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에 정확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예술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중요한 교훈 가운데 하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정작 학교에서는 이와 정반대로 배우기 때문에, 예술이 주는 교훈은 더욱 값지다.
기초 학년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의 기본적인 기술들은 어린이들에게 어떤 문제든 단 하나의 옳은 답과
옳은 해결 방법이 있음을 강조한다. 철자법이나 수학은 물론이요, 쓰기와 읽기까지도 관습과 제도에
따라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규칙을 준수하도록 교육한다.
예술은 이와 다르다. 상상력과 다양한 시각, 그리고 개인적인 해석의 중요성을 중시한다.
최근 미국에서 일하는 예술 교사들이 진정 원하지 않는 것은 단어의 철자에 대한 자기만의 독창적인
해석일 것이다. 단어의 철자들은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 단어의 철자를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미덕이 아니다. 그러나 전체 교과과정이 규칙에 충실하기를 요구하는 과제와 기대로 가득 차 있다면
독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극단으로 간다면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은
지적으로 퇴화하고 말 것이다.
대상을 고정하고 명쾌한 방법을 추구하는 것만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아니다
기술지향적인 문화에서 이성을 수단과 목적을 단단히 잇는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성적이기 위해 우리는 어린이들에게(그리고 교사들에게) 우선 명백한 목적을 세우고 성취를
위한 수단을 정의하기 위해 그 목적을 사용하며 최종적으로 원했던 목적을 위한 수단의 효율성을
충족하고 평가하라고 말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달콤한 이성의 논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종종 이 과정을 기계적으로
개념화하고 수단화한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각 과목의 목표를 제시하고 학생의 성취과정을 교사가
알고 있기를 기대하며, 그 성취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을 평가한다. 우리는 교육 경영의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배움과 가르침의 과정에 효율성이 적용되기를 원한다. 이로써 공공에 대한 책임을
달성하려는 것이다. 이성의 협의는 "가능한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에 의해 표출된다.
이는 사실상 최상의 방법이 하나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연구 목적은 그것을 찾아내는 것에 있으며,
교사의 최우선 과제는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적 결과물을 규격화하려는
모든 노력은 교육과정에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신념에 기초한다.
이러한 생각은 교육의 상황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학생이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배우는지에 대해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게다가 이러한 견해는 예술을 가르치는 것에 반대된다. 예술은 목표가
유동적이어야 하며 새로움에 대한 놀라움도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예술이 가르치려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우연을 사랑한다는 것, 예상치 못한 기회에
열린 마음을 갖는다면 통찰력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이전 계획에 집착하기보다 목적이 있는
유동성을 갖는 것이 모든 굴절과 변화를 예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나는 창작 행위 그 자체를
가리켜 작업이라고 하는데, 그러한 작업은 변하지 않는 계획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여행이다. 작가와 작품의 관계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아니라 작가와 작품의 대화이다.
오늘날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예술 교육은 성공한 회사나 가장 정교한 사고의 형태를 찾는
인지심리학자들의 일과 매우 유사하다. 최근에 보고되고 있는 심리학적인 발견들은 예술가들이
오랫동안 이해해 왔던 지혜들이다. 그것은 복잡한 문제의 해결은 단지 분리된 부분이 아니라 전체에
대한 집중을 요한다는 것, 가장 복잡한 문제는 수학적인 해결법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
뉘앙스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목적과 목표는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기회를 이용하기 위해
유동적이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이렇게 새로이 발견된 인지적 가치들은 독창적인 예술 작품에서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예술은 전형적인 반인지적 유형으로 여겨져 왔다.
더욱 모순적인 것은 학교의 기능이 학생들에게 평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삶의 문제와 관련하여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루는 문제들처럼 정해진 하나의 옳은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삶의 문제들은 예술에서 발견되는 문제와 훨씬 더 닮아 있다.
즉 하나의 옳은 답을 가지고 있지 않고 때로는 미묘하며 때로는 모호하고 때로는 진퇴양난의
상황인 경우가 많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삶을 준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학교 밖에 있는 삶과
유사한 문제들을 활용하여 소개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거의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학교 밖의 삶은 숙제나 객관식 시험과 정말 다르다.
출처 : 시각 너머의 미술 엘리자베스 엑셀, 니나 레벤트 엮음 김형주, 우정민 번역 미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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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신 바짝차리고 잃어 내려가다 어느 순간 문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난해 하네 보는 시각에 따라 사물이 변화하듯 주입식 교육과 창의적 예술 교육 사이에서 적절한 조화가 필요합니다. 진리는 우리 발밑에 얼마든지 있다 이것을 찿아내는 것은 비범한 철학이다 -괴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