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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 속에서 안내자 낭구의 여는 시로 축하의 문이 열렸어요.
나는 이 자리가 좋다
나는 이 자리가 좋다.
햇빛이 반쯤 비치는 자리
선풍기 두 개의 바람이 오는 자리
바깥 경치가 보이는 자리
친한 친구 해성이가 옆에 있는 자리
난 이 자리가 좋다.
(남양주 장내초 5학년 김민성)
나의 손과 나의 발이 서로 접촉하며 인사를 나눠요. 내 안에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에요.
친구의 등에 내 손의 온기를 전해요.
그리고 천천히 서로 멀어져요.
내 등에 남은 온기, 내 손에 남은 온기를 감각 해요.
평소 우리에게 익숙한 작은 조각 하나를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며 낯설게 관찰해요.
무엇을 발견했나요?
배추 속에 있는 하얀 나무!
2024년, 올 해 내가 머물렀던 공간과 만났던 사람을 떠올려보며 이야기 나눠요.
말이 안 돼도 괜찮고 어떻게 해도 상관없는 시 쓰기 놀이.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하면 되는 놀이.
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가 돼요.
나의 시를 내가 읽고
너의 시를 나의 목소리로 읽어요.
너와 나의 시가 만나면 어떤 시가 될까요?
우리의 시는 하나의 노래
우리의 시는 하나의 노래
하나의 춤이 되었어요.
오늘의 나를 축하하고 서로를 축하하며
낭구의 닫는 시로 촛불을 끕니다.
나는 이 자리가 좋다.
마실방 옆 만화방
만화방 모퉁이 돌아 여농 2층방
정성껏 초대해 준 친구가 있는 자리
손잡고 함께 온 친구가 있는 자리
쌍화차 향이 가득한 자리
난 이 자리가 참 좋다.
- 낭구(겨울 축하놀이 안내자)
참가자 후기
-나를 위한 생일 잔치가 너무 좋아요.
-안내자의 느린 말을 듣는데 눈물이 났어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생각 없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삶이 시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했어요.
-몸을 움직이는 게 편안하지 않은데 오늘은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즐거웠어요. 축하 놀이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일상의 언어가 시구나! 우리가 시를 사는 거구나!
-학창 시절 먼 옛날에 시를 쓴 기억이 나요. 이번에 시를 쓸 때는 색다르고 고정관념이 내 안에 많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여기 안 왔으면 큰일날뻔 후회했을 것 같아요. 아이처럼 복잡한 생각 내려놓고 가벼웠어요~
-오늘 만들어오신 퐁신한 카스텔라 덕분에 행복했어요.
-서로 응원해 주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너무 아름답고, 반짝반짝 본인의 아름다움과 개성이 꾸물꾸물 조화롭고 마음에 사랑으로 따듯하게 남아요.
-사각사각 글을 쓰는 저마다의 소리가 눈길 걷는 소리처럼 아름다웠어요.
-일상 속 축하와 놀이를 경험하게 해주는 귀한 시간이었어요. 매번 여러가지를 경험할 수 있게 준비해주는 홍성여성농업인센터에 감사함이 가득해요. 앞으로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더 가볍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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