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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SE GALLOPING SOUNDS - #2.mp3 Download_audio.mp3 삼국지(三國志) (200) 삼국(三國)의 지혜 대결 (상편) 한편, 남군성을 잃고, 남은 병사들을 수습하여 합비로 퇴각한 조인은 허창의 조조에게 형양 일대를 모두 잃은 죄를 청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그리하여 조조가 직접 상소문을 받아 펼쳐 읽고 나서, 입시한 문무 백관들에게 입을 열어 말한다.
"우리는 팔십삼만 대군을 이끌고 적벽에서 대패 했는데, 조인은 이만 밖에 안 되는 적은 군사로 지금까지 손유 동맹군에 맞서서 계속 버텨내면서 주유까지 죽일뻔 했으니, 실로 대단한 일이오. 조인은 인재요. 내가 그에게 했던 그동안의 가르침이 전혀 아깝지가 않군 ! 패했지만 아주 잘 싸워주었소 ! "
그 말을 듣게 된 수하의 장수들은 서로를 돌아보며, 조조가 동오군과의 전쟁에서 형양 일대를 잃은 조인에 대한 칭찬이 의외라는 표정들을 지어보였다. 조조의 말이 이어진다.
"주유가 거느린 대군을 거의 몰살 시킬 기회도 있었지만 결국 형주의 주요 성 3개는 유비의 손에 넘어갔소. 당장 어떻게 하기보다는 우리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도록 합시다."
그러자 이번에는 대신들 속에서 조조의 이 말이 더욱 이상하게 들렸다. 그리하여,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하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러자 조조가 ,
"순욱은 내 생각을 알겠소 ?"
하고, 말하며 순욱을 주시하였다. 그러자 순욱이,
"제 생각이 맞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하고, 아뢰었다. 그러자 조조는 즉각 대답한다.
"말해 보시오."
"형양은 사면이 적들에 둘러쌓인 위험지역으로 손유와는 가깝고, 허창에선 너무 멈니다. 손유가 오래전 부터 눈독을 들여놓고, 취하고자 했지만 , 결국은 우리가 취하게 되었고, 또, 언젠가는 우리가 잃게 될 곳이었습니다. 이왕 잃는다면 손권보다는 유비에게 잃는 것이 낫지요."
"그건 또 왜지 ?"
"뼈다귀를 놓고 개 두 마리가 서로 싸우다가, 약한 놈의 동작이 빨라, 물고 도망쳐 버리면 강한 놈이 어찌 달갑겠습니까 ? 그러면 강한 놈이 뼈다귀를 물고 달아난 약한 놈을 죽자고 쫒아갈 것이니, 필시 개 두 마리는 서로가 물고,뜯고,씹으면서 싸우지 않겠습니까 ?"
"맞소 ! 순욱이 내 마음 속을 훤히 들여다 보고 있군 그래 !"
조조가 만족한 웃음을 지어 보였고, 이를 본 허저도 <해해!> 거리며 웃어 보였다.
...
한편, 주유의 원군 요청을 받은 노숙은 내실에서 오태후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던 손권을 찾아가서 상소문을 올리며 아뢴다.
"주공, 공근이 형양을 탈취한 유비를 토벌하고 형주를 되찾겠다 하며, 삼만에 이르는 군사를 파병해 줄 것을 요청해 왔습니다.
손권이 그 말을 듣고, 수저를 놓고, 노숙에게 다가와 주유가 보낸 상소문을 받아, 펼쳐들고 읽는다. 그러더니 순간, 격분하며 말한다.
"유비, 그 자가 인의 군자를 자처하면서 속에는 흑심을 품고 있었다 ?..."
곁에서 식사를 멈추고 이 말을 들던 손권의 어머니 오태후의 얼굴은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 되었다.
노숙이 손권에게 묻는다.
"제갈양이 곁에 있었으니, 굳이 인의를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주공, 공근에게 뭐라 대답합니까 ?"
손권은 그 말을 듣고, 한참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이윽고 입을 열었다.
"우리가 군사를 보내 공근에게 형양을 탈환하라고 하면, 성을 뺏을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런 와중에 서로 타격을 입을 것이고, 그럴 때 조조가 강동을 공격해 온다면 어찌 막을 수가 있겠소 ?... "
손권은 이렇게 말을 한 뒤에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쳐들며 난감해 하였다. 그런 뒤에 다시,
"됐소, 이 일은 유비가 원하는 대로 놔둡시다. 지금은 우리가 참을 수밖에 없소."
"예, 즉시 주공의 명대로 회군하라 전하겠습니다."
노숙이 이렇게 대답하며 밖으로 나갈 모습을 보이자, 손권이 그를 불러 세운다.
"자경(노숙의 字), 지금 이때에 공근(주유의 字)이 내 명대로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요 ?"
"염려하시는 바, 그대로 입니다. 강동의 병권을 한 손에 쥐고 있는 공근으로서는 주공의 명을 달가워 하지 않을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리고 일이 이리된 이상,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노숙은 주유의 위세와 손권의 위엄 사이에서의 갈등이 불거지지 않도록 봉합하고 싶었다.
손권이 명한다.
"말해 보시오."
"주공, 속히 공근의 병부를 회수하고, 강동에서 요양하라 명하십시오. 그리고 몸이 낫거든 그때 형양을 취하도록 명하신다면 공근도 그 명을 거역하지는 못할 것 입니다."
손권은 그 말을 듣고, 서성이며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경 ?"
"예, 주공 !"
"결심 했소 ! 공근의 병부는 회수하지 않을 것이오."
하고, 단언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오태후도 노숙도 깜짝 놀랐다. 손권의 말이 이어진다.
"과거, 선친께서 강동에서 나라를 일으키실 때에 따르는 사람들은 수백명 뿐이었는데, 어찌 그 짧은 시간동안 강동을 평정할 수가 있었겠소. 그건, 수하에 대해 속마음을 터놓은 선친의 언행으로 인해, 강동의 인재들이 스스로 따라온 것 때문이었소. 난, 문무에 있어 선친만 못 한데, 그런 도량 조차 없다면, 어찌 천하를 쟁취할 수 있겠소 ? 공근, 그 사람은 비록 오만하고 독단적이나, 그래도 지용을 겸비한 훌륭한 인재요 ! 적벽에서도 공근이 아니었다면 , 동오는 끝났을 것이오. 그런 그의 병부를 회수하여 군권을 박탈하다니... 유비 같은 위선자에게도 형주를 가지도록 아량을 베푸는데, 내 어찌, 공근에게 베풀지 못하겠소 ? 들으시오, 공근의 병부는 회수하지 않겠소. 동오군 전체가 몰살 된다고 해도,.."
"주공, 신에게 공근의 마음을 상하지 않고 회군시킬 방법이 있사온데, 어찌 생각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어서 말씀해 보시오 !"
손권은 그러잖아도 오만과 독단으로 똘돌 뭉친 주유를 회군시키는데 대한 부담이 컸던 판 인데, 노숙이 좋은 방법이 있다고 하니, 눈을 번쩍 뜨고, 손으로 노숙을 가르키며 대답을 재촉하였다.
" 주공, 조조는 허창으로 돌아가면서 장요를 합비에 주둔시켰습니다. 그자 역시 명장으로 그 옛날 여포 시절부터 명성을 떨쳐온 자 이옵니다. 그 자가 지금 합비에서 우리 강동을 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공께서 거병하시어 합비를 치시되, 밀고 당기면서 몇 번 져주시며, 대도독에게 지원을 요청하십시오.그러시면서 대도독에게 먼저 합비를 취하고 형양으로 보낼 것이라 하면, 대도독은 분명 남군성에서 병력을 빼서 합비로 지원하러 올 것 입니다. 대도독이 떠나면 유비는 위협이 사라져 버리니 안심할 것이고, 조조는 우리 강동의 대군이 강동을 떠나, 형양에는 이만에 불과한 유비군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상황에서 조조가 어떻게 하겠습니까 ? "
"조조는 우리가 형양을 차지하면 화근이라 여기지 않겠소 ?"
"맞습니다 ! 조조군은 우리가 합비를 공격하는 틈을 노려, 출병하여 유비를 칠 것입니다. 조조와 유비가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는 동안,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어부지리를 얻으면 됩니다. "
"아 ! 선생 !" ...
손권은 노숙의 말을 듣고, 단하로 달려 내려와 그의 손을 붙잡았다. 그리고 노숙을 바라보며,
"그대의 말을 들으니, 근심 걱정이 모두 사라졌소 ! 정말 생각이 깊구려 !"
하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였다. 그러자 노숙이 예를 표하며,
"과찬이십니다. 이만 물러가겠사오니 식사를 계속 하십시오."
하고, 뒷걸음을 치면서 물러간다.
노숙이 물러가자 손권의 어머니 오국태가 비로서 자리에서 일어나 손권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하 !... 애야, 보아하니,노숙의 재능이 주유 못지 않구나 !"
하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
"네 형이 임종전에 말하길, 나라 밖 일은 주유에게 맡기라고 했지. 주유가 능력은 있으나 자부심이 너무 강해, 걱정이 큰 데다가 지금은 중상까지 입어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그런 주유를 회군시킬 명분이 필요했는데 , 노숙의 대책은 이런 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좋은 방법이 되겠구나. 주유가 중상을 입었는데, 만약 그를 잃게 된다면 강동은 기둥하나를 잃게 될 것이야. 그러니 그를 전장에서 빼내어 속히 요양토록 해야 할 것이다."
"너무 심려 마십시오. 형님께서 따로 저에게 해 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뭐라 했느냐 ?"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것 처럼, 노숙의 재능이 주유 못지 않다고 했지요. "
"아 !..."
"형님께선, 노숙이 있는 한, 이십년 동안은 끄떡 없을 것이라 했습니다. "
"아 !..."
아들 손권의 이 같은 말은 들은 오국태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심하였다.
....
한편, 노숙은 그 길로 유비를 치기 위해, 지원군을 기다리며 남군성 십리 밖에 진영을 구축하고 꼼짝도 않고 있는 주유의 군영으로 수레를 타고 도착하였다.
그리하여 여몽의 영접을 받으며 수레에서 내렸다. 여몽은 노숙을 보자,
"주공께서는 지원병은 언제 보내주신다고 합니까 ?"
하고, 대뜸 물어보기 부터 하였다. 그러자 노숙은 주유의 장중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기며,
"지원병을 보내는 대신에 주공께서 다른 명을 내리셨소. "
하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이어서 여몽의 반문을 막으며,
"대도독의 상태는 지금 어떻소 ?"
하고, 말문을 돌렸다.
"회복단계 입니다. 계속 치료중이시지요."
"병사들은 어떻소 ?"
"허, 좋 습니다..."
여몽은 마지 못해 좋다고 대답은 하였으나 실상은 병사들의 사기도 주유와 같이 침체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노숙이 그런 사정을 간파하고 장중을 한번 돌아보며 말한다.
"그렇지 않을 거요. 장군, 대도독을 뵙게 해주시오. "
"가시죠."
노숙은 여몽의 안내를 받아 대도독 주유를 만나게 되었다. 노숙은 손권의 편지를 주유가 볼 수 있도록 펼쳐 놓고, 입을 열었다.
"보름 전, 대도독이 지원병 삼만을 요구했을 때, 주공께서 파병하려 했으나, 합비에서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장요가 출병하여 강북의 군영을 공격하였고, 급한 나머지 주공께서 삼만 군사를 이끌고 결국, 그리로 가시게 되었소이다. 허나, 예상 밖으로 장요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고, 우리 측에서는 뛰어난 장수가 턱없이 부족하여 몇차례 전투에서 연패를 거듭하였소. 하여, 주공께서 대도독과 상의하라 하시면서 나를 보내신 겁니다."
하고,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하였다. 그러자 주유는,
"뭘 말이요 ?"
하고, 형주 공격 외에는 관심이 없는 듯이 대꾸 하는 것이 아닌가 ?
"대도독께서 합비로 와서 그곳의 전쟁을 맡아 주시오. 형주는 합비 전쟁이 끝난 후에 다시 계획을 세웁시다. "
"흠 !... 이건 상의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같소이다."
"대도독,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장요를 막는 것이오."
"음 !... 이보시오 자경, 그들은 수군이 아니니 기세가 강하더라도 큰 위협이 되질 않소, 허나, 형양은 지금 취하지 않으면 강동의 후환이 될 거요. 그러니 합비에는 한 개 부대만 남기고 나머지 병력을 나에게 보내달라고 하시오."
주유는 자신이 받고 싶은 지원군이 이미 합비로 떠나있다는 소리를 듣고, 이같은 수정안을 제시하는데, 도대체 그의 고집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러자 노숙이 고개를 흔들며,
"대도독 어찌 이렇게 답답한 말을 하시오. 합비에서 양측 군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데, 어찌 일부 병력이 철수할 수 있겠소. 일부의 병력이라도 급히 물리면 기세가 꺾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대도독은 잘 아시잖소. 만약 그리했다가는 강북의 주요 성들이 줄줄히 함락되고 말거요. "
"강북의 성이 중요하오, 형양의 성이 중요하오 ? "
"맞소, 강북의 성 몇 개를 잃는다 해도 아깝지는 않겠지만, 주공의 안위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소 ? 주공께서 급히 철수하시면 장요군의 기습을 받게 될 것이오. 대도독, 합비가 어떤 지 잘 알고 있지 않소 ?
앞에는 적이, 뒤에는 강이 있소, 장요는 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로 그의 기습을 받으면 주공께서는 후퇴만 거듭하다가 곤경에 빠질 것이오 ! 그리되면 필경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을 것이니, 기적이 돌아오지 않는 한, 살아 돌아오기가 어렵지요 !"
노숙은 목소리를 높여가며 말하였다. 그러자 주유는 장중을 서성이며 한참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노숙이 이를 지켜 보다가 말한다.
"대도독, 만약 주공께서 잘못 되시기라도 한다면, 우리가 어찌 강동에 다시 발을 들일 수가 있겠소 ?
대도독은 주공을 위해서 형주를 취하려는 것이 아니오 ? 그러면 여기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대도독은 합비로 가서 주공을 지원해 주시오. 내가 유비에게 이치를 따져 물어, 형주를 되찾아 올테니 걱정마시오. 그리 하시겠소 ?"
"어림없는 방법이오."
"하 !... 우선 설득을 해 보자는 것이오. 솔직히 말해, 형주의 일은 유비와 공명에게 이치를 따져 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오. "
"흠 !... 너무 순진하시군..."
"하하하하하...대도독은 생각이 너무 많으시군요. 지금 당장 형주를 얻을 수가 없으니, 내 말대로 해보는 것도 나쁠 것이 없지 않겠소 ? 또 만약 실패한다고 해도, 유비측 상황을 살피고 올 수가 있으니, 해로울 것은 없지 않겠소 ?"
고집불통 주유를 회유하기 위한 노숙의 노력은 이렇게 까지 집요하게 이어졌다.
그러자 주유는 가타부타 대답을 하지 아니하고, 고개조차 크게 끄덕이지도 아니하고, 더 이상 노숙의 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노숙은 주유의 시원스런 대답을 듣지는 못하였으나, 그 길로 유비와 공명을 만나 형주를 찾기 위한 담판을 하려고 주유의 군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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