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은 패가망신의 지름길… 조선시대에도 엄벌했대요
도박
조선시대 어느 고을 관아 감옥에 죄인들이 갇혔어요. 그곳에서 방자와 다모가 새로 들어온 죄인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요. "어젯밤에 잡혀온 사람들은 무슨 죄를 지었대?" "노름을 하다 걸려서 붙잡혀 온 모양이에요." "또 노름판이 벌어졌단 말이야?" "그래요. 이번 달에만 벌써 세 번째예요." "노름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했는데 노름에 손대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으니 문제군." 방자와 다모가 나눈 이야기처럼 조선시대에 노름은 불법이었어요. 관아에서는 단속을 벌여 그 죄를 엄중하게 물었고요. 노름은 돈이나 재물을 걸고 서로 내기를 하는 행위를 말해요. 도박이라고도 하지요.
조선왕조실록 중 성종실록 13년 기록 중에 집의 강구손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임금께 아뢰는 내용이 나와요. "한존의라는 자가 아침에 옷을 입고 나갔다가 저녁에는 벗고 돌아오는데, 날마다 그랬다고 합니다. 부모가 근심하여 그를 따라가 보았더니 도박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헌부에서 이를 듣고 그 무리들을 잡아다가 추국하였는데 거의 40여명이나 됩니다. 세종 임금 때에 이와 같은 사람은 모두 귀양을 보내 엄하게 금지하였다 하니 이를 바탕 삼아 엄히 벌을 주게 하소서."
한존의라는 사람이 입고 있던 옷까지 홀랑 빼앗길 정도로 노름에 홀딱 빠진 모양이지요? 그가 했던 도박이 어떤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투전의 일종으로 짐작하고 있어요.
투전은 조선시대 노름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에요. 여러 가지 그림이나 문자 따위를 넣어 점수를 표시한 종잇조각을 가지고 돈을 걸고 내기를 벌이는 것이지요. 임진왜란 때 명나라 군사를 통해 조선에 전래되었다고 해요. 조선 숙종 때 역관으로 중국에 자주 드나들던 장현이 중국 노름을 고쳐 만들었다고도 하지요. 장현은 희빈 장씨 아버지의 사촌 형제였지요.
투전은 영조 때부터 널리 퍼져서 한양은 물론, 전국 곳곳에 크게 유행하였으며 당시 국가에서는 투전이 도둑질보다 더 큰 해를 끼친다고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했어요. 하지만 효과를 거두지 못해 날이 갈수록 점점 널리 퍼졌다고 해요. 심지어 벼슬아치들까지 공공연히 노름판을 벌이기도 했대요. 그래서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지방관들이 도박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다음과 같은 주장을 했어요.
"도박으로 업을 삼아 판을 벌이고 무리지어 모이는 것을 금해야 한다. 나아가 관직을 가진 자가 도박을 하면 더욱 무거운 형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
최근 일부 연예인들이 불법 인터넷 도박을 해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해요. 이들의 노래와 유행어가 마음에 든다고 따라 부르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지만 이들의 못된 짓까지 따라 해선 절대 안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