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역사란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우리나라 대학생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만큼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는 중, 고등학교 교과서의 맨 앞장에서 우리에게 역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 중 이 말을 되새겨 자신의 것으로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E.H. Carr의 <<역사란 무엇인가>>는 역사는 결국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그러한 역사를 서술하는 역사가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역사가를 연구하기에 앞서서는 역사가 주위의 사회 환경을 연구하라고 한다. 역사가는 현재의 인물이며 역사를 서술하는 한 사회의 대표자라는 의미에서 그 사회의 대변인이다. 역사의 연구는 역사가가 수많은 역사적 사실 중에서 의의 있는 것들만 뽑아서 역사가 자신의 소견에 의해 간추린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시대를 서술한 책이라 할지라도 서술의 시기가 다름에 따라서 그 시대를 보는 관점이 많이 다르다. 이렇게 역사에 쓰이는 과거는 현재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며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현재도 과거의 삶과 조명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책을 읽다 보니 낯익은 문구들이 많이 있었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는 유명한 문구에서부터 ‘역사는 역사가가 기록한 선택적 사실이다.’, ‘역사 연구와 과학 연구는 가설 면에서는 유사성을 지니지만 특수성과 보편성에서 차이가 있다.’등등까지.     사실 윤리와 역사가 무슨 관련이 있겠느냐며 반신반의하며 읽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딱딱한 책이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책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역사가 있으므로 내가 있고 사회가 있으며 그 사회 속에서 윤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내가 윤리교사로서 대한민국에 살 수 있다는 것도 역사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역사는 나를 태어나게 해준 어머니, 즉 모체(母體)라고 정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