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다리기 김옥춘 버스를 기다렸어. 오지 않았어.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았어. 내가 기다리기만 하면 안 오는 게 버스인가 봐. 빈 택시는 어물거리다 가고 좌석 버스는 멈칫하다 가고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았어. 기다리다가 기다리다가 화가 났어. 초라한 내 모습 자꾸 보여서 지치고 지쳤을 때 버스가 왔어. 버스를 타고도 화가 났어. 가끔 버스가 날 우울하게 해. 자주 그럴 때도 있어. 2008.10.8
| 세상을 웃기자 김옥춘 어? 세상 내 맘대로 되네? 세상이 우울하네? 지금 내 맘 우울하거든. 어? 세상 내 맘대로 되네? 세상이 아름답네? 지금 내 맘 행복하거든. 어? 세상 내 맘대로 되네? 세상이 사랑스럽네? 지금 내 맘 사랑으로 가득하거든. 아! 세상이 내 맘대로 되기도 하는구나! 웃어야겠구나! 세상을 웃겨야겠어. 행복하도록 세상 행복하도록 하하하 신난다. 세상이 내 맘대로 되네? 웃어야지 많이 웃어야지 세상 행복하라고 세상 많이 행복하라고 200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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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될게 김옥춘 내 맘까지 네게 다 주고도 행복하기만 했었는데 내 사랑이 식었나 봐! 자꾸 토라지고 자꾸 서운해지고 자꾸 야속해져. 준 만큼 받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인가 봐! 베푼 만큼 보답 받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인가 봐! 내 맘 자꾸 토라져. 세상이 자꾸 서운해. 내 사랑 네가 자꾸 야속해. 정말 내 사랑이 식었나 봐! 다 주고도 행복했을 때 난 하늘이었나 봐! 사랑할 때 우린 하늘인가 봐! 내 맘대로 되는 거 없는 세상살이라지만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이라지만 내가 하늘이 되면 다시 행복해지겠지? 내 맘대로 되는 거 없다지? 세상이 그렇고 자식이 그렇고 돈이 그렇고 일이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내 맘 같지 않다지? 형제가 그렇고 친구가 그렇고 동료가 그렇고 자식이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그래! 내 손에 쥐려 하지 않을게. 내 가슴에 넣으려 하지 않을게.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하늘 같은 맘으로 사랑을 할게.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랬던 것처럼 배만 불러도 행복하게 웃으며 살게. 사랑해 더 많이 사랑할게. 처음처럼 사랑할게. 다시 하늘이 될게. 2008.10.10
| 지지대 김옥춘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옮겨 심어서 살려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정성 없이는 키 큰 나무 한 그루 키 큰 풀 한 포기 옮겨 심어서 살려내는 일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아. 지지대의 정성 있으면 전학 온 친구 막 입사한 동료 새로 생긴 가족에게 지지대는 믿음과 사랑이야! 바로 우리의 봐! 지지대가 옮겨 심은 노송도 살려냈잖아! 지지대는 한 생명을 지켜내는 아름다운 일을 해. 전학 온 친구를 막 입사한 동료를 새로 생긴 가족을 시기하고 따돌리고 곤경에 처하게 하는 것은 옮겨 심은 나무를 지지대도 없이 마구 흔들어 놓는 것과 같아. 가지를 꺾지 않아도 뿌리를 뽑지 않아도 옮겨 심은 나무는 죽을 수 있잖아. 전학 온 친구에게 막 입사한 동료에게 새로 생긴 가족에게 그리고 상처받아 세상을 살아가기 힘겨워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지지대가 되어준다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거야 나는 더 행복해질 거야 우리는 더 많이 행복해질 수 있어. 200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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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니까 김옥춘 맞다 남이다. 그런데 자꾸 정성을 들인다. 자꾸 안아준다. 자꾸 쓸어준다. 그 가슴 쓸쓸하지 말라는 기도다. 맞다 남이다. 그런데 반찬 하나라도 빨래 한 번이라도 말 한마디라도 청소 한 번이라도 그 가슴 따뜻하라는 기도다. 남이다. 관심도 없다. 그런데 자꾸 쓸쓸하고 외로울까 봐 기도를 한다. 남이니까 그런가 보다. 내가 아니니까 흉내 내지 않았다. 그냥 기도였을 뿐이다. 2008.10.18 |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김옥춘 일하다 보면 내 잘못 아니어도 사과해야 할 때가 있어. 일하다 보면 바보 아니어도 참아야 할 때가 있어. 일하다 보면 울고 싶어도 웃어야 할 때가 있어.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게 나을 때가 많아.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사랑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맘 상할 때가 있어. 사랑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울 때가 있어. 사랑하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로 헤어질 때가 있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져주는 게 이기는 거야.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일하다 보면 바보가 되어야 해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사랑하다 보면 바보가 돼 꼭 그런 건 아니지만 2008.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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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지 마세요.
김옥춘
가난한 사람 돈 뺏기가 더 쉬운가요? 힘없는 사람 넘어뜨리기가 더 쉬운가요? 아픈 사람 때리기가 더 쉬운가요? 어리석은 사람 속이기가 더 쉬운가요?
취업사기 안 돼요. 불법대출 안 돼요. 체불임금 안 돼요. 전화사기 안 돼요. 명의도용 안 돼요. 노동착취 안 돼요. 폭력 폭행 안 돼요.
그렇지 않아도 살아갈 용기가 없어지고 그렇지 않아도 눈이 짓무르고 그렇지 않아도 가슴 미어지는 가난한 인생인데
일을 주세요. 힘을 주세요. 살아갈 용기를 주세요. 그럴 거죠?
가난한 사람의 인생은 게임이 아니어요. 속이지 마세요.
2008.10.22
| 날씨 참 좋다.
김옥춘
흐린 날은 쓸쓸하면서도 설레 비가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인가 봐 흐린 날은 설레서 좋아.
비 오는 날은 외로우면서도 행복해 다시 맑을 거라는 믿음 때문인가 봐 비 오는 날은 행복해서 좋아.
맑은 날은 햇살만큼 마음이 환해져 기운이 나 가슴이 벅차 햇살이 만드는 힘 때문인가 봐 필요한 만큼의 비가 와줄 거라는 믿음 때문인가 봐
좋아. 참 좋아. 우울한 날들이지만 외로운 날들이지만 내 맘 따라 하지 않고 이렇게 저렇게 날 위로하는 것 같아서 좋아 참 좋아.
2008.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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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절정
김옥춘
절정이란 이런 것이다. 단풍이 들고 떨어지는 그 순간
절정이란 그런 것이었다. 꽃이 피고 떨어지는 그 순간
절정이란 그런 것이었다. 열매가 익고 떨어지는 그 순간
절정이란 그런 것이다. 사는 동안 나 살아있는 동안인 것이다.
오늘은 내 삶의 절정이다. 꽃이 그랬듯이 열매가 그랬듯이 단풍이 그랬듯이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다.
살아있는 날까지 절정일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내 삶에 박수를 보낸다. 낙엽이 되는 순간들을 보며 낙화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낙과의 순간들을 생각하며
잊지 말자. 오늘은 내 삶의 절정이다. 살아있는 날까지 내 삶은 절정이다. 내 삶은 아름답다. 매일 아름답다.
사랑한다. 나 축복한다. 내 삶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내 인생
2008.11.14
| 어쩌면 우리들의 모습 김옥춘 젖 달라고 밥 달라고 놀아달라고 보챌 때가 떼쓸 때가 참 좋았지요. 아들은 가더니 못 오네요. 장가라고 가더니 딸도 가더니 안 오네요. 시집이라고 가더니 며느리는 봤더니 아들 데리고 가버렸는지 사위는 봤더니 딸 데리고 가버렸는지 좀처럼 볼 수 없어요. 누구 나랑 놀아주세요. 누구 나랑 밥 같이 먹어요. 이젠 혼자 덩그러니 심심해요. 정말 심심해요. 좀처럼 볼 수 없는 자식들이 보고 싶습니다. 온종일 2008.11.29 |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김옥춘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2010.9.2
이 글을 잉태한 곳: 쥬네브상가 29-811 버스정류장 이 글이 태어난 곳: 대한민국 용인시
| 오늘 내 친구는 너였다.
김옥춘
손잡는다고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응원한다고 힘든 산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 잘한다는 말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일으켜준다고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지만 흙 털어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물 모자란다고 당장 숨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생명수를 건네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혼자 간다고 다 길 잃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말 한마디 안 한다고 우울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 건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이름도 모르는 네가 나이도 모르는 네가 친구 하나 없는 내게 오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고맙다.
2004.9.19 월악산에 다녀와서
이 글을 잉태한 곳: 월악산국립공원 이 글이 태어난 곳: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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