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아내가 조금 측은해져 더 옆에 있어주려 했지만 아이들은 어떻냐, 밥은 뭐해먹냐 쉴새없이 떠드는 아내의 입에서 나는 입냄새 때문에 역겨워져 담배피고 온다는 말 한마디 하고 그냥 집으로 가버렸다.
2005년
결혼한지 21년차
물혹제거수술을 한 이후로 이상하게 아내는 몸이 더 좋아지질 않았다. 입맛없을때 자주먹던 열무비빔밥도 예전엔 한그릇 금방 뚝딱이더니만 오늘은 세숟갈도 못먹고 오렌지주스만 홀짝거리고 있는다.
"쌀아깝게 그게 뭐야! 누군 밖에서 돈이 그냥 들어오는줄 알아?"
큰소리좀냈더니 아내는 미안하다면서 다시 숟가락을 들고 밥을 뜨기 시작한다. 억지로 크게 한입 넣고선 우물거리다가 잘못 넘기거나 체했는지 급한 걸음으로 화장실로 가서 구역질을 한다.
작은아들이 곧 화장실로 따라가 아내에게 괜찮냐고 물으며 등을 두드려준다.
그러자다시 오바이트를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예상했던둘째딸의 불평섞인 소리가 앞에서 들린다.
"아씨아침부터 밥맛 떨어지게.."
자식앞이라내가 하고싶어도 못했던 말을 둘째딸이 말해주니 괜히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회사나가는데배웅하는 아내가 아무래도 다시 병원에 가서 검사좀 받아봐야겠다고 말한다.
"난이제 네가 병원간다고 하는것도 지겨우니까 보고하지말고 알아서 가!"
아내의코앞에 대고 화를 내며 집을 나와버렸다.
2006년...
결혼한지 22년차..
그리고아내가 세상을 떠난지 1년..
결국 아내가 그토록 아파했던건 자궁암 때문이었다. 제거수술후 합병증으로 자궁암 바이러스가 찾아와 수술하는 도중 자궁을 드러내다 막을 수 없는 출혈이 생겨 아내는 수술도중 세상을 떠났다.
아내가죽었어도 바뀐건 아무것도 없었다.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갔고 아이들도 몇개월은 슬픔의 충격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는듯 싶더니 지금 둘째딸은 대학에 들어가 캠퍼스커플로 사랑을 하고 있기도 하고 큰아들은 좋은회사에 취업을 해 눈도 잠시 붙이기 모자란 바쁜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또한 달라진것이 없었다. 언제나 그랬듯 난 아내의 인생에 있어 나쁜남편이었고 아내가 죽었다해도 그 사실은 변함없는거니까...
지금아내의 무덤앞에 앉아 소주병이나 들이키고 있는 날 마치 욕하는듯 햇빛이 너무나 강렬하게 나를 내리쬐고 있다.
누군가나의 일기를 발견한다면 난 아내의 곁으로 가있는거겠지.
제발오늘로써 나의 모든것이 끝이 나주길...
이깟목숨 버리며 세상에서 가장 착했던 한 여자를 쓸쓸하게 죽게 한 죄책감에서 벗어나려는 내가 많이 나쁘다는것을 알지만
여자라서 그런지 읽으면서 화가 났다. 우리 어머니와 아내들은 보통은 집에서 위의 아내처럼 살지 않았나 싶다. 아내들도 맛있는 음식,좋은 옷 좋은 화장품,분위기 있는 곳에 가고 싶다.그런데 살다 보면 잘 안된다....... 우리 남동창들은 아내에게 잘 해주고 행복하게 해 주세요.그래야 노후에 편안 하답니다!!!
며칠 전 이 글을 읽고 한동안 우울했다. 또 잘 아는 교수님이 갑자기 운명을 달리하셨다는 소식도 있고, 인생을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 그래서 우울한 글과 분위기를 접하기 싫다고 했다.--아들이 방학숙제로 서대문형무소에 가지고 했을 때 나의 반응- 그러나 서대문형무소 견학은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감사하며 살기로 했어. ( 광복절 이틀전이라 발디딜 틈이 없었음, 날씨가 너무 더워서 계속 부채질을 하며 다님 )
첫댓글 너무 않타깝지 않습니까. 우리 고향에서 이런 일이 있었네요.
있을때는 잘 모르는게 우리네 인생이지요. ㅎㅎㅎ 친구야 잘 지내지? 근데 이넘아! 글 읽노라고 힘들어 죽겄다... 띠워 쓰기좀 하지 그랬어...
미안하네 퍼온글이라 미처 생각 못 했네 이해하게.
무엇보다 옆에 있던 아내가 없으니 그 당사자의 심정이 이해된다. 얼마나 허망할까?
글쎄, 나를 돌아보게하네 그려~ 쯧 - 쯧......
본인의 책임도 절반임을 자각해야 할 듯 ... 그러나 서로 노력하는 자세는 절실하겠지.. 변명을 뒤로하고 ~
여자라서 그런지 읽으면서 화가 났다. 우리 어머니와 아내들은 보통은 집에서 위의 아내처럼 살지 않았나 싶다. 아내들도 맛있는 음식,좋은 옷 좋은 화장품,분위기 있는 곳에 가고 싶다.그런데 살다 보면 잘 안된다....... 우리 남동창들은 아내에게 잘 해주고 행복하게 해 주세요.그래야 노후에 편안 하답니다!!!
우리가 죄가 많아서.....
며칠 전 이 글을 읽고 한동안 우울했다. 또 잘 아는 교수님이 갑자기 운명을 달리하셨다는 소식도 있고, 인생을 한 번 생각하게 되었어.
그래서 우울한 글과 분위기를 접하기 싫다고 했다.--아들이 방학숙제로 서대문형무소에 가지고 했을 때 나의 반응-
그러나 서대문형무소 견학은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고, 감사하며 살기로 했어.
( 광복절 이틀전이라 발디딜 틈이 없었음, 날씨가 너무 더워서 계속 부채질을 하며 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