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2000년에 〈바꿔〉를 노래하는 한국 가수·배우 이정현
그런데 서기전2000년은 과연, 설마, 누구를 궁금시키랴.
심지어 적어도 한국에서 방귀깨나 뀐답시는 자타칭 학자들조차 주구장창 “기원전”밖에 모르고,
그러니까, “서기전”은 모른다, 기어코, 죽도록 모른다 ……
그래도 하여간,
서기2001년에 발표한 〈반〉을 서기2002년에 노래하며 춤추는 가수 이정현
뭐, 하여튼, 여태껏 뭔가를, 뭔가들을, 심지어 모든 것을 싸그리 깡그리 모조리 바꿔야 한다고, 바꿔버리겠다고, 바꿔라고 목 터져라 외쳐댄 개체들이나 집단들이 강행했거나 결행한 혁명(革命)의 배신(背信)이나 반동성이나 불가능성(☞ 참조) 따위를 간간이라도 상기할 수밖에 없는 자뇌(自腦)의 반응(뇌신경세포시냅스전달; 腦神經細胞synapse傳達)을 도무지 자제할 수 없는 개체가 혹시, 혹여, 아마, 드물게 있기는 있다면 반란·반역의 비결(祕訣)보다는 반역·반란의 비결(痺闋)이나 비결(悲結)을 훨씬 더 괴쾌(愧快)하게 감각하거나 감지하거나 인지하리.
(2024.04.21.02:47)
아랫그림은 벨기에 화가 제임스 앙소르(James Ensor, 1860~1949)의 1925년작 〈반란천사들(천당·천국 반란군; 천사반군; 天使叛軍)의 패락(敗落; 패전; 패퇴; 추락)(La chute des anges rebelles; The Fall of the Rebel Angels)〉이다.
그런데 지옥에서 발생한 반란이나 반역을 언급하거나 기록하거나 보고한 종교문헌이나 문예작품이나 예술작품은 적어도 서양에서는 여태껏 없었던 듯이 보인다.
물론 부지런하고 집요한 탐색자가 그런 문헌이나 작품을 이미 발견했거나 앞으로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지옥이야말로 본디 반란자들이나 반역자들의 소굴, 소도(蘇塗), 본부, 본거지, 근거지, 산실, 온상이 아니면 그들의 감옥, 막장, 최종행선지였으므로 ‘지옥에서 지옥을 어떻게든 바꾸려는, 변화시켜려는, 전복하려는, 혁명하려는 재옥자(在獄者)들의 반란이나 반역’은, 요컨대, 지옥의 반란이나 반역은 무의미하거나 모순당착일 수 있을 것이다.
왜나면 그런 사태는 해괴하게도, 그로테스크하게도, 아이러니하게도 재옥자들의 개과천선뿐만 아니라 지옥의 개과천선마저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