
(우영권)
전날 피로가 아직 가시지 않은 토요일 아침!
그 시간이면 어김없이 떠지는 눈을 다시 감았다
얼마나 잤을까?
어영부영 일어난 시간이 11시
"춘천 빙어 먹으러 가자!"라는 나의 뜬금없는 소리에...."웬 빙어?" 하면서 반문하는 집사람
진작에 이야기 하던지 말야
오후4시까지 기다릴 수 있겠냐란다...원 천만에 말쌈!
이미 마음은 집떠난 콩밭인데...
"그럼 이몸 혼자 다녀온다!"흐흐ㅡ흐...
어케해야 빨리 갈 수 있을까?잽싸게 해골을 굴리기 시작했다.
"구래! 이쪽으로 가는고야"
하고 통밥을 굴린다음 방향을 잡았다! 그리하야...출발한것이 12시
부천->경인고속도로->서부간선도로->성산대교->내부순환도로->북부간선도로->경춘가도->
그리고 강촌?에서...전화하자!....룰루랄라^^
그란디..오메메..서부간선도로에 이르자 초장부터 차가 밀리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간신히 성산대교를 걸쳐 내부순환도로에 이르니 여기도 길게 늘어진 차량행렬!
제기럴! 올림픽도로로 갈껄...잔머리 굴리다가 이게 모야..쓰~버~~
밀려밀려 홍제동을 지나자 갑자기 쉬원하게 빠지는 순환도로!"그러면 그렇지 말야
신나는 노래를 틀고 흥얼거리며 시속80km의 속도로 북부간선도로도 통과!~ 쒸~잉~~
드뎌...춘천이란 팻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아뿔싸~!!이것이 뭐꼬?진입로에서부터 길게 늘어진 차량들의 기나긴 꼬리....에라이!!!
시계를 보니 집떠난지 2시간20분!
아무리 차가 밀린다해도 올림픽대로를 탓을 때의 시간을 역산해 보니 지금쯤이면
최소한 양수리에 도착했을 시간 아닌가?구관이 명관인것을 젠장헐...
가까스로 대성리에 이르러서야 쉬원하게 빠지기 시작한다!
이쯤해서 용주에게 전화했다
틀림없이 어제만해도 올것같이 뉘앙스를 풍기던 용주가..우리의 대장 용주가..갑쫘기 일땜시...몬온다네용?
이번엔 꽃님이에게 전화
"어디에서 들어가야 하나요?"하니..우리의 다정다감한 꽃님이..
"충성!강촌을 지나 의암터널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우회전..."
알았다 오바...꽃님이의 지시대로 가다보니 그 유명한 정보석카페가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밤길이었지만 와 보았던 기억이 있단 말이지..
주유소가 보이고 으라차차~ 우회전 드디어 호반농원에 도착했던 것이었다!(집떠난지4시간40여분만에)
처음으로 반겨주는 놈들이 있었으니......
엄청나게 짖어대는 개들이었다 누렁이 두마리에 검둥이 한마리가 있었는데
아따~ 고넘들말야 대단도 아니더란 말이지(느그들 까불면 그냥~확 된장바른데이이이이)
반갑게 맞이해 주는 호반농의 꽃님이.....일착으로 내가 도착했단다^^
와 혼자 왔냐며 핀잔주는 꽃님이...이러이러해서..성질급한 놈이 먼저 왔지뭥
집안으로 들어서니...으잉? 명물 구관조가"안녕하세요?"하면서 반기는데 깜짝놀랐죵^^
"그려 안녕하시다"라고 대답하자"싸랑해요!"하는데..정말 귀여버 죽겠더란 말이지.
그러면서..창밖을 바라보자..조금전 짖어대던 개들이 눈에 보였다! 검둥이 녀석이...
꽃님이 왈..시방 저 녀석들 싸랑에 빠졌단다! 특히 검둥이 녀석(숫컷)이 자기보다 두배나 큰 암놈주위를 떠나지 않는단다.
어설픈 사랑방법으로 접근하는 검둥이....
우리는 다음날 아침 이놈들 땜시 배꼽을 쥐어야 했다!
대추차를 마시며 음미하고 있을제...
춘천의 종백이와 상현이가 도착했다.
서서히 '빙어번개'는 무르익어가고 잠시후 도착한 명순 해경 그리고 연식이...
한잔술이 오고가며 처음 선보인 빙어튀김의 환상적인 맛에 감탄사를 연발...
남일이와 광식 그리고 일배,종구,형구가 속속 도착하고 주미와 아들이 도착하더니
춘천의 대욱이 성모가 도착했다.
본격적인 빙어파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빙어회..피라미찜..."니네가 빙어맛을 알아?"
한잔술과 어우러진 오묘한 맛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우리 모두는 키타반주에 노래부르며 마냥 그시절로 돌아가고 있었다.
거기다 땅속에서 금방 꺼낸 백김치의 우아한 자태에 아름다운 색깔에..오메메!!!! 환상적인 맛에..!
입에서 살살녹는 그 맛의 깊이에 모두들 입이 쩍 벌어지고...
개걸스럽게 먹는데 먹어도 먹어도 쥑이더라!!!!!
잠시후 신영이 부부가 뒤늦게 도착하고...
은근슬쩍 사라진 은식이..그는 밖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있었던 것이었다.
별빛 찬란한 호반농원...이렇게 맑은 별빛을 언제 봤던가?
어렵싸리 피워논 모닥불 주위에 우리는 다시 모였다!
석쇠를 올려놓고 소금삼겹살을 구워 안주삼아 얼마나 많은 술을 먹었는지 모른다.
돌아가며 노래하며 어깨동무하며....
하늘에선 별똥불이 수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끝없이 흘러나오는 그시절 노래가 깊어가는 호반농원을 감싸며 잔잔히 퍼지고 있었다!
삼겹살이 떨어지자 쭉구미가 나오고...간고등어까지....
한없이 한없이 마셔대는 소주에도 우리는 새벽까지 모두가 말짱했다!
일배의 거침없는 몸놀림과..
선임남편의 환상적인 하모니카 연주에 마냥 즐거워했던 시간들..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했던가?
오늘아침 나의 왼손 중지에는 그날 간만의 키타연주에 물집이 들어 추억의 흔적을 남겼다!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종구와 일배와 선임이는 뒷산에 다녀 왔으니 대단하지 않은가?
난 버티고 버티다가 새벽 3시가 지나 대충 쓰러진것 같다.
아침 눈떠보니 신영부부는 스키장으로 떠났고..
끓인물 한대박에 찬물을 적당히 섞어 이닦고 세수하고 꽃님이 가 준비한 콩나물 해장국에 속을 달랜 우리는 모닝커피 한잔하며 일 벌리고 있는 그놈들(개들..)을 바라보며
남일이의 시범이 있었대나 뭐라나..헬헬~
이것이 진정 꿈이었나?
빙어와 백김치의 맛에 완존히 뿅 가버린 친구들...
선임부부의 친절과 환대에 감화감동한 우리는 진짜 떠나기 싫었지만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아주 젊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다정다감한 선임부부에게 다시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덕분에..너무나 환상적이고 우아하고 즐겁디 즐거운 밤이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은 당분간 오래도록 잊지 못할것 같습니다.
그모습 그대로 늘..항상..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참가한 친구들 차렷! 경례..꾸벅^^
친구들!! 만나서 반가웠다!! 모두들 도착은 잘 하셨는가?
(강종구)
전날 '총동문회 신년 하례회'에 참가와 그 뒤풀이에 참석하여 다음날 이른 시간(?)에 귀가.
잠깐 기절(?)했다가 일어나려니 눈꺼풀의 중량감을 느끼겠더이다.
산에 들자, 술과 잠이 깨더이다.
관악의 산 속 기온 -9도.
홈피에 드니
"토요일...시간 있으세요?"의 글부터 온통 '빙어'이야기다.
물론, 시간이 없어도 내야지요!
안동아씨,"훔쳐갑니다!"....이게 무슨 소린가? 내용도, 밑도 끝도없이.....
영권님,"애인 델꼬가도 되나요?"
춘규님, "젠장....모두 무효다!"
영자님의 교과서적인 '빙어의 모든 것".
영기님의 "빙어 천렵 방법론(?)"
일배님의 "호반농원 동승자 모집" 광고까지......!
........나도 가고 싶은데.....일들이 자꾸 생긴다.
일배님께 전화하여 광고효과가 있느냐고 물으니..아직까지도 반응이 없고 내가 첫전화라 반기더이다.
그래서 1번으로 예약!
"왜 그럴까?"
"당연히 그렇지! 조항 중에 운전자를 즐겁게 해야한다는 대목이 너무 어려웠을거야!"
"그래? 하 하 하"
일을 대충 끝내고 집으로.
약속 장소로 가는 도중 형구님과 통화.
바로 옆에 있더이다.
그리하여 3명이 출발.
강촌으로 해서 광판리로 들어서는 순간 핸폰의 전율...영권님이다.
"어디야!?"
"다 왔어! 도착5분 전!"
"알았어!"
농원엔 이미 차량들로 만원이다.
실내에 "충성!" 경례를 하며 들어서자 이미 도착한 친구들이 반긴다.
영권, 춘천의 상현, 종백, 혜경, 명순, 연식, 이른 아침 스키를 즐기고 온 남일, 광식
....그리고 호반농원 쥔장내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너무도 좋다.
식탁엔 빙어튀김을 비롯해 진수성찬이다.
안주로 '산'까지.
호반농원의 백김치!
무공해 식구들이 키운 무공해 배추를 자연김치 냉장고인 땅에 묻은 항아리 속에서 익어간
...빛깔도 곱고 아삭하고 칼칼하고 살얼음까지 시원하고 깔끔하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이다.
그 맛에 계속 숟가락이 오가며,
"나, 요새 입덧이 심해서 이런 백김치가 먹고 싶었는데...너, 잘 만났다!"라고 하자,
친구들이 내 배와 자기 배를 번갈아 보며 불뚝 불거진 자기 배를 어루만지며,
"야, 이 정도는 돼야 임신 몇 개월은 되지 않겠어?"
난, 없는 배를 만지며 "난, 오늘이 임신예정일이야!"하니 모두들 자지러진다.
"영권아! 너, 앤 델꼬 온다더니? "
"그게 말이야......."
"야, 홈에 앤 델꼬 온다고 광고까지 다 해놓고 혼자 오니 너 혹시 바부아냐?"
"그래, 나 바부다!"
투명한 유리 그릇에 빙어가 담겨왔다.
호수의 은빛요정 '빙어'.
투명한 얼음과 물 속을 유영한다.
은식님의 숙달된 시식시범과 함께 젓가락으로 집어 초장에 찍어 입으로 향하자 꼬리를 치는 바람에 입가에 초장이 튄다.
모두들 따라서 시식.
한 여동창(누구게?)이 시식할 즈음,
그 모습에 카메라를 들이대자 얼른 빙어를 깻잎 속에 감추더이다.
야만적(?)인 모습은 안 된다나...(허나 이미 사진을 찍고 말았지요...흐흐흐.)
내가, "야! 갑자기 목이 메인다!"
"왜?."
"족향 생각을 하니 목에 안 넘어간다."
"그래....강국장 너 밖에 없다."며 모두들 활짝 웃는다.
'피래미도리뱅뱅'이란 요리가 나오는데......
세상에....프라이 팬에서 접시로 옮겨 담는데.....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정확하게 담기더이다.
그 모습조차도 예술이다.
가지런하고 먹음직스런 요리.
평소에 민물고기를 썩 즐기는 편은 아니었는데, 접시에 담긴 그 피래미요리를 먼저 보면서 눈으로 맛보고 입으로 맛보니...무어라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는 오묘하고 고소하고 담백한 그 맛에 매료되더이다.
순식간에 접시엔 1마리만 남긴 채 영권님과 은식님이 서로 먹겠다고 작은 실랑이의 순간 그 한 마리는 내 젓가락에 산과 함께 체포.
미안혀, 영권아....!
중간에 주미님이 작은애인(아들)을 동반하여 등장한다.
친구들은 그 아들을 앉혀 빙어회 먹는법을 전수한다.
이렇게 만찬을 즐기고 우리의 총무이신 만능엔터테이너(노래면 노래, 카드면 카드....다재다능한 전천후 사나이) 영권님이 기타를 잡았다.
조개껍질 묶어~~ 부터......좔~좔~좔~ 흘러 나온다.
옛날의 응원가 'Beautiful Sunday'가 흘러 나올 땐 그중에 가장 나이어린 강 국장의 재롱잔치가 벌어졌다.
모두들 손뼉을 치며 여흥을 즐길 때 신영님 내외의 등장.
식탁을 대충 정리하고 모두는 방에 둥그렇게 앉아 잠시 대담의 시간과 휴식 후에 호반농님의 하모니카 라이브 공연이 시작.
그 유명한 '동요 메들리'로 순수하고 정감어린 분위기로 모두를 압도한다.
한 옆 식탁엔 신영님내외가 식사를 하는데....분위기가 너무 좋다.
촛불의 은은함이 빛을 발하더이다.
라이브 공연이 끝날즈음 등산장비점 쥔 대욱님과 춘천회장 성모님이 산 한상자를 동반하여 등장.
벌써 대식구다.
식탁에 앉아 현대판 준의 한의학 강좌시간이 있었지요.
"보여줘요,준!"(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 같지요?)하니 신영님이 의아한 눈으로 본다.
신영님 부군께서 명의(名醫)이고, 명의하면 허 준 이니까!
신영님 입이 귀에 걸린다.
그리하여 대욱님과 은식님의 몸상태를 즉석에서 처방하더이다.
사상의학,체질,음식.....나온 배까지 다양하게 논의.
이야기가 끝날 때 광식님, "다른 사람들은 진단과 처방을 해주는데 왜 나는 처방을 안해주지? 아하! 의료보험증을 안가져와서 그렇구나!"라며 한바탕 폭소를 자아내게한다.
슬그머니 자리를 뜬 은식님이 오이밭에 하이얗게 내린 눈 위에 모닥불을 피운단다.
원자력발전의 엔파워가 원시적인 모닥불을 일으키기엔 너무 어려운 과목(?)인가보다.
몇친구들이 들며나며 불이 제법 잘 붙었단다.
사상의학의 강의를 종료하고 모두들 모닥불가에 둘러섰다.
호반농원의 오이밭에 하얗게 내린 눈.
까아만 밤.
정열적으로 타오르는 모닥불.
밤하늘엔 별들이 너무나 또렷하고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모두들 하늘을 우러르며 감탄한다.
저별은 나의 별, 저별은 너의 별.....저절로 노래가 시작된다.
쌓인 하이얀 눈 속에 세워 둔 산...... 자연 냉동된다.
모닥불 위 석쇠에 구워지는 '삼겹살'과 자연 냉각된 '산'과의 오묘한 조화!
이어 '쭈꾸미'가 올려지고 또 산이 돈다.
흥겨운 노래와 함께.
산 한잔에 쭈꾸미 한 점.
노래 한 곡조.
다시 '간고등어' 등장이요~!
그 옛날 '안동' 땅엔 바다가 없었기에 싱싱한 해물이 귀했지요.
그래서 신선한 고등어에 소금으로 간을한 '간고등어'란게 안동에서 생겨났지요.
그후 '안동 간고등어'가 입소문으로 퍼진 게지요.
안동 어느 댁(?)으로부터 전해 왔다며 꽃님이가 '간고등어'의 등장을 고하더이다.
조리사 광식님의 개구(開口)콘서트와 날쌘 손놀림으로 맛있게 조리된다.
산 한잔에 간고등어 한 점.
노래 한 곡조.
이렇게 산과 즐거움이 맴돈다.
그때 그 시절 그 노래들이 돌아가며 불려지며 이어졌다.
여고졸업반, 나는 너를, 그건 너....군가까지!
꽃님이가 커다란 주전자를 들고 온다.
따뜻한 대추차.
대추차를 받아든 광식님이 꽃님이에게 간곡하게(?) 그 유명한 독창을 부탁하자
"나, 감기기운이 있어서..."라며 수줍은 듯한 미소를 잠시 짓더니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께 노래를 부르는데......모두들 넋을 잃고 바라본다.
노래가 끝나자 광식님의 감격스런 한마디!
"노래를 얼마나 잘 부르는지 그렇게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는데 그 노랫소리에 다 숨어버리고 오직 별 하나만 남았네!"
순간, 모두 하늘을 우러르니 정말 그렇다!
...감격!....또 감격!
모닥불의 꺼져 가는 불빛을 바라보며 서서히 불길을 정리.
방에 들어서니 이미 친구들이 꿈속을 여행 중이다.
일배, 은식, 광식, 꽃님 그리고 나.
잠이 아까워 잠 못 드는 사람들만이 남아 다시 식탁에 마주 앉았다.
산이 오가며 말소리도 커졌다 작아졌다하며 잠을 자는 친구들을 위해 완급(?)을 조절하며 낄낄거리기도.
이렇게 웃고 즐기는 가운데 시간이 많이 흘렀다.
시계를 들여다보니 4시 47분이다.
"앗, 기상시간이다! 산에 갈 시간이다!"하며 배낭에서 모자,장갑,헤드랜턴을 꺼내 산행을 준비하니 일배님과 꽃님이가 따라나선다.
입에선 흰입김에 알콜내음이 과포화상태로 발산된다.
드릅나무 사이로 산에 드니 흰눈 위에 짐승발자국이 선명하다.
호반농원의 개 짖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간다.
정상 안부에 이르니 대명스키장의 휘향한 노란불빛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산 사면엔 수목이 쌓인 낙엽 위에 눈까지 쌓였으니...너무나 푹신하다.
나뭇가지들을 헤치며 산을 오르자 호반농원의 개 짖는 소리가 점점 다가온다.
하산하니 5시30분.
부지런한 닭들이 기상시간을 알린다.
실내로 들자 친구들의 천진난만하게 자는모습이 새롭다.
영권님과 광식님 사이의 작은 틈바구니에 담요를 덮고 눕자, 눈을 깜박이는 인형처럼 바로 눈이 감긴다.
일배님과 은식님의 마지막 산과의 결투(?)소리와 꽃님이의 이젠 잠시 눈을 붙이라는 권유의 다독거리는 소리가 아득해지며 귀가 잠긴다.
아득하게 핸폰의 알람소리와 새소리가 들려온다.
난로 위에 올려놓은 들통의 끓는 물을 들고 나가 모두들 양치와 세수 시작.
어린 시절 시골 마당에서 씻던 느낌이 순간 스친다.
박 바가지로 뜨거운 물과 찬물을 적당히 섞고 핑크 빛의 둥글고 납작한 '이쁜이비누'로 요리조리 목까지 세수하던 그 생각이 스친다.
실내엔 구수하고 시원한 냄새가 진동한다
냄새만으로도 북어와 콩나물이 조화롭게 어울린 해장국임에 틀림없다.
칼칼하고 아삭아삭한 김치와 북어해장국의 시원함에 밤새 마셔댔던 산의 정기(?)가 확 풀린다.
숙취야, 물렀거라!
멀리 미국의 미희님이 보내주셨다는 하늘향기 담긴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모두들 즐겁고 고마운 마음들이다.
남일님과 영권님.....걔들(견공)의 종족번식방법(?)에 대단한 관심을 표명하더니.....서로 시범을 보여주란다. ㅎ ㅎ ㅎ
대충 자리를 정리하고 호반농내외님께 폐만 끼치고 돌아간다며 인사.
차량들이 줄지어 서울로 향했다.
희끗희끗 흰눈이 비치더니 제법 쌓이기 시작한다.
서울에 들어서자 비로 변해 내리더이다.
[빙어 번개!]를 쳐주신 호반농님, 꽃님이 선임님...너무너무 고맙단 말 밖에...어휘력이 부족한 나로선...지구상에 더욱 더 쓸만한 형용사가 없는 듯 합니다.
홈피공지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함께했던 친구들도 이젠 그 추억을 되새기며 환한미소를 짓겠지요?
[빙어 번개!] 참가자 - 20명
우영권, 김종백, 장상현, 송은식, 이명순, 김혜경, 이연식
조남일, 용광식, 박일배, 조형구, 강종구, 김주미와 아들,
김대욱, 김성모, 김신영과 부군 , 김선임과 호반농님.
(김선임)
밤새 타오르던 모닥불의 흔적도
긴 시간 내려 쌓인 흰눈 속에
추억만 남기고 묻혀 버렸습니다.
하얀 눈밭에서...
따스한 난롯가에서...
친구들의 웃음소리와
정겨운 이야기를 다시 듣습니다.
부족함도...
불편함도...
모두를 즐거움으로 만들어 준
친구들에게 진정 감사합니다.
친구들을 유혹(?)하여
행복지수 상승을 꿈꾸는
꽃님이를 용서 해 주십시요.
하오나...
고백하건데
친구들의 흥겨운 이야기와
무박2일의 광란의 시간까지
그 모두가
자연을 벗하며 사는 꽃님이에게
가장 큰 향기가 됨을...
사랑하는 나의 친구들~!
새해도 우리 모두 건강하도록 노력하고
더욱 따스하게 다독여주는
더하기...행복한 한 해~!
화이팅~~!!!!
*****꽃 님 이*****
"싸~랑~해~요~~"
**구관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