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0 해운대
- 올 한해 해운대를 달군 주요 이슈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인류가 ‘감염병의 대유행’이라는, 역사책 속에서나 존재했던 엄청난 시련을 겪은 한 해였다. 아직 이 시련은 종식되지 않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인류는 이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을 요구받고 있다. 해운대 역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은 해운대가 동부산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는 노력과 성과가 돋보이는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한 해를 보내며 올해 해운대에 큰 변화를 가져온 굵직한 이슈들을 정리해 보았다.
•해운대신시가지 리모델링 추진
해운대신시가지는 교육 및 교통환경이 탁월한 주거단지이자 부산지역 신도시 중 가장 큰 성공사례이다. 해운대구 좌동의 10.11㎢ 부지에 인구 12만 명, 3만 3000가구를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1991년부터 1997년까지 7년간 개발되었다. 당시만 해도 해운대는 여름을 제외하면 비교적 한산한 관광지에 불과했으나, 해운대신시가지 12만 인구가 해운대 전역에 활기에 불어넣음으로써 오늘날의 해운대를 조성하는 데 절대적인 공헌을 했다. 하지만 현재 해운대신시가지는 20년 넘은 아파트만 36개 단지 3만 여 세대로 전체 주택의 92%를 차지하는 등 세월의 무게에 눌려 점점 늙은 도시가 되어가고 있다. 아파트마다 장기수선충당금 등이 턱없이 부족해 시설물 개선에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아울러 지구단위계획 수립 때 제외됐던 제척지나 유휴부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이 수십년 간 방치돼 슬럼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해운대구는 지난 12월 8일, 신시가지 재정비를 위한 ‘신시가지 지속가능한 도시성장 구상 용역’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구는 이번 용역을 통해 신시가지 노후시설과 공동주택 재정비, 송정과 청사포 등 주변 지역 활용 방안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교통과 기반시설뿐만 아니라 건축물 계획, 용도지역, 지구단위계획 등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통한 재생 방안과 스마트 시티 비전 등도 용역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비용은 4억 9300만 원이 투입되고 용역 대상은 좌동 신시가지와 미포, 송정 일대 1532만㎡다. 특히 53사단 주둔지를 제외한 군 소유 부지에 대한 활용방안까지 이번 용역에 포함할 예정이다.
•센텀2지구 조성 본격화
흔히 ‘제2센텀’이라고 불리는 센텀2지구는 반여‧반송동 약 60만 평의 부지에 융합부품소재 및 정보통신, 영상콘텐츠 사업 등 최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12월 15일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가 조성될 해운대구 반여동 일원 162만 1000㎡에 대한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됨으로써 센텀2지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지난 2009년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이 부산권 광역도시계획에 반영된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 산업단지 계획을 수립하고 오는 2024년까지 토지보상과 1단계 조성공사 착공, 2027년까지 2단계 조성공사와 사업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산시는 센텀2지구를 도심 내 위치한 4차산업 중심의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해 수도권 중심의 창업 생태계에 대응하는 남부권 대표 창업 허브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센텀2지구가 개발되면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반여동과 반송동에 인구유입이 증가하면서 해운대의 동서 간 균형발전이 기대된다. 또한 해운대 원도심에서 반송으로 들어가는 도로의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센텀2지구 석대동~운촌삼거리 해운대로’로 연결되는 해운대터널(가칭) 개설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해운대구, 장산 구립공원 지정 추진
해운대구는 지난 6월 3일 장산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이용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장산 구립공원’ 지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산림청, 국방부, 부산시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와 주민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적으로 구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해 장산 일대 23.416㎢를 장산 구립공원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해운대구 계획대로 된다면 장산이 전국 최초의 구립공원이 된다. 해운대구에 따르면 현재 자원 조사, 관계 기관 협의 등을 거쳐 95% 정도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에 지정이 가능하리라고 보고 있다. 구립공원이 되면 자연자원과 인문환경 보전·보호는 물론이고 장산마을, 사찰 등을 자연공원법에 따라 공원마을지구, 공원문화유산지구로 지정해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자연공원을 보전·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토지 보상의 근거도 마련된다. 또한 해운대구는 해운대구 좌동 대천근린공원 뒤 장산 폭포사 일대 2만4450㎡ 면적에 '대천산림문화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그동안 이곳은 불법건축물과 각종 불법영업으로 인해 몸살을 앓아 왔다. 개발제한구역임에도 대천공원에서 폭포사로 가는 길에는 몇몇 농장들이 비닐하우스를 짓고 일부에서 등산객을 상대로 커피와 컵라면 등 불법 판매도 벌어졌다. 이에 따라 구는 지난 2017년부터 훼손된 경관을 복구하고 기존 시설물을 정비하기 위해 사유지를 매입하고 공공 공원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미포~송정 해운대블루라인파크개통
지난 10월 6일 동해남부선 폐선구간을 활용한 개발사업인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가 개통했다. 블루라인 파크는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 등 체험형 관광시설과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한 미포·청사포·송정정거장 및 달맞이터널, 미포블루라인광장, 주차장 등 편의시설물로 조성됐다. 이 사업은 2013년 공단과 부산시가 체결한 ‘동해남부선 철도자산 활용협약’에 따라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됐다. 국가철도공단은 옛 동해남부선 미포~송정역 구간 4.8㎞의 폐역·폐선을 활용한 해안관광벨트 개발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부산시는 공단으로부터 제공받은 철도유휴부지에 산책로 및 친환경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이로써 앞서 개통된 그린레일웨이 사업구간과 블루라인 파크 구간이 연결되어 우동에서부터 송정까지 이르는 새로운 관광벨트가 해운대에 들어서게 되었으며, 향후 청사포와 송정 지역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해운대 리버크루즈 운항 시작
해운대 해상관광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해운대 리버크루즈가 11월 6일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해운대 리버크루즈는 20인승으로, 나루공원을 출발해 수영강 상류 방향인 과정교에서 회항해 민락수변공원을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50분 코스를 운영된다. 낮에는 수영강을 구경하고, 밤에는 영화의전당 빅루프·부산비엔날레 출품 미술조각들이 빛을 내는 APEC나루공원의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 휴대폰으로 승선권의 QR코드를 찍으면 해운대 리버크루즈 사이트로 연결돼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풀어내는 수영강의 역사·주변 관광명소 정보도 들을 수 있다. 해운대 관광이 바다에 국한됐는데 리버크루즈는 아름다운 수영강을 재발견하는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장산 정상 개방, 그러나 아쉬운 연기
한국전쟁 이후 70년 만에 시민들 품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고됐던 해운대 장산 정상부 개방이 아쉽게도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당초 내년 1월 1일 장산 정산에서 해맞이 행사를 시작으로 임시개방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됐다. 게다가 장산 정산을 통제하고 있는 국방부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상 부근에 있는 군 시설에 대한 보완시설 설치를 먼저 완료한 후 민간에 개방하기로 하면서 개방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장산 정상부는 6·25전쟁 이후 미군 주둔지가 생기고, 국군 부대·경찰·소방 등 9개 기관의 무선기지국이 설치되면서 시설 보안을 위해 민간인 출입이 통제됐다. 현재 미군시설은 완전히 폐쇄됐지만 기지국이 남아있어 CCTV 설치와 철책 보강, 정상 표지석 진입로 시설 등 보완작업을 먼저 하기로 했다. 현재 장산 정상부로 향하는 등산로는 군 펜스로 막혀 있으며, 해운대구는 임시 개방이 진행되면 별도 출입 통로를 만들 예정이다. 구는 해당 작업이 내년 7월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더 빨리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방되는 정상부 면적은 국방부 관할인 2만 4천917㎡에 달한다. 구는 기관 협의를 거쳐 2022년에는 장산 정상 일대를 완전히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옛 해운대역사 보존
팔각정 철거와 보존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던 부산 옛 해운대역사 부지가 문화공원으로 마침내 결정됐다. 해운대구는 지난 11월 19일 열린 부산시 도시공원위원회 회의에서 옛 해운대역사 부지(면적 4631㎡)에 대한 공원조성계획안을 상정하고 조건부 의결로 심의에 통과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구는 2006년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폐쇄된 해운대역 광장을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도시계획시설상 '문화공원'으로 결정했다. 팔각정 역사 존치 여부를 두고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상반된 입장 차이를 보이며 공원조성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팔각정을 현 위치에 보존하는 대신 철도 운행에 따른 지역 단절로 고통받은 주민들을 위해 기둥만 살려 개방감 있게 리모델링하고, 양옆 부속건물은 철거하기로 극적인 타협안을 이끌어냈고 이를 도시공원위원회에 상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