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공기관 47%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 미달성
‘공급·수요 분석 통한 구매기관과 생산시설간의 매칭’ 등 제언
중증장애인생산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이 제정된 지 15년이 지났으나 구매 비율 1%를 미달성한 국가·공공기관은 47.1%에 달한다. 특히 현재 우선구매 실적 우수기관에 대해서는 포상이 있지만, 지속적인 미달성 기관이나 실적이 0%인 곳에도 별도의 조치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우선구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와 패널티의 제도화를 비롯해 공급·수요 분석 통한 구매기관과 생산시설 간의 매칭, 국가 및 공공기관 등의 우선구매제도 교육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최근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 개선 연구 :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를 발간했다.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실적.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 제정 15년’ 국가·공공기관 47% 미달성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는 중증장애인들을 고용하는 직업재활시설 등의 생산품에 대한 우선구매를 지원해 중증장애인의 직업재활을 돕고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적극적 우대정책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2008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을 제정했고 이 법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의 목적과 기관의 총 구매액의 100분의 1이상의 국가 및 공공기관 등의 우선구매 의무, 생산시설 지정, 업무수행기관 지정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법 제정 후 1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및 공공기관 등에서 구매 비율을 지키지 못하는 기관은 47.1%로 많은 기관이 구매 비율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및 공공기관 등의 의견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에 대해 다양한 품목이 부족해 구매할 품목이 없는 점, 가격 대비 품질이 낮은 점 등을 언급하고 있다. 생산시설의 생산품과 구매기관의 구매 품목 간의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번 연구는 생산품을 생산하는 직업재활시설, 생산시설과 같은 공급자적 관점의 조사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국가 및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우선구매제도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선행연구와 해외 사례 분석, 국가 및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기관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인터뷰를 실시했다.
기관유형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비율 추이. ©한국장애인개발원
국가 및 공공기관, ‘품목의 다양성 부족과 선택의 폭 부족’ 어려움
전국 국가 및 공공기관 1.039개소를 대상으로 중증장애인생산품 구매경험과 우선구매 실적취합 및 관리 방법, 구매계획 및 구매 실적 작성관리, 구매 희망 품목, 우선구매제도 관련 개선 의견 등 실태조사를 한 결과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에 대한 인식은 ‘아는 편’이 81.2% 이상으로 나타나 제도에 대한 인식이 높았다.
또한 43.2%의 기관에서 중증장애인생산품을 최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정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기관의 우선구매 담당자들의 83.5%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의거해 금액 제한 없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고 물품(서비스) 구매 시 85.2%가 수의계약 방식을 주된 방식으로 활용했다.
기관에서 구입한 중증장애인생산품의 품목 비중은 사무 및 문구류가 89.2%로 나타났고 인쇄 및 광고(50.5%)와 생활용품(47.6%)순으로 높았다. 향후 구매를 희망하는 중증장애인생산품 또한 사무 및 문구류가 74.3%, 인쇄 및 광고 50.8%, 생활용품 45.8%, 일회용품 41.7% 순으로 확인됐다.
기관에서 장애인생산품을 구매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점은 ‘기관 평가’에 대한 영향이 가장 높았고, 구매하는 주된 이유 또한 평가와 관련된 우선구매 실적을 준수하기 위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음. 한편, 45.2%의 기관에서 ‘품목의 다양성 부족과 선택의 폭 부족’으로 생산품 구매 향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포커스그룹인터뷰을 통해서 기관 담당자들은 우선구매 비율 확대(1%→2%)에 따른 목표달성에 어려움으로 오히려 이전보다 구매 실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고 비율확대를 위해서는 중증장애인생산품 품질과 품목의 다양성이 개선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전임직원 대상의 교육프로그램, 의무비율 미준수 기관에 대한 패널티, 의무 비율 초과 달성 기관의 담당자에 대한 인센티브(포상제도 확대), 수의계약 확대, 우수사례 공유 및 정보 공유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구매기관별·지역별 공급 및 수요 분석 통한 구매기관·생산시설 매칭’ 제언
보고서는 “지방공기업은 생활용품, 준정부기관과 기타공공기관은 인쇄 및 광고 품목에 대한 구매 비율이 다른 기관 유형보다 높으며 서울과 세종은 사무 및 문구류보다 인쇄 및 광고가, 울산은 시설 및 설비 품목 구매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업무수행기관에서는 생산 품목별, 구매기관별, 지역별 공급과 수요 현황을 면밀하고 정기적으로 분석해 구매와 공급 균형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현재 우선구매 실적 우수기관에 대한 포상이 있지만 지속적으로 우선구매제도를 미달성하거나 실적이 0%인 곳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가 없기에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우선구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와 패널티가 제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우선구매 실적 및 계획 작성, 제출 방법을 개선해야 하며 국가 및 공공기관 등의 우선구매제도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실시하는 우선구매제도에 대한 교육 대상을 국가 및 공공기관 등에 종사하는 모든 기관장 및 직원으로 확대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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