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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 원문보기 글쓴이: 정요한
철원 본당 두 번째 가두선교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 |
사실 저도 얼마 전 까지는 선교나가면 막연하고 부끄러워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열심히 선교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교하면서 가까운 이웃들이 보잘것 없는 저희들을 통하여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고 이것은 곧 제가 하는 것이 아니고 주님께서 저를 통하여 준비해 두신 분들을 꼭 만날 수 있게 해 주심을 체험했습니다. 그러므로 이웃을 찾아가는 선교를 해야만 합니다. 10월 15일, 철원성당 선교사로 갔습니다. 두 번째 가는 철원성당은 하얗게 눈이 내리던 2월의 모습과 또 다른 풍경이었지만 약 8개월만에 다시 보는 성당은 낯이 익고 신부님 수녀님 신자분들께서 더욱 반갑게 저희들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버스에서 막 내렸는데 누가 반갑게 제 손을 잡아 주기에 보니 2월에 저와 상가 방문선교를 같이 한 자매님이었습니다. 저도 매우 반가워 안부 인사를 하고 저번 선교의 성과가 어떠했느냐고 물으니 그 사이 5명을 입교시켜 영세했다고 신이 나서 말했습니다.
1. 그때 대구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이곳 철원까지 와서 열성을 다하는 신부님과 선교사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오늘도 주님께서 준비해 두신 분들을 반드시 만나게 해 주실 것을 확신하며 성령께서 함께 하시어 도와 주시길 간절히 기도하며 주님께 봉헌했습니다. 저희 조는 선교사 3분과 그곳 형제님 두분, 자매님 세분이 시외버스 정류장 약국 옆에 상담소를 차렸습니다. 먼저 약국의 양해를 구하러 자매님과 차를 준비하여 들어가니 아가씨만 있었습니다. 철원성당에서 선교를 하기 위해 나왔다며 양해를 구하니 안에 들어가 누군가에게 허락을 받고 나와서 해도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맨처음 40대 후반의 아저씨가 손에 붕대를 감고 앉아 계시기에 차를 한 잔 준비하여 다가가서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손을 많이 다치셨냐고 관심 보였습니다. 철원성당에서 인사드리러 나왔는데 혹시 종교가 있으시냐고 물었습니다. 아저씨는 처음에 의아해 하시다가 ‘천주교’라고 다시 말하는 소리에 미소를 지으시며, 이모 조카도 성당에 열심히 다닌다고 하였습니다. 책을 받아 보고 매우 호의적이어서 10월 30일, 입교일에 초대한다고 하니까 나가겠다고 소개서를 적어 주었습니다. 그 아저씨는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서 책을 열심히 읽다가 버스를 탔습니다.
2.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명찰을 단 젊은 군인 2명이 지나가기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냐고 하면서 “따뜻한 차 한잔 들고 가세요. 저의 오빠도 해병대 제대했어요.” 하면서 친근감을 보였습니다. 발걸음을 멈추기에 차와 함께 책을 권하며 신앙 대화 해보니 부대에도 성당이 있는 것 같다며 친구와 같이 나가보겠다고 하며 소개서에는 집주소를 적어 주었습니다. 조금 한가하기에 약국을 들여다보니 아까 안 보이던 남자 약사분이 계셔서 그곳 자매님과 같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들어가서 공손하게 인사를 드리고 “저희들 때문에 약국에 불편이 없으세요?” 하며 책도 드렸더니 뜻밖에도 웃으시며 “전에도 성당에서 나와 선교했는데 내게 묻는 사람이 없어 말은 못했는데 성당을 못 나가고 있어 마음은 불편했어요. 집사람과 아이는 부천에서 성당 잘 나가는가 봅디다.” “어머 그러세요? 하마터면 잃어버린 양을 바로 옆에 두고 못 찾을 뻔 했군요. 형제님을 만나려고 제가 멀리 새벽부터 대구에서 왔나 봅니다.” 하였더니 대구에서 왔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더욱 친절하게 대하며 밖에 서 있던 형제님께 말씀드려 인사를 시켜드렸습니다. 식구들과 떨어져 혼자 계시니 성당에도 몇 년째 안 가게 된다며, 가까운 시일내 다시 성당에 나가겠다고 하며 소개서를 적어주고 성당 위치도 재차 확인하셨습니다.
3. 다시 나와서 선교를 하고 있는데
약국 형제님께서 아가씨를 시켜 따뜻한 드링크 한 통을 전해 주시면서 수고가 많다며 한 병씩 들고 하라며 저희들을 격려까지 해주어 더욱 힘이 났습니다. 이밖에도 50세의 마리아라는 세례명을 가진 자매님을 만났는데 견진성사까지 받았으나 남편이 너무 일찍 교통 사고로 돌아가서 충격을 받아 냉담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간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 직장다니고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놀고 있어 회두할 생각은 하지만 용기가 안 났다고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저는 마음이 아파 드링크 한병을 따 드리고 한참 위로하여 드리며 “주님은 자매님이 당하신 고통을 어떤 방법으로도 보상해 주실 것이며 다시 돌아오시길 애타게 기다리고 계실 것입니다.” 하며 한참을 대화하니 마음을 많이 열고 성사를 받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4. 이렇게 약 2시간 선교하여
책 26권을 전하고 소개서 19장을 받았습니다. 무교인 분들은 천주교를 매우 좋게 받아 들이고 30일에 입교 약속하신 분들도 6분이나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같이 선교나간 그곳 형제 자매님들께서 선교 나와 보니, 이렇게 관심있는 분들을 만났다며 가두선교의 중요성을 재인식 하는 것 같았습니다. 소개서에 꼼꼼이 메모를 하여 전해드리고 제가 기억하고 싶은 분들은 연락드리고 싶어 제 수첩에 적어왔습니다. 오늘 책을 받으신 모든 분들의 마음 속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습니다. 그러나 거두어 주시는 것은 주님께 맡기고 기쁘게 돌아왔습니다. 참으로 성령께서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을 하느님께 눈을 뜨게 해주심을 알았습니다. 선교를 통해 「우리와 만남」 그 자체가 구원의 은총을 받는 기회가 되게 인도해 주십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들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알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오늘도 저는 남편이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멋진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같이 산행을 하자는 제의에 갈등도 있었지만, 전교주일인 이날 이웃 구원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과 예수님의 말씀을 전하러 잠시 후 용감하게 나갈 것입니다. 그리하여 주 예수님을 만나는 체험을 하는 귀한 시간을 봉헌하겠습니다. “우리는 선교사, 찾아가자 이웃을!”
대구 지산, 이명숙·헤레나(053-783-0135, 016-518-0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