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타강사 강의 무료제공 플랫폼 '서울런' 추진에 대한 서울교사노조 입장
- 학원연계 강의 콘텐츠 제공으로 국민세금으로 사교육을 부추일까 우려
- 이미 인강의 포화상태에서 실효성도 없는 정책으로 수백억의 혈세 낭비
- 강남 인강 시스템으로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력 격차 해소에 거의 도움이 안될 것
- 서울시는 시행에 앞서 관계기관인 서울시교육청과의 사전 협의 및 학부모, 교사, 학생의 의견부터 들어야 할 것
1. 서울시는 4차산업혁명 디지털시대를 맞아 미래교육 대전환을 목표로,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취약계층 초·중·고교생과 학교밖 청소년에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는 구체적인 사업으로 가칭 '서울 런'(Seoul Learn) 교육플랫폼을 구축해 학원연계 강의 콘텐츠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시는 올해 8월부터 3년간 플랫폼 구축에 38억원, 콘텐츠 지원에 234억원 등 총 272억원의 예산 투입을 추진 중이다.
2. 서울교사노동조합(위원장 박근병, 이하 서울교사노조)은 4차산업혁명 디지털시대에 따른 미래교육 대전환과 전혀 상관없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타강사 강의 무료제공 플랫폼 '서울런' 추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우려를 표하며, 시행에 앞서 관계기관인 서울시교육청과의 사전 협의 및 학부모, 교사, 학생들의 의견부터 충분히 들을 것을 요구한다.
3. 서울시가 서울 런의 주요 기능으로 '학원연계 강의 콘텐츠 제공'을 첫 번째 항목에 올려놓았는데 이는 서울 강남구가 진행해온 인터넷 강의처럼 '유명 사교육 강사'들에게 강의를 맡기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민 세금으로 사교육 업체와 사교육 강사들에게 도움을 주어 궁극적으로 사교육을 부추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4.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초·중·고교생을 상대로 한 공익 목적의 인터넷 강의 서비스로 EBS의 'EBSi'와 서울 강남구의 '강남인강'이 2004년부터 운영되고 있고, 대형 업체들의 인강도 무척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고 있는 등 이미 포화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서울시가 학력격차 해소에 실효성도 없는 정책에 수백억을 들여 학원연계 인강을 만드는 것은 혈세낭비에 다름 아닐 것이다.
5.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력격차 해소는 단순히 사교육업체의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학생의 다양한 정서적인 문제, 돌봄의 문제 등의 해결과 함께 공교육 체계를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열악한 공적 지원체계를 더 강화하고 교사의 책임교육을 위한 공교육에 더욱 지원해야 할 것이다.
6. 서울교사노조는, 사교육업체의 인강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효과를 낼 수 있고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가 있음을 표명하는 바이다. 이에 서울시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런’ 정책을 추진하기에 앞서 관계기관인 서울시교육청과의 사전 협의 및 학부모와 교사, 학생의 의견부터 충분히 들을 것을 요구하며 아무리 선거공약이라 하더라도 문제가 있는 공약은 과감하게 폐기하는 결단을 내리길 촉구한다.
2021. 6. 8.
서울교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