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에 지인(번역하신 분~)께 선물 받은 책인데 이제서야 리뷰를 올리네요.
알라딘에 리뷰 등재..
표지에 보이는-양쪽 표지를 활짝 펼쳐놓고 보면 더 멋지다!-, 알록달록한 조각으로 열심히 탑을 쌓고 있는 곤충은 한 쪽 날개가 삐딱하니 섰어도 귀엽다는 표현을 써도 무방하게 보인다. 솔직히 이 책의 주인공인 '삐딱날개'가 밤에 정체를 드러내 소리 없이 기어 다니는 그 징그러운 바퀴벌레와 같은 종족이라는 것이 믿기질 않는다. ^^ 굶주린 두꺼비의 끈끈한 혀를 피하려다 날개가 꼬이는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삐딱날개'라는 이름을 얻게 된 이 바퀴벌레의 취미는 먹이로 조각품을 만드는 것이다. 멋진 조각품을 만들고 있는 동안에는 날개가 비틀려서 오는 아픔도 잊을 수 있다. 우리들도 무엇인가에 몰두하여 열심히 하고 있노라면 그 순간만큼은 고통도 잠시 동안은 고개를 숙이고 있지 않던가...
먹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했던가, 근사한 모양으로 담겨 있는 요리를 보면 저절로 군침이 돌고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하긴 손을 대는 것이 망설여질 정도로 멋지게 담긴 요리를 보면 아까워서 어떻게 먹나 하는 생각부터 든다. 책의 그림을 보면 꼭 생쥐의 꼬리처럼 길게 구부러진 뿌리가 달린 열매에 삐닥날개가 나뭇잎 두 개를 꽂아 귀를 만들고 있고, 수염으로 쓸 잔뿌리 네 개, 눈으로 쓰기에 딱 좋은 빨간 앵두 두 개가 바위에 같이 놓여 있다. 머리 속으로 완성된 조각품을 떠올려보니 '야, 참 그럴 듯 한대~'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아, 어쩌면 좋아! 글쎄 이 멋진 조각품을 원숭이가 낚아채 가버린 것이다. 나 먹기도 아까운 걸 남에게 빼앗기다니 억울해서 어쩌나... 원숭이에게 한 대 맞은 삐딱날개는 혼비백산한 모양으로 총알같이 튕겨나가서는 통나무 밑에 숨어서 이렇게 투덜거릴 수밖에 없다.
"녀석이 너무 크니까 그냥 봐주자." ^^;;
도마뱀, 스라소니에게 또 다른 조각품-그게 바로 삐딱날개의 식사거리인데..ㅜㅜ-을 빼앗기는 불운을 당하여 좌절하던 삐딱날개에게 허리에 손을 올린 거만한 자세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상대가 생겼다! 바로 개미들~. 그동안 큰 자신이 당한 분풀이를 한답시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개미들을 괴롭히던 삐딱날개는 여왕개미의 명령에 의해 체포되는 신세가 되고 만다. 몇 마리 정도의 개미야 자기가 당해낼 수 있지만 수천 마리의 개미에 떼 지어 몰려오는데 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동안 고통을 주던 삐딱한 날개가 제자리를 찾게 되는 좋은 일도 생기긴 했지만 이제 개미들에 의해 꽁꽁 묶여 군대개미에게 바쳐지는 제물의 신세가 된 삐딱날개... 그러나 동정심 많은 개미들 덕분에 목숨을 건지게 되고, 삐?簾?개는 자신의 재주를 이용해 결초보은하게 된다. (이야, 정말 대작이다! 유명한 조각가의 작품에 필적할만한 조각품이 아닌가 싶다~! ^m^)
'훌륭한 요리사'라는 칭찬에 '먹이를 갖고 놀기를 좋아할 뿐'이라고-우리는 먹을 거 갖고 놀면 한 대 쥐어 박히는데...^^;;- 겸손하게 답하는 삐딱날개는 이제 삐딱한 날개도 제자리를 찾아 여왕개미의 말처럼 '반듯날개'라고 불려도 될 텐데 자기 이름을 고수한다. 삐딱날개란 이름이 입에 익어서 나도 '반듯날개'라는 이름으로 부르긴 싫어라~ 아무튼 삐딱날개 덕분에 잎꾼개미들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루를 쉬었단다! ^^ -그림을 살펴보면 한 쪽면에 색을 입힌 멋진 그림이 배치되어 있고 반대쪽 면에는 점을 찍어 그린 흑백의 작은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각 곤충이나 동물들의 표정이 살아 있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들도 있어, 개인적으로 두 쪽 그림 다 무척 마음에 든다. 참고로 마지막에 바퀴벌레와 개미에 관한 설명글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