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주말에 친구랑 민물고기 잡으러 가서 고들빼기를 캐려고 돌아다니다 어느집에서 김장김치를 담으려고 배추와 무를 손질하시는 아주머니께 인사를 하고 가다보니 식용박을 따서 줄줄이 세워놓았는데 보기도 좋았다.
박을 좋아하고 하얗고 순수해 보이는 박꽃도 참 좋아라한다. 물론 박속나물도 좋아하고 박 바가지도 좋아한다.
어렸을 때는 박 바가지에 여러나물과 보리밥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 아니면 들기름 한 방울 떨뜨려서 쓱쓱비벼서 먹으면 그렇게 맛있을수가 없었다.
그리고 보리쌀을 삶아서 박바가지에 담아놓으면 며칠이 되어도 보리쌀이 쉬지를 않았다.
서울 우이동에 살때 어느 식당의 초가지붕에는 해마다 박이 주렁주렁 열렸었다. 어느날 주차관리를 하시는 분께 씨앗을 얻을 수 있냐고 했더니 조금 주셨는데 다음해에 심으려고 했는데 발아가 되지않았다.
그러다가 카페에서 식용박모종을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두포기를 사서 심었는데 박이 열려서 따서 박나물도 해서 먹고 박이 늦게 달려서 바가지가 될까 하면서 바가지를 만들었는데 잘 만들어졌었다.
아주머니께 박 씨앗을 좀 얻을 수 있냐고 했더니 아무거나 한 통 가지고 가라고 해서 그래도 비교적 둥근박 하나를 가지고 왔다. 좀더 놔두었다가 박이 완전히 익어서 박이 뽀얗게 되었을 때 땃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박이었지만 그래도 톱으로 잘라서 박속을 보니 씨앗은 까맣게 익지는 않았지만 박속은 요리를 해서 먹기 좋은상태였다.
속을 굵어내고 씨앗도 따로 빼내고 소금을 풀고 물을 팔팔 끓여서 속을 굵어낸 박을 넣고 푹 삶았다. 잘 건조해서 잘 다듬으면 좋은 바가지가 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