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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문제에서는 인간의 자연적 지혜와 이성을 버려야 하는 줄을 알면서도, 그리스도인들은 왜 그것을 사용하는 것일까요?
대답은, 믿음의 문제에서 자연적 지혜는 거듭나 새로워지기 전에는 하나님에 관한 일을 전혀 알지 못하는 어둠과 무지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령께서 말씀을 통하여 거듭나게 하시고 마음의 눈을 열어준 신자에게는 그것이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 요긴한 도구입니다. 하나님의 모든 은사와 자연적 도구, 전문적 기능이 불경건한 자들에게는 해롭지만, 선량하고 경건한 자들에게는 유익한 구원의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믿음을 통해서 얻는 이해는 믿고 생명을 얻게 합니다. 죽었던 것이 다시 살아납니다. 우리 육체가 캄캄한 밤보다는 환한 낮에 더 잘 움직이고 걷고 왕성하고 안전하게 활보하듯이, 인간 이성도 믿음을 거역하지 않고 믿음으로 밝아지면 더욱 밝아집니다.
혀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에는 하나님을 훼방하던 것이 이제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고 드높입니다. 나의 혀가 그렇습니다. 이제는 밝히 깨달아 과거에 교황의 지배를 받을 때와 전혀 다른 것이 되었습니다. 성령께서 말씀을 거듭나게 해주신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의롭다 함을 받은 그리스도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천국에서는 나의 아내와 자녀와 기술과 지혜와 돈과 재산이 아무 소용도 없고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현세에서 하나님이 그러한 복을 내려주시면 그것을 버리지 않고, 거기에 붙은 허영과 어리석음을 씻어내고 실체만 받는다.” 금은 매춘부가 소지하든 정숙한 여인이 소지하든 여전히 금입니다. 정숙한 부인의 몸이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이듯, 매춘부의 몸도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실체로부터 허영과 어리석은 것을 씻어내야 합니다.
루터, 『루터의 탁상담화』, p.124.
첫댓글 짧아서 몇 번 읽을 수 있었는데 의미가 매우 심장한 강력한 은혜의 글이네요.
공감합니다.
“천국에서는 나의 아내와 자녀와 기술과 지혜와 돈과 재산이 아무 소용도 없고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현세에서 하나님이 그러한 복을 내려주시면 그것을 버리지 않고, 거기에 붙은 허영과 어리석음을 씻어내고 실체만 받는다.” -->
루터가 부르짖은 이신칭의 믿음의 모델인 아브라함이 위 인용구에 해당합니다. 아들 이삭을 사랑하는 것에 붙은 허영과 어리석음을 씻어낸 순수한 믿음이었습니다.
네, 가장 성경적인 예 같습니다.
"믿음의 문제에서는 인간의 자연적 지혜와 이성을 버려야 하는 줄을 알면서도, 그리스도인들은 왜 그것을 사용하는 것일까요?" -->
어조가 강한데요. 이성을 버리라는 것은 일상생활이 아니라 "믿음의 문제"에서 버리라는 강조점입니다. 믿음에는 성령의 조명과 특별계시가 필요합니다.
고린도전서 2:13 우리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사람의 지혜가 가르친 말로 아니하고 오직 성령께서 가르치신 것으로 하니 영적인 일은 영적인 것으로 분별하느니라 <--->
믿음을 통해서 얻는 이해는 믿고 생명을 얻게 합니다. 죽었던 것이 다시 살아납니다.
아멘!
인간의 육체에 있는 기능들이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정화되어 다시금 생명을 부여 받게 됨을 말씀하고 있네요.
인간이 멸망의 자식이 되어 있을 때는 이성이나 지혜 등 모든 혼적인 것들도 같이 부패하여 하나님과 원수되는 일에 쓰였는데, 하나님의 자녀로 신분이 변화된 이후로는 전혀 새롭게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귀하게 사용된다는 것이 놀랍군요.
인간은 본래 하나님을 위하여 고귀한 존재로 지음받았으나 타락함으로써 고귀한 기능들을 상실한 채로 살아왔었죠. 부패한 것에 생명을 불어넣고 아름답게 회복시킬 수 있는 분은 창조주 밖에 없으시죠.
좋은 글입니다.
풍성한 댓글에 공감합니다.
공감합니다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