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페이스북에서 실시한 투표 이벤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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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응팔(응답하라 1988)의 인기에 힘입어 여기저기서 추억의 제품들을 다시 들춰내고 있다. 적당히 추억도 들춰내는 재미가 있어서 종종 스치며 기분좋게 보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하이마트 페이스북(바로가기)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와 응모작을 보고는 '이거 제대로 약 빨았네?'라는 생각이 스치더라. 어딘가 짱박혀있는 수준이 아니라 묻혀있어할 유물들을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3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 아재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본인도 국민학교(본인은 국민학교를 졸업했다) 입학전부터 apple][ 라고 찍힌 '8비트 컴퓨터'를 무려 조이스틱과 함께 만지기 시작한 입장이지만 하이마트 이벤트에 후보로 올라온 "콤퓨타"들을 보고 있으면 그냥 넘어가기 힘들어진다. 그래 나 아재(아지야) 맞다.
IBM 5100, 엘 프사이 콩그루?
첫번째 응모작인 IBM 5100. 사실 8비트 컴퓨터부터 만지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이 녀석은 특히 보기 드문 녀석이었다. 당연히 아재를 인정한 나보다도 연식이 더 높은 큰 형 격인 녀석이다. 그래도 무려 디스플레이가 포함된 포터블 컴퓨터 컨셉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 테이프로 기록도 되니 요소만 따지고 보면 지금의 노트북이랑 똑같지 않은가? 물론 외부출력을 통해 일반 TV와 연결 사용이 가능했다.
당시 스펙은 IBM PALM 1.9Mhz(요즘의 GHz가 아니다;;)에 16~64k램(역시나 그냥 k;;), 무게는 24kg이다. 24kg이 왜 휴대용이라고 부를까? 당시로써는 꽤나 콤팩트(?)했기 때문이다. "당시"가 70년대 중후반이니 말이다. 이정도 스펙을 가지고 당시 가격으로 8,975달러~19,975달러였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bluero.egloos.com >
하이마트 이벤트 페이지(바로가기)에서 1번인 이 녀석을 눌러보면 답글에 유난히 "엘 프사이 콩그루"라는 말이 보인다. 이 말을 단번에 알아들었다면 어디가서 당당하게 덕밍아웃하면 되겠다. 게임이 원작이고 애니로도 인기를 끈 '슈타인즈 게이트(Steins;Gate)에 나오는 대사이다. 의미는 없고 중2병인 주인공 오카린(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호오인 쿄우마라고 자칭한다)이 아무 의미없이 내뱉는 암호같은 말이다. 고로 그냥 의미없다. 모순 같지만 그렇게 의미가 없어서 슈타인즈 게이트를 대표하기도 한다.
슈타인즈 게이트에서 시간여행? 타임워프?의 목적으로 미래의 버그를 잡기 위해 필요한 과거의 컴퓨터가 등장한다. 그게 바로 IBN 5100.(IBM이 아니라 패러디고 미묘하게 디자인이 다르다) 실제로 IBM5100과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슈타인즈 게이트가 인기를 끈 뒤 IBM 5100을 실제로 구동한 사람이 등장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금성 FAMICOM FC-30
2번으로 등장한 컴퓨터는 무려 금성 패미컴이다. LG도 아닌 GoldStar! 사진에서 친절하게 83.11월의 제조일자도 인증해주고 있다. 그러나 추억을 아무리 까뒤집어봐도 이 녀석을 구경한 기억은 없다. 굳이 자료를 찾아보면 CPU Z-80A를 사용하고 영국 싱클레어사의 ZX시리즈의 복사품 정도라는 정보가 나온다.
베이직을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 키보드의 명령어 조합들을 활용해야했기 때문에 거의 구동에 의미를 둬야할 정도이다. 사실 나름의 MSX로 표준이 잡히기 시작했던 FC-80부터 나름 쓸모있는 개인용 컴퓨터라 불러줄 수 있을 듯 하다. 다음에 등장하는 삼성의 SASCOM-80과 함께 국내 PC시장의 초창기를 장식했던 녀석이다.
삼성 SASCOM-80
이 얼마나 재미난 자태인가? 무려 자기 테이프가 포함되어 있다! 삼성의 8비트 컴퓨터 라인들은 주로 SPC-XXX의 시리얼 넘버를 가졌다. 그런데 이 SPC 넘버링의 전세대이자 거의 첫 모델에 해당하는 것이 SASCOM-80인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매일 경제 신문>
자료를 나름 뒤지고 뒤져보니 램이 64kb, 보조기억장치로 카세트 데이터 레코더를 내장하고 있다. VDG 비디오카드를 가지고 오디오도 3중 화음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큰 의미는 없다. 개인적인 기억의 편린을 떠올려보면 이 녀석은 그래도 종종 보였던 것 같다. 주로 책상 위나 거실의 애물단지(에뮬 아님) 디스플레이용으로 말이다.
<이미지 출처 : 루리웹>
실제로 사용하거나 구동되는 모습을 본 기억은 없다. 차라리 이 녀석이 디피된 옆에서 재믹스에 팩을 꽂아 게임하던 기억들만 남아있다. 그래도 디피용(?)으로 쓰거나 재믹스를 구비할 정도면 아이들이 상당히 소중한 집이거나 속히 있는 집이었던 시절이다. 뒤에 잠시 이야기하겠지만 재믹스만 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컴퓨터를 연결시켜주기 위해 대우 IQ시리즈(MSX)를 사주는 집도 있었다.
삼성 매직스테이션 M2700
이제 컴퓨터(?) 다운 모습의 컴퓨터가 등장했다. 1,2,3번이 할배급을 넘어선 유물급이 등장해버려서 중간에 썰을 풀만한 8비트, 16비트, XT, AT, 286, 386, 486 컴퓨터 등등을 휙휙 건너뛰어 버려야 한다. (아재들이 리플로 썰 좀 ㅠ_ㅠ). 딴딴따다~ 라는 익숙한(?) 징글과 함께 펜티엄3를 탑재한 삼성 매직스테이션 M2700이다.
최근에 컴퓨터를 접한 사람들도 생소할 듯한 3.5인치 디스크드라이브에 CD-ROM까지 갖추고 있다. 아마 CD-ROM 밑에 하드디스크도 있을 것으로 예상 되지만 지금의 USB나 MicroSD 카드보다 용량이 못하다. 사실 못 푼 썰중에 3.5인치 플로피디스크는 큰 의미를 가진다. 집어넣고 버튼을 눌러 빼는 방식도 그렇고 1.44MB(요즘 핸드폰 사진 한장도 못 담을 1.44MB!!)는 당시로써는 상당히 센세이션이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라지고 있지만, 많은 프로그램에서 "야! 거기 왼쪽 위에 네모난 박스 모양 눌러 저장해"라는 그 아이콘이 바로 3.5인치 플로피디스크를 아이콘화 한거다. 이걸 모른다고 비하하거나 무시하는게 아니라 그냥 아재의 추억팔이인 썰이다. (아재인증용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사실 콜렉터나 덕스러운 측면에서 바라보면 4번 응모작인 삼성 매직스테이션 M2700은 급이 다르다. 그래도 최근의 PC에 근접하기도 하고 익숙한 모양새이기도 하고 충분히 오래된(?) 것은 인정! 잘 찾아보면 아직까지 세팅하면 윈도우7까지도 돌아간다는 말도 있다.
아재가 뽑은 추억의 콤퓨타
위에서도 살짝 이야기했지만 본인이 처음으로 집에 컴퓨터를 들였던 것은 컴퓨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형 덕분이었다. 그러나 형보다 오히려 본인이 더 많이 만지고 게임(!)했었다. 그리고 16비트가 시작될 때 그렇게 다니라던 다른 학원들은 개겼으면서도 '컴퓨터 학원'에 스스로 등록하기도 했었다. (물론 16비트 게임을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처음 만났던 8비트라 불리는 컴퓨터는 5.25인치 플로피디스크가 2개 달린 모델로 부팅화면에 apple ][ 라고 찍히는 녀석이었다. 물론 호환 기종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명확한 기종과 사진은 구할 수 없다. 그래도 당시 8비트로 불리던 PC에서는 분리형에 조이스틱까지 갖춘 시스템이었고 기억이 맞다면 꽤나(!!!) 비싼 가격에 분에 넘치는 게임기(!)였다.
ctrl break로 커맨드 라인에 접근할 수 있었고 ]에 catalog(이건 분명히 궁서체로 '씨에이티에이엘로지' 라고 읽어야 한다. -ㅅ-)를 입력해서 알지도 못하는 리스트를 구경하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로드런너, 가라데, 구니스는 물론 국산 게임에 로봇 그래픽도 괜찮았던 게임이 스친다. (좌우 끝에서 a,z로 위 아래로 움직이면서 spacebar로 무기 쏘면서 대결하던 게임인데... 제목 알면 제보 부탁!!)
하나만 더 이야기를 하자면 대우전자의 IQ시리즈가 기억에 남는다. "교육용"이라는 명분을 살리면서도 게임기를 구비할 수 있는 좋은 녀석이었지. 대우가 한 때 인기몰이를 했었던 재믹스. 그 팩을 꽂아서 게임을 할 수 있었고 키보드가 번듯하게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들께는 뭔가 코딩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기 좋았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컴퓨터 학원이 성행하고 16비트라 불렸던 컴퓨터들이 등장하면서 역사로 남겨졌지만 말이다.
자~ 아재들~!!! 이제 당신들의 추억을 풀어보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