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날씨가 화창하다.
오늘 간장과 된장이 시집가는 날이다.
잘 준비가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더워지기전에 장가르기 해보자.
항아리에서 메주를 조심스럽게 건져내고, 메주를 으깨본다.
잘 띄워진 메주보다는 속에 핀 검거나 황색 곰팡이에 눈이 간다.
만지면 곰팡이 먼지가 날리기에 조심스럽게 떼어서 버린다.
생각보다 많은 곰팡이에 이것저것 골라내고 떼어내니 1/3은 부산물로 가게된다.
골라내는 일이 더디고 힘이 들지만 잘 못 띄운 것이 아쉬움이 많아 마음이 조금 힘들어진다.
덜 말린 것이 좀 의심스럽지만, 올해 바쁘게 하느라 세심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괜찮은 것도 있고, 대부분 검게 곰팡이가 난 부분은 메주의 속이 아닌 가장자리다.
덜 말린 부분에 잡균이 많이 번식했던 것이라 짐작해본다.
집 안에서도 말린 것, 방에서 띄우면서 덜 말린 부분에 잡균이 생긴 것 등 여러 이유다.
여러모로 실패하며 경험으로 배우는 것 같다.

곰팡이를 골라내고 곱게 으깬다.

항아리에 잘 눌러 담는다.

베보자기를 대고 메주찌꺼기를 걸러내고, 항아리에 간장물을 담는다.
좀 탁하지만 짙어지기를 기대하며, 곰팡이가 많아 된장을 많이 버렸지만,
간장이 많이 나와서 조금 위로를 받는다.
장 가르기가 된장과 간장을 가르면 되는 쉬운 일인 것 같지만
오전 내내 공을 들이는 중요한 일 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