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화엄경 강설 35】 2
(4) 이구지에 머무는 마음, 삼취정계(三聚淨戒)를 말하다
<1> 섭율의계(攝律儀戒)인 십선(十善)을 말하다
1) 불살생(不殺生)
佛子야 菩薩이 住離垢地에 性自遠離一切殺生하야 不畜刀杖하며 不懷怨恨하며 有慚有愧하며 仁恕具足하야 於一切衆生有命之者에 常生利益慈念之心하나니 是菩薩이 尙不惡心으로 惱諸衆生이어든 何況於他에 起衆生想하야 故以重意로 而行殺害아
“불자여, 보살이 이구지에 머물면 성품이 저절로 일체 살생을 멀리 여의어서 칼이나 몽둥이를 두지 아니하고, 원한을 품지 아니하고, 부끄럽고 수줍음이 있으며, 인자하고 용서함이 구족하며, 일체중생으로 생명 있는 자에게는 항상 이익되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느니라. 이 보살이 오히려 나쁜 마음으로 모든 중생들을 시끄럽게 하지도 않거늘 하물며 그에게 중생이란 생각을 내면서 짐짓 거친 마음으로 살해를 행하겠는가.”
▶강설 ; 제2 이구지보살의 주된 바라밀은 계율이다. 그러므로 계율을 특별히 수행함을 들었다. 계율에는 섭율의계와 섭선법계와 섭중생계라는 삼취정계로서 설명한다.
먼저 섭율의계는 일체 악한 행을 하지 않는 것이다. 즉 몸[動作]과 입[言語]과 뜻[意念]으로 10악을 범치 않는 제계(制戒)이다. 즉 불살생(不殺生)ㆍ불투도(不偸盜)ㆍ불사음(不邪婬)ㆍ불망어(不妄語)ㆍ불양설(不兩舌)ㆍ불악구(不惡口)ㆍ불기어(不綺語)ㆍ불탐욕(不貪欲)ㆍ불진에(不瞋恚)ㆍ불사견(不邪見)이다. 이 열 가지를 하나하나 밝혀 나간다.
먼저 불살생을 밝혔다. 사람 사람의 진여자성자리에는 본래로 살생이라는 악한 일은 없다. 오히려 생명이 상처를 받거나 죽는 것을 보면 측은해하고 마음 아파하는 방생(放生)의 마음이 있다. 그런데 어찌 생명을 헤치는 칼이나 몽둥이를 두겠는가. 생명에 대해서 무슨 원한을 품겠는가. 또한 일체중생으로 생명 있는 자에게는 항상 이익되고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킨다. 이것이 제2 이구지보살이 실천하는 지계바라밀이다.
2) 불투도(不偸盜)
性不偸盜하야 菩薩이 於自資財에 常知止足하며 於他에 慈恕하야 不欲侵損하며 若物이 屬他인댄 起他物想하야 終不於此에 而生盜心하며 乃至草葉이라도 不與不取어든 何況其餘資生之具아
“성품이 훔치지 않나니, 보살이 자기의 재산에 만족함을 알고, 다른 이에게는 인자하고 사랑하여 침노하지 않으며, 다른 이에게 소속한 물건은 남의 것이라는 생각을 내어 마침내 이 물건에 훔치려는 마음을 내지 않고, 풀잎 하나라도 주지 않는 것은 가지지 않거든 어찌 하물며 그 나머지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겠는가.”
▶강설 ; 사람 사람의 진여자성에는 본래로 훔치는 일이 없다. 그런데 중생들은 그 청정한 진여자성이 자신의 참 나라는 사실을 잊은 채 오온과 아상과 아집이 자기인 줄 잘못 알고 자신의 것도 아닌 재산을 훔치기도 하고, 넘겨다 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빼앗고, 훔치고, 사기와 협잡으로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일을 거침없이 행한다. 가족 간의 갈등과 이웃 간의 갈등과 친족 간의 갈등과 나라와 나라 사이의 갈등이 쉼 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3) 불사음(不邪婬)
性不邪婬하야 菩薩이 於自妻에 知足하야 不求他妻하며 於他妻妾과 他所護女와 親族媒定과 及爲法所護에 尙不生於貪染之心이어든 何況從事하며 況於非道아
“성품이 사음하지 않나니, 보살이 자기의 아내에 만족함을 알고, 다른 이의 아내를 구하지 않으며, 다른 이의 아내나 첩이나, 다른 이가 수호하는 여자나, 친족이거나, 약혼[媒定]하였거나, 법으로 보호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탐하는 마음도 내지 않거든 어찌 하물며 그런 일을 좇으며, 하물며 도리가 아닌 짓을 하겠는가.”
▶강설 ; 모든 사람들의 진여자성에는 본래로 삿된 음행이 없다. 그래서 차별 없는 참 사람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보살에게는 사음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950년을 전후하여 우리나라 불교계에 비구승과 대처승이 나눠져서 서로 갈등하여 절을 차지하려고 하는 분쟁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났었다. 소위 정화운동(淨化運動)이었다. 그때 대처승들이 자신들의 대처를 합리화하여 주장하는 말이 곧 “보살이 자기의 아내에 만족함을 알고, 다른 이의 아내를 구하지 않는다[自妻知足 不求他妻].”는 내용이었다. 옳은 말이다. 만약 이구지에 머문 보살이라면 당연하게 주장해도 되는 말이다. 여기까지 세 가지가 몸으로 짓는 선한 업이다.
4) 불망어(不妄語)
性不妄語하야 菩薩이 常作實語眞語時語하며 乃至夢中에도 亦不忍作覆藏之語하야 無心欲作이어든 何況故犯가
“성품이 거짓말을 하지 않나니, 보살이 항상 진실한 말과 참된 말과 시기에 맞는 말을 하고, 꿈에서라도 자기의 허물을 덮어두는[覆藏] 말을 차마 하지 못하며, 하려는 마음도 없거든 어찌 하물며 고의로 범하겠는가.”
▶강설 ; 다음은 말로 짓는 네 가지 업을 설한다. 모든 사람들의 본래의 성품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참 나가 아닌 오온의 자아에 집착하여 인생을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은 온통 거짓말이 난무한다. 특히 고급 관리들이나 정치인들이 그렇다.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된지 오래다. 보살은 꿈에서라도 그런 말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허물을 덮어두고[覆藏] 입을 싹 닦아 버리는 말을 차마 하지 못한다. 필자가 정직을 주창하는 뜻도 여기에 있다.
5) 불양설(不兩舌)
性不兩舌하야 菩薩이 於諸衆生에 無離間心하며 無惱害心하며 不將此語하야 爲破彼故로 而向彼說하며 不將彼語하야 爲破此故로 而向此說하며 未破者는 不令破하며 已破者는 不增長하며 不喜離間하며 不樂離間하며 不作離間語하며 不說離間語의 若實若不實이니라
“성품이 이간하는 두 가지 말[兩舌]을 하지 않나니, 보살이 이간하는 마음도 없고 해치려는 마음도 없으며, 이 말로써 저를 파괴하기 위하여 저에게 말하지 아니하고, 저 말로서 이를 파괴하기 위하여 이에게 말하지 않으며, 아직 파괴하지 않은 것을 파괴하게 하지 않고, 이미 파괴한 것을 더 증장케 하지 않으며, 이간하는 것을 기뻐하지도 않고, 이간하기를 좋아하지도 않으며, 이간할 말을 짓지도 않고, 이간하는 말은 실제거나 실제가 아니거나 말하지 아니하느니라.”
▶강설 ; 진여자성에는 본래 두 가지 말로써 이간시키는 일이 없다. 보살이 어찌 모든 중생에게 이간하는 말을 하겠는가. 세상에는 이 사람과 저 사람을 이간시켜서 자신의 이익을 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단체와 단체 사이에서도 그렇고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도 그렇다. 사실이거나 사실이 아니거나 사람과 사람을 이간하는 말을 하는 이는 보살이 아니다.
6) 불악구(不惡口)
性不惡口하야 所謂毒害語와 麤獷語와 苦他語와 令他瞋恨語와 現前語와 不現前語와 鄙惡語와 庸賤語와 不可樂聞語와 聞者不悅語와 瞋忿語와 如火燒心語와 寃結語와 熱惱語와 不可愛語와 不可樂語와 能壞自身他身語인 如是等語를 皆悉捨離하고
“성품이 나쁜 말[惡口]을 하지 않나니, 이른바 해롭게 하는 말과 거친 말과 남을 괴롭히는 말과 남을 성내게 하는 말과 앞에 대한 말과 앞에 대하지 않은 말과 불공(不恭)한 말과 버릇없는 말과 듣기 싫은 말과 듣는 이에게 기쁘지 않은 말과 분노한 말과 불처럼 속을 태우는 말과 원결을 맺는 말과 시끄러운 말과 좋지 않은 말과 달갑지 않은 말과 나와 남을 해롭게 하는 말 등 이와 같은 말은 모두 버렸느니라.”
▶강설 ; 사람 사람의 진여자성에는 본래로 나쁜 말을 하지 않는다. 나쁜 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진여자성을 등지고 오온을 자기 자신이라고만 여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말들도 위와 같이 여러 가지가 있다. 참으로 조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서로 갈등하는 것은 대개가 나쁜 말을 하기 때문이다.
常作潤澤語와 柔軟語와 悅意語와 可樂聞語와 聞者喜悅語와 善入人心語와 風雅典則語와 多人愛樂語와 多人悅樂語와 身心踊悅語니라
“그리고는 항상 윤택한 말과 부드러운 말과 뜻에 맞는 말과 듣기 좋은 말과 듣는 이가 기뻐하는 말과 남의 마음에 잘 들어가는 말과 운치 있고 규모 있는 말과 여러 사람이 좋아하는 말과 여러 사람이 기뻐하는 말과 몸과 마음에 희열한 말을 말하느니라.”
▶강설 ; 온갖 나쁜 말을 일체 하지 않는 대신에 위와 같은 좋은 말만 해야 한다. “한마디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