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1~7월 1조6000억 갚아줘
회수 못한 돈은 세금으로 메워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 7월까지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돌려준 전세보증금의 회수비율이 1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조직적인 전세 세기가 발생해 보증 사고 건수가 급증한 인천의 경우 회수율이 6%에 그쳤다. 집주인에게서 회수하지 못한 전세 보증금은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17일 국민의힘 김학용 의원실이 HUG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발생한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총 9994건으로 2조2637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 기간 HUG는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전세 보증금 1조6512억원을 갚아줬는데, 경매 등으로 회수한 금액은 2442억원으로 회수율이 15%에 불과했다. HUG가 집주인 대신 돌려준 보증금을 회수한 비율은 2020년 50%, 2021년 42%였으나 지난해 24%로 떨어졌고, 올해는 10%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올해 1~7월 집주인 대신 돌려준 보증금의 91% (1조4996억원)가 집중된 수도권의 경우 회수율이 11%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이 기간 인천에서 HUG가 대신 갚아준 보증금은 4545억원이었으나, 회수율은 6% (283억원)에 그쳐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서울은 대신 돌려준 보증금 4888억원 중 12%인 606억원을 회수했고, 경기는 5533억원 중 851억원(15%)을 돌려받았다.
보증 사고는 늘고 회수율은 낮아지면서 공사의 재정 건전성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HUG의 지급여력비율(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지표)은 212%로, 2020년 532%의 절반 수준도 미치지 못한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HUG 출자액 7000억원이 반영돼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회수율 향상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병태 HUG 사장은 지난 5일 기자 간담회에서 "경,공매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고 악성 임대인의 경우 유예 기간을 두지 않고 바로 경매를 신청하겠다"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악성 임대인의 은닉 재산을 발굴하기 위한 재산 조사와 신속한 강제집행 절차를 통해 회수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선경제 23년 9월 18일 월, 신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