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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를 한 편 한 편 읽어나갈 때마다 작은 탄성과 함께 뭉클한 감정도 밀려왔습니다.
어린이의 눈과 귀를 빌려 접한 세상은 인권의 가치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곳이었습니다.
- 이상재(국가인권위원회 인권교육전문위원)
초록달팽이 동시집 두 번째 책이다. 열다섯 명의 중견 시인들이 ‘어린이 인권’과 관련하여 쓴 동시 5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참혹한 현실에서 간신히 버티며 삶을 이어가고 있는 어린이들의 시간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 시를 썼다.”라는 한 시인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시인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어린이를 비롯해 부모와 교사 등 많은 사람이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면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꿈꾼다.
<목차>
제1부. 나와 너 사이의 인권
바람을 갈랐다|발이 되었다가 의자가 되었다가|안과 밖|반사|내가 좋아하는 선생님|나는 개그맨이 될 거야|우리 반 오승재|나는 나|쑥스러운 상장|나는 괜찮아
제2부. 나와 우리 가족 사이에서의 인권
엄마들에게 필요한 법|확실하다|보호와 감시|코끼리 이불이 사라졌어|신나는 여름 방학|슬픈 이유|시험 끝난 날|어버이날 선물|가시|툭하면
제3부. 편견과 차별을 넘어
람 아저씨|나는야, 분홍 왕자|다르지만 똑같아|그 아이|화가 마티스|우리는 한 민족|살살살|딸부잣집|갑자기|우리
제4부. 우리는 세계 시민이야
리틀 이태석|어디 가니?|밤에만 노는 아이|다치는 건 무섭지 않아요|고마시 마을 사람들|금을 캐는 아이|할리마의 꿈|축구공을 꿰매며|미얀마 아이들|착한 초콜릿
제5부. 인권아, 우리 함께 나아가자
길을 묻는 손님|한 식구|슬픈 어린이날|굿네이버스로 간 저금통|공룡아, 부탁해|너에게|아미르구릉의 편지|착한 저금통|우리는 어린이입니다|손잡기|나는 그냥 나
시인의 말/약력
<출판사 리뷰>
최근 아이들의 인권 문제가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아이도 어른과 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과거보다 형편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많은 수의 아이들이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한창 뛰어놀고, 배우고, 꿈을 키워나가야 할 시기에 가난과 무지 등으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으며 막막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동시집에는 가정, 학교, 사회 등에서 벌어지는 어린이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낮잠 자고 나오다
내 폰을 만지던 엄마와
딱 마주쳤다
네가 무슨 검색을 하는지
주로 보는 게 뭔지
엄마는 알아야지
아직 넌 보호 대상이야
조금 멋쩍은 말투지만
당연하단 표정이다
엄만 모르는 걸까?
이건 보호가 아니라
감시라는 걸
- 안오일, 「보호와 감시」 전문
이 시는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사건을 형상화하고 있다. “네가 무슨 검색을 하는지/주로 보는 게 뭔지/엄마는 알아야지/아직 넌 보호 대상이야”에서처럼, 이 시에 등장하는 엄마는 ‘보호’라는 이유로 몰래 화자의 핸드폰을 검열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행동이 왜 문제가 되는지, 그것이 아이들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인식하지 못한다. 이러한 엄마의 행위는 아이를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존재가 아니라 미숙하고 불완전한 존재로 바라보는 어른 중심의 사고에서 기인한다. 마지막 연의 “엄만 모르는 걸까?/이건 보호가 아니라/감시라는 걸”이라는 화자의 진술에는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마음이 녹아있다.
야, 키다리!
야, 말라깽이
어이, 돼지!
어이, 들창코!
친구들 이름 멀쩡하게 놔두고
별명을 지어 부른다
싫어하면 더 큰 소리로 놀리던
우리 반 오승재
김소윤
이승혁
민우승
하다윤
5학년 되더니 별명 대신 이름을 불러준다
그것도 정답게
- 한상순, 「우리 반 오승재」 전문
별명은 생김새나 버릇, 성격 따위의 특징을 가지고 남들이 본명 대신에 지어 부르는 이름이다. 따라서 좋은 의미를 지닌 별명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어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 시에 등장하는 ‘오승재’는 반 친구들의 이름을 놔두고 별명을 지어 부른다. “키다리”, “말라깽이”, “돼지”, “들창코”와 같이 개개인의 외모를 특정 사물에 빗대어 비하하는 것은 물론 친구들이 “싫어하면 더 큰 소리로 놀”리기까지 한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그런 오승재가 새 학년이 되어서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다. 화자는 그런 오승재의 변화를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다. 학교를 배경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곧잘 발생하는 인권 침해를 잘 보여준다.
동네 슈퍼에는 안 팔아요
편의점에도 없던데요
대형마트에서도 못 찾았어요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일한 만큼 돈을 받고
학교도 갈 수 있게 도와준다는
마음까지 달콤해지는
착한 초콜릿
- 송명원, 「착한 초콜릿」 전문
최근 아동 인권에서 커다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아동노동과 관련한 문제이다. 이 시는 초콜릿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면서도 노동력에 걸맞은 대가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화자는 그런 아이들이 “일한 만큼 돈을 받고/학교도 갈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 “착한 초콜릿”을 사러 이곳저곳을 돌아다닌다. ‘착한 초콜릿’은 공정 무역을 통해 그와 같이 초콜릿 공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공정 무역으로 거래되는 것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다. 그런데도 착한 초콜릿을 사기 위해 “동네 슈퍼”, “편의점”, “대형마트”를 찾아다니는 화자의 마음이 무척 따스하게 다가온다.
수지가 입은 분홍 원피스
내가 입을 수는 없지만
분홍 바지 분홍 티
입고 다녀요
다 큰 남자애가 무슨 분홍이냐고요?
분홍 운동화 분홍 휴대폰 케이스
노을도 꽃도 조개껍데기도
분홍이 더 어여쁜
난 분홍 왕자랍니다
- 최봄, 「나는야, 분홍왕자」 전문
과거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성차별적인 요소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 시는 표제작으로, 색깔로 성별을 양분하는 고정관념을 비판하고 있다. 이 시의 화자는 남자아이지만, “분홍 바지 분홍 티”를 즐겨 입는다. 또한, 그런 자신의 모습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분홍이 더 어여쁜/난 분홍 왕자랍니다”라고 말한다. 사실 남자와 여자를 색으로 구별하는 것은 대부분의 성차별과 마찬가지로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인식과 태도에 영향을 주어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을 크게 침해해 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의 의식 속에 굳건히 뿌리 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이 든다.
이처럼 이 동시집에는 어린이 인권과 관련한 다양한 작품이 실려있다. 이들은 ‘나와 너 사이의 인권’, ‘나와 우리 가족 사이에서의 인권’, ‘편견과 차별을 넘어’, ‘우리는 세계 시민이야’, ‘ 인권아, 우리 함께 나아가자’와 같이 총 5개의 주제로 나누어져 있어 인권에 대해 더욱 폭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 동시집을 읽고 다시 한번 인권의 소중함을 느끼고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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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린이입니다 We are kids
박예분 (Yeboon Park)
더 이상 총을 쏘지 마세요
Don't shoot any more
우리의 친구를 해치지 마세요
Don't kill our friends
우리는 학교에 가고 싶어요
We want to go school
우리의 미래를 허물지 마세요
Don't kill our futures
우리는 지구의 희망입니다
We are the hope of the earth
우리는 어린이입니다
We are kids
이제 막 피어나는 꽃입니다
It's just blooming
시작 메모:
미안마 쿠테타로 인한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어린이들이 희생되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낸 갈등과 분쟁으로 이제 막 피어나는 어린이들이 더 이상 죽음과 고통을 겪지 않아야 합니다. 어른은 어린이를 보호해야 합니다. 우리가 구한 어린이들이 지구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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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아이들
박예분
총알이 빗발치는 미얀마에
붉은 꽃이 피었습니다
탕! 탕! 탕탕탕! 탕!
총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일곱 살 소녀, 킨 묘 칫
열네 살 소년, 뚠뚠 아웅
열다섯 살, 조 묫 탯
반짝이는 눈망울
환하게 웃고 있는 아이들 가슴에도
붉은 꽃이 피었습니다
미얀마의 끔찍한 봄이 앗아간
자유와 평화의 꽃입니다
우리 다 같이 세 손가락 치켜들고
“경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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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김이삭 외 14인
김이삭
: 경남신문, 기독공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푸른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서덕출문학상, 우리나라 좋은 동시 문학상, 푸른작가상, 울산작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바이킹 식당》 ?고양이 통역사》 ?여우비 도둑비》 ?감기마녀》 등과 청소년시집 ?마법의 샤프》, 시집 ?베드로의 그물》 등이 있다.
김지언
: 2006년 ?한국산문》에 수필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는 《빨간 고무장갑》 《아부지, 저 그�� 그려요》 ?비스따리 비스따리》(공저)가 있다.
박예분
: ‘아동문예’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시집 《햇덩이 달덩이 빵 한 덩이》 《엄마의 지갑에는》 《안녕, 햄스터》, 동화책 《이야기 할머니》 《삼족오를 타고 고구려로》 《두루미를 품은 청자》, 역사 논픽션 《뿔난 바다》, 그림책 《엄마 아픈 날》 《피아골 아기 고래》 《우리 형》 《달이의 신랑감은 누구일까?》 등이 있다.
박혜선
: ‘새벗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한국아동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개구리 동네 게시판》 《텔레비전은 무죄》 《위풍당당 박한별》 《백수 삼촌을 부탁해요》 《바람의 사춘기》 등이 있고, 동화집 《저를 찾지 마세요》 《그렇게 안 하고 싶습니다》 《비밀 결사대, 마을을 지켜라》 《옛날 옛날 우리 엄마가 살았습니다》, 그림책 《신발이 열리는 나무》 《할머니의 사랑 약방》 《야호! 수박》 《소원》 등이 있다.
송명숙
: 2003년 ?문학과 어린이》에 동시가 당선되었다. 시집 ?낮에 떨어진 별》 ?여섯 개의 관절이 간지럽다》, 동시집 ?버스 탄 꽃게》 ?옹알옹알 꼬물꼬물》이 있다. 광명예술대상, 광명문학상, 동서문학상, 광명시 전국문학상 등을 받았다.
송명원
: 2011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에 당선되면서 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짜장면 먹는 날》 《보리 나가신다》, 교단에세이 《너희들의 봄이 궁금하다》 ?교실의 온도》 등이 있다. 어린이시집 《내 입은 불량 입》을 엮었다.
안오일
: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화려한 반란》, 청소년시집 《그래도 괜찮아》 《나는 나다》, 동시집 《사랑하니까》 《꼼짝 마, 소도둑!》, 장편동화 《막난 할미와 로봇곰 덜덜》 《우리들의 오월 뉴스》 《이대로가 아닌 이대로》 《욱대로가 아닌 이대로》 《으라차차 길고양이 나가신다!》 등이 있다.
이묘신
: 2002년 MBC창작동화대상과 2005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책벌레 공부벌레 일벌레》 《너는 1등 하지 마》 《마법 걸린 부엉이》 《쿵쾅! 쿵쾅!》 《강아지 시험》 『눈물 소금』 등이 있다. 2019년 서덕출문학상을 받았다.
정진아
: 1988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을 받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난 내가 참 좋아》 《엄마보다 이쁜 아이》 《힘내라 참외 싹》 《빤짝빤짝 꾀돌이 막둥이》 《맛있는 시》 등이 있다.
조소정
: 2002년 ‘아동문예 문학상’을, 2009년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동시집 ?여섯 번째 손가락》 ?중심잡기》 ?양말이 최고야》 ?민물고기 특공대》 ?연습장에서 튕겨 나간 곰》, 동화집 ?쿰바의 꿈》 ?나는 앨버트로스다》?빼빼로데이》, 그림책 ?수중 발레리나가 된 수달》 등이 있다.
차영미
: 2001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고, 이주홍문학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학교에 간 바람》 ?막대기는 생각했지》 ?어진 선비 이언적을 찾아서》 ?으라차차 손수레》가 있다.
천선옥
: 2008년 〈아동문예문학상〉 동시 부문 신인상을, 2017년 ?아동문학평론》 동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안개의 마술 학교》 ?블랙박스 책가방》 ?해바라기가 된 우산》 ?우주꽃의 비밀》 등과 동화집 ?엄지공주의 초대》가 있다.
최 봄
: 2006년 울산아동문학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아동문예문학상, 푸른동시놀이터 신인상, 샘터상, 천강문학상, 울산문학작품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도서관으로 간 씨앗》 《앞치마를 입은 아빠》 《1, 2, 3, 4, 선생》 ?해녀, 새벽이》 《우리 섬 설화 탐험》(공저) 등이 있다.
한상순
: 1999년 '자유문학'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뻥튀기는 속상해》 《병원에 온 비둘기》 《딱따구리 학교》 《세상에서 제일 큰 키》 《오리 가족 이사하는 날》 ?병원에선 간호사가 엄마래》 등이 있다. 황금펜아동문학상, 우리나라 좋은동시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한선자
: 2007년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벌레는 디자이너》?마트에 사는 귀신》(공저) ?별 박물관》(공저) 등이 있다.
첫댓글 도서관에 '신간도서' 신청해야겠습니다.
저는 어제 오후에야 교보문고에 2권 신청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