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산성(공주 우성)을 찾아 : (11-37번 연번 121회차) 산과 산성 답사 결과
12월 6일 눈이나 비가 올 것 같은 찌뿌둣한 날씨 속에 찾은 곳,
연미산 뒷쪽으로 고맛나루와 통하는 도천 냇물 옆으로 난 포장도로를 계속 타고 북으로 올라가면,
낚시터로 유명한 한천 저수지가 나오고(2배확장 공사로 한참임) 그 끝에 영천, 상영천 으로 해서 보림사까지 직행한다.
한천리라는 명칭은 한산과 영천 두 부락이 합쳐서 (1914년)얻은 이름이라고 영천마을회관 앞 계시판에 안내되어 있다.
무성산 정상에 있는 무성산성은 한천리 현지에서는 홍길동산성으로 더 많이 홍보되고 있다.
물어볼 사람도 마땅히 없어 정상부분을 향해 폐사지 터 옆길을 더듬어 올라가며 임도를 찾아 나선다.
드디어 올라선 임도에서 우연찮게 만난 동네 아주머니들에게서 홍길동굴쪽으로 올라가는 길안내와 점심식당까지 덤으로 추천받고서야 앞 길에 대한 걱정, 두려움이 사라진다. 임도가 대략 해발 300미터 지점 선상에 개설되어 있으니 300여미터 높이만 올라가면 정상(614m)에 다다르는 데, 이제 비로소 제 길로 갈 수 있게된 셈이다..
길없는 데를 헤맬 때를 생각하면 길이란 얼마나 고마운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일이다.
길, 선구자의 지혜와 정보가 농축되어 생겨난 그 길에는 정보까지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우리는 잊기일쑤다.
정상 가까이의 홍길동 굴은 애써 찾아보지만 폐쇄되어버린 사실을 나중에 알고서는 허탈스럽다.
곡남리 장군굴처럼, 복신굴찾던 옛생각을 떠올리지만 영 아니올씨다.
위에 있는 전망대가 그나마 위안이 된다.
동쪽과 남쪽의 한천리 골짜기 전경이 공주를 지나 계룡산 봉우리까지 아스라히 보인다.
날씨가 청명하다면 훨씬 뚜렷하게 볼 수 있으련만, 그런대로 보기에는 눈맛이 시원하다.
정상은 길게 말안장처럼 늘어져 있어 노송 사이로 난 길따라 깔린 솔가리와 낙엽이 푹신푹신 기분이 좋다.
안내 이정표 따라 느긋하게 400여터를 쉬엄쉬엄 걸어가니 드디어 "성봤다" 소리가 들린다.
성벽위로 돌탑이 눈에 확들어온다. 크고 작은 돌탑이 꽤 여러개,
성돌을 이용해 마구 쌓은 모습. 돌탑 모습에 비위가 확 상했는지 성지기는 그것부터 밀쳐버린다.
웬만한 산성의 경우 거의 예외없이 돌탑을 보게 된다.
원형 훼손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산성 사랑에 대한 순수한 마음에서인지 괜히 속이 상한다.
예상보다 산성은 견고하고, 크다. 기단부가 4-5단 정도 남은데도 있고, 서벽은 조금 더 잘 남아 있다.
장방형에 가까운 성모습에 여기 저기 치(雉)가 독특해서 눈길을 끈다. 늘 보던 백제산성 모습과는 구별되는 성의 인상을 받는다.
안내판에는 고려시대 쌓은 산성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그래도 크고 틈실한 성돌을 보면 우리 선조들이 이 높은 산 정상에 인가도 없는 깊은 산중에 산성을 쌓고 외적에 대항했슴에 가슴 처연해진다. 혼자서는 도저히 운반할 수 없어보이는 버거운 성돌들로 둘러쳐진 성위를 걸어본다, 조심조심해서.
정상부는 평탄한데 인조대왕 후손들의 묘며 민묘 3-4기가 있다. 헬기장과 산불 감시카메라 위로 무성산 정상임을 알리는 국가기준점 표지판이 있고, 서쪽으로는 마곡사가 있는 태화산 연봉들이 내려다 보인다.
사방 조망이 좋은 곳에서 멧비둘기 먹이용 콩도 바위 위에 올려놓고 동쪽 정안천따라 이어지는 천안-논산 고속도로길을 쳐다본다. 낙엽진 나뭇가지 사이로 산성흔적들이 뚜렷하게 보인다.
오후 들어 날씨가 한결 포근해지고 시계까지 선명해지니 사방 조망이 더욱 시원하다.
이따금씩 불쑥불쑥 나타나는 바위들 모습을 즐기며 평정리 저수지가 보이는 갈림길에서 보림사 쪽으로 방향을 튼다.
밤나무단지가 조성된 계단조차 성벽처럼 쌓은 것이 꽤 정성스러워 보인다.
동네아주머니가 신신당부한 곳에 가서 늦은 점심을 시켜 먹는다.
명부허전이라했나, 이런 깊은 골짜기에 이런 훌륭한 점심을 즐길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이 또한 산성 답사가 주는 즐거움중의 하나가 아닌가 농하며 왔던 길로 되돌아 나선다.
<1:5만 지형도로 본 무성산 일대>
<영천 마을회관 앞에서>
<마을 소개>
<홍길동 산성으로 더 즐겨부르는 무성산성 안내판과, 무성산 전경>
<이제야 제길로 들어선 등산길 임도에서 : 홍길동굴로 가는 길로 올라간다.>
<폐쇄된 줄도 모르고 찾아나선 홍길동 굴, 혹시나 복신굴은 아닌가 해서 찾지만>
<홍길동굴 위로는 바위 암반에 노송과 고목이 운치를 더하고, 이제는 썩어버린 가림막 사이로 한천리 계곡과 멀리 공주, 계룡산 일대를 조망해본다.>
<"성봤다" 드디어 만나는 무성산성 남벽 모습>
<남벽에서 우리를 맞이하는 것은 돌탑무더기들>
<남벽의 성벽>
<남벽이 동벽으로 꺾어지는 곳이 치처럼 보인다.>
<남벽에서 동벽으로 가는 길>
< 동벽이 북벽과 만나기 전 :동벽의 수구부분, 우물터, 건물지 등을 찾아나선다. 동문지도 보고>
<북벽 보기>
<북벽의 내외협축부분, 안쪽과 회곽도 >
<북문지와 치>
<서벽과 북벽이 만나는 곳에 서문지와 치가 같이 보인다.>
<서벽: 북에서 남으로>
<상태가 가장 좋은 서벽: 기단부 보기>
<무성산 정상 : 서쪽으로 마곡사가 있는 태화산 연봉이 내려다 보인다. 멀리로는 차령산맥 줄기가 둘러쳐져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