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사람을 이해하게 되면 연민이 생겨난다>
나에게 미운 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나도 그 사람을 가까이하기 싫다. 여기서 멈춘다면 두 사람 간의 관계는 거기 까지다. 그런데 내가 만일 그 미운 사람이 미운 짓을 하게 된 연유를 듣거나 알게 되면 ‘아, 그 사람이 삶에서 그런 어려운 환경을 겪어 왔기에 그렇게 행동했구나. 그 사람도 그런 사정이 있었기에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구나. 나도 그런 조건에서는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라고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기도 괴롭고 남도 괴롭히면서 그런 행동을 계속해 간다면, 앞으로도 그런 불행을 반복해서 경험하리라는 생각에 그 사람이 불쌍하게 느껴진다. 그러면 그 사람에게 연민심이 일어난다. ‘그 사람이 자기 안에 있는 상처를 치유하여 편안해지기를. 그 사람이 자기 안에 일어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차림으로써 자기 불행의 원인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짓을 그만두기를. 그 사람이 자기안에 사랑이 솟아나는 샘물을 발견하여 행복해지기를.’
서로 미워하던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이렇게 마음을 쓴다면 두 사람 간의 관계는 닫힌 게 아니라 열려진 관계가 된다. 특별히 더 가까워지는 관계가 될 것 까지는 없더라도 서로 미워하여 분을 품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이 미워하는 상대를 이해함으로써 연민하며 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여기에서 보건대 불교는 지혜와 자비의 두 날개로 날아가는 가르침인 걸 알 수 있다. 지혜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너와 나로 나눌 수 없는 본래 청정한 한 생명가족(연기 공동체)’임을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연민과 자애심으로 서로를 대접하는 것이다.
應先觀自心, 응선관자심
安穩如理行; 여리안온행
言行應暫止, 언행응잠지
如樹安穩住. 여수안온주
먼저 자기의 마음을 관찰하여
안온한 마음으로 여법하게 행하라
말과 행동을 잠시 멈추고
나무처럼 안온하게 머물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