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스러운 나들이
백화 문상희
화백이 되어 시간적 여유가 풍요로운 요즈음
나의 생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출판,
소시 이관희 시인님의 작품집 편집을 하느라 바쁘다
생업에 쫏겨 편집을 하느라 내용에 부실했던 출판
앞전에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해 가며
최선을 다해 표지부터 마무리까지 살핀다
컴퓨터 앞에 작가와 마주앉아 난상토론까지,
한 권의 시집을 잉태시키기 위해 바쁜 일상이다
여러 가지 구상으로 머리가 복잡한 요즘
머리도 식힐 겸 춘천에 막구수나 먹으러 갑시다,
느닷없는 소시 이관희 시인님의 제안으로
일요일 아침 나들이에 나섰다
약간 구형이 됐다지만 힘 좋은 300마력 렉스턴
이관희 시인님의 마차 옆좌석에 올라타
뒷좌석 참꽃 선생님의 반가운 인사도 나눈다
운전도 안 하고 호사스러운 나들이에 기분이 좋다
눈 쌓인 들판에 눈을 호강시켜가며 다다른 춘천땅
그나저나 점심시간 이미 음식점 주차장엔 만차다
일요일이라 미식가에 나들이객으로 가득 채웠다
어쨌거나 춘천 하면 닭갈비와 막국수 아닌가
막걸리와 막국수 이것 또한 환상의 조합이다
내려올 때 마차 히터에 뜨거워진 체온 탓일까
폐부를 타고 흐르는 막걸리의 목 넘김이 시원하다
오늘의 마부인 소시 시인에겐 술을 권하지 못해
좀 미안한 일이지만 낮술에 기분이 좋았다 허허,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선 소양호 드라이브 코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인증샷 한컷에 소시 이관희 시인님 부인이신
참꽃 선생님은 사진 찍기에 난색을 표한다
어쨌거나 그렇게 겨울 콧바람을 쐰 나들이
너무 늦으면 일요일 귀경 정체를 우려해서
서둘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서울로 돌아왔다
주당들의 이별이 못내 아쉬워 들린 김치찌개 집
운전대를 놓아 마음놓고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다
어쨌거나 호사를 누린 일요일 춘천 나들이
소시 이관희 시인님께 감사한 마음을 글로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