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9] `우리말 해침꾼` 위기의 충북
<앵커멘트> 오늘은 566돌을 맞은 한글날인데요, 3년 전만 해도 '우리말 사랑꾼'으로 불렸던 충청북도가 최근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으로 '우리말 해침꾼'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강나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주 공항 인근 공항 진입로 공사가 한창입니다.
충청북도는 이 일대에 이른바 '에어로폴리스'를 조성하겠다며 정부에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안을 제출했습니다.
문제는 사업의 명칭입니다.
에어로폴리스는 영어로 '항공'을 뜻하는 '에어로'와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의 합성어지만 언뜻 봐서는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관공서가 앞장서서 외래어를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인터뷰> 이동석 교수/ 청주대 국어국문학과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런 외국어 명칭들이 어떻게 보면 내국인도 이해할 수 없고 외국인도 이해할 수 없는 국적불명의..
(그런 명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송의 '바이오밸리'와 충주 '에코폴리스', 그리고 증평과 괴산 등을 잇는 '솔라 밸리'도 계획안에 포함돼 있습니다.
모두 정확한 의미를 알기 어려운 외국식 표현입니다.
<녹취> 충청북도 관계자
"경제자유구역 안에는 외국어를 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되요.
인천에 가보시면 송도 가보시면 도로부터 전부 외국말이에요."
3년 전 '랜드마크'를 '마루지'로 순화해 사용하는 등 우리말 지키기에 앞장 선 공로로 한글문화연대로부터 '우리말 사랑꾼'으로 선정됐던 충청북도
그러나 언제부턴가 뜻도 알 수 없는 외래어 명칭을 무분별하게 남용하면서 이젠 오히려 '우리말 해침꾼'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KBS뉴스 강나룹니다.
강나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