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의 성은 김씨요 이름은 옥선(玉僊)이다. 을유년 모월 모일에 태어나 갑신년 9월 모일에 죽었으니 향년은 60이다. 옛날 나의 어머니 정경부인 조씨가 임종할 때 한 아이가 아직 어렸기에 여종 중에서 젖이 나오고 성실하고 신중하여 걱정 없이 보육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 아이를 맡기려 하였다. 그리고 유모 만한 이가 없다고 여겨 마침내 울면서 아이를 잘 키워달라고 명했고 유모도 울면서 명을 받들었다. 그 아이가 바로 나 정하(靖夏)다. …중략… 나는 성장하면서 독서를 좋아하였는데, 유모는 등불 뒤에 앉아 듣다가 간혹 기름을 더 넣거나 재 속의 불씨를 쑤석여 독서를 도와주곤 했다. 내 이름이 조금 알려지자 유모는 내가 어서 당세의 현달한 사람들처럼 공명을 얻기를 매일같이 바랐다. 하지만 나는 몇 번이나 과거에 떨어졌고, 유모는 내가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시간이 흘러 을유년 겨울 내가 증광시에 급제하여 처음 벼슬을 하게 되었을 때 유모는 이미 땅에 묻힌 지 1년이 지난 뒤였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나를 잘 길러달라고 명하셨고, 유모는 온 마음을 다해 나를 보살피고 길렀으나 나는 미처 그 성실함에 보답하지 못했다는 것을 생각할 때면 늘 눈물이 옷을 적신다. …중략… 유모의 무덤은 적성현 모촌 모향 언덕에 있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봉분이 훼손되어 위치를 알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뒤늦게 이 글을 지어 무덤 옆에 묻는다. 아! 이것으로 그래도 영원히 떠난 사람의 혼을 위로할 수 있을까. 또한, 나의 이 슬픔을 조금이나마 삭일 수 있을까. 乳母姓金, 名玉僊。以乙酉某月某日生, 死於甲申九月某日, 得年僅六十。昔吾先妣貞敬夫人趙氏之臨終也, 一兒方幼, 擇諸侍婢之有乳而謹愼可保無憂者屬兒, 而謂莫如金, 遂泣以兒命之, 金亦泣而受命焉。兒寔靖夏也。……靖夏旣成人, 好讀書, 金嘗於燈背坐聽, 或添膏剔灺以助讀。及靖夏稍有聲, 日望其取功名速, 以如當世之顯者, 而靖夏數困於場屋, 每聞其一落, 輒爲之一涕泣。靖夏尋以乙酉冬, 中增廣試釋褐, 而金之入地, 已間歲矣。念先妣之所以命與夫金之盡心於保養而未有以報其勤者, 淚未嘗不濡衣也。……金之藏, 在積城縣某村向某之原。恐時久封夷而無以識其處也, 追爲此誌, 埋諸壙側。嗚呼, 此猶可以慰長逝者魂, 而亦使夫爲余者而少殺此悲也乎。 -신정하(申靖夏, 1680~1715), 『서암집(恕菴集)』 권15, 「유모옥선광지(乳母玉僊壙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