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7591]채근담前2章 達不如朴-능숙함보다는 소박함이 낫다.
前2章
達不如朴
涉世淺 點染亦淺 與其練達 不若朴魯 故 君子 歷事深 機械亦深 與其曲謹 不若疎狂 |
涉世淺이면點染亦淺이요
歷事深이면機械亦深이라.
세파에 경험이 얕으면 그 더러움에 물드는 것도 얕고,
세상사를 겪음이 깊으면 그 속임수의 재간도 깊을 것이다.
故로君子는
그러므로 군자는
與其練達 론 不若朴魯하고
與其曲謹으론不若疎狂이니라
세상살이에 능란한 것보다 소박하고 우둔한 편이 낳으며,
치밀하고 예절 바르기보다는 소탈하고 거친 편이 낫다.
*涉건널 섭)染물들일 염)歷지낼 력)深깊을 심)機틀 기)械형틀 계)
練익힐 련)達통달할 달)魯노둔할 로)
*섭세(涉世) : 이 세상을 살아감.
*점염(點染) : 이 세상의 더러움에 물듦. 조금씩 물들어감.
*역사(歷事) : 세상의 일을 격음.
*기계(機械) : 속임의 手段. 權謀術數. 잔재주를 부려 약삭빠르게 처신함.
*여기~불약(與其~不若~) : ~하기 보다는 차라리 ~하는 것이 낫다.
*연달(練達) : 노련하고 능숙함. 세상일에 숙련되고 통달하여
약삭빠르고 매끄럽고 능란(能爛)한 모양.
*박노(朴魯) : 순박하고 우둔함. 재주없고 미련함. 꾸밈이 없는 모양.
*곡근(曲謹) : 세세하게 조심함. 자상(仔詳)하고 근후(謹厚)함. 예절바르고 겸손함.
*소광(疎狂) : 소홀하고 거칠음. 뜻이 높아 소탈하여 작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음.
[해설] 능숙함보다는 소박함이 낫다.
속임수로 재간을 부리기보다 차라리 소박하고 우둔 하라. 세상일에 경험이 깊지 않을수록 그 만큼 때 묻지 않을 것이고, 세상일에 경험이 깊을수록 남을 속이는 재주 또한 깊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능란(통달하여 세련됨)하기보다는 차라리 소박한(질박하여 노둔한) 것이 낫고 치밀하기보다는 오히려 소탈한(성글고 털털한) 편이 낫다는 말이다. 속세의 물정에 그다지 시달리지 않은 사람은, 세상의 악풍에 그리 물들지 않아, 아직 순진하지만, 세상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어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은 아무래도 계략이 많다. 그러므로 도를 행하려는 군자로서는 닳고 닳아 만사에 숙련통달하기보다는 어딘가 질박하고 우직한 점이 있는 것이 좋고, 또 모든 일에 너무 딱딱하고 근직한 것보다는, 세상에 어두워 다소 상식이 벗어나는 편이 좋다. 처세를 잘하는 사람은 대개 자기 자신을 비굴하게 만든다. 이렇게 하면 나에게 이득이 되고 저렇게 하면 손해가 된다는 계산을 앞세우며, 이에 따라 반사적으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활태도는 자신의 인생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전혀 살피지 않는다. 따라서 여러 가지 재주가 있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모자라는 편이, 그리고 지나치게 공손한 것보다는 외곬이고 다소 무뚝뚝한 편이 도리어 남으로부터 신용을 얻게 되는 법이다. 물론 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상 처세의 지혜도, 또 대인관계의 매너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것에만 너무 신경을 쓰다가는 중심 없이 속이 텅 빈 사람이 되기 쉽다. 이런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충고이다.
[출처] 채근담. 전1~10장.|작성자 락이망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