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는 과연 짜증 뿐일까?
더위가 지속됨에 따라 에어컨도 많이 켜게 되는데 에어컨의 실증인지 몸이 적응이 되어가는지 더위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가만 앉아 있으면 땀이 조금씩 날 정도의 더위인데요..
마치 찜질방에 온거 같이 포근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방안에 혼자 있을때는 에어컨을 끕니다..
좀 답답할때는 켜고요...
더위가 좋아진 것입니다..ㅋㅋ 뭐 조금더 좋아진다며 아무때나 에어컨 없이 지낼텐데....
다 생각에서 오는 차이이지 않나 싶습니다..
마음조절에 따라 몸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여러분들도 더위를 좋아해보시지요~~
요즘 갑자기 산에 가고 깊은 충동이 일어서 오늘도 함월산엘 가려고 새벽기도하는 분에게 중구청까지만 태워 달라고 해씁니다.
차를 타고 가는데 보살님이 중구청 뒤로가는 것은 등산이 아니고 산책이니 이왕이면 무룡산엘 가랍니다..
"그럴까요? 그것도 좋겠네요.."
해서 무룡산 입구인 효문 운동장엘 갔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넓찍한 길이 나를 기다랍니다..
함월산엔 이런 이정표들이 없어 헷갈렸는데 여긴 안내 표지판이 무척 잘되 있네요..
함월산은 너무 작으니 해놀만한 가치를 못느꼈나봅니다..
어디로 갈까 잠깐 고민하다가 무룡산 정상으로 가야갰다고 생각하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초입구는 매우 평탄하고 넓어 찝차가 다닐만한 정도 이고 나무숲풀이 우거져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한발짝 한발짝 걷는데 길이 참 좋네요...
사진에 보면 길이 참 좋죠?
초입구입니다..
소나무와 잡목 수풀이 많아 좋아요...
바람도 살랑살랑~~
더운 여름 같지 않습니다..
더운데도 불구하고 봄가을 승복을 다 갖춰입고 있는 모습 보이시죠?
계속 저 차림으로 갔습니다.
어떤 보살님은 체육복입고 안가냐고 물어보시지만 스님이 되가지고 체육복은 참 어색합니다...
되도록이면 승복을 벗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평평한 길을 금새 가파른 길로 바뀝니다.
아까 "함월산하고 비교가 안될까에요.. 좀 가파릅니다." 말씀하시던 보살님의 말이 생각납니다..
어제는 그렇게 가파른 곳도 아니었는데 올라갈때 몸이 무거워 힘들었는데 오늘은 신기하게 가뿐하네요.
겨우 하루 워밍업 했다고 몸이 금방 적응하나봅니다.
가파른길이 계속됩니다.
저렇게 계단도 많고요.
처음엔 가뿐했는데 점점 몸이 무거워지네요.
하지만 그만둘 만큼이 아닙니다.
한발짝 한발짝 가파른 길을 오를때의 느낌이 고통과 함께 약간의 쾌감이 느껴집니다.
몸이란 것이 안움직이고 가만히 있는거보단 사실 좀 힘들어도 몸을 쓰는 것이 더 몸이 좋아하는 것처럼
힘들지만 기분은 좋습니다.
이렇게 한발짝 한발작 오르면 정신이 바짝 듭니다.
고요히 앉아 있는거 보다 마음챙김이 훌씬 강해집니다.
자신의 내면을 보는데 딴생각은 없고 오로지 오르는 몸과 그 느낌마 주시할수 있습니다..
깨어 있는 느낌이 더 강렬한 것입니다.
고요히 있을 적엔 일부로 주의집중을 해야 정신이 차려지는데 한발한발 내딛이면 정신을 안차릴래야 안차릴 수 없습니다..
묵묵히 나 홀로 내딛다보면 마음이 더 단단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선정이라는 것은 주의집중을 말하는데 주의집중을 하면 할수록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결단력이 생기는데 바로 이런 산행을 통해 많이 길러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려운 일에 도전하고 그것을 헤쳐나가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힘들고 고된 것을 홀로 묵묵히 견디며 이겨낸 사람은 마음의 힘이 단단해집니다..
불평 불만의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앉으나 서나 수행에 전념하여야합니다.
일을 함에 묵묵히 불평불만 없이 주어진대로 남이 잘하든 못하든 관계없이 자신의 일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심지어 남의 일가지 내일처럼 여기며 일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없었던 포교당을 만들어서 불교대학을 만들고 어린이 청소년 활동을 하게 되고 봉사활동에 여러가지 기도에 그야말로 다양한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제정적으로 본사나 은사스님께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면 훨씬 덜 힘들게 해 나갈텐데..
그런지원은 전혀 없고 신도분들중에서도 설판재자가 없고 대부분 십시일반으로 기도올려주시고 보시해주시는 것으로 매달 살림을 이끌어 나가니 비록 적자는 안나지만 더 큰 불사는 이루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꿈은 큰데 그것을 뒤받침해주셔서 화합이 잘되어 일사불란 하면 좋으련만 서로가 갈등을 하고 있으니 답답할때가 많습니다.
그런 세월이 저에겐 인고의 세월이겠죠..
맨땅에서 수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갈길이 높고 멉니다.
그것들을 모두 성취하려는 꿈을 갖고 있기에 높은 산을 오르려하기에 한발작 한발짝 쉬지않고 올라야합니다.
묵묵히 오르다보면 어느덧정상이듯 우리 황룡사도 10년후 20년후엔 세계적인 사찰이 되어 있겠죠...
이렇게 고된 시간이 없다면 어찌 제가 튼튼해 지겠습니까?
산을 오르며 명상수행은 점점 깊어져 갑니다..
중간에 올라서 보니 어제 올랐던 함월산은 정말 그냥 야산입니다.. 산이라고말하기가 무색합니다.
위 사진의 약 3분의 2쯤 위쪽에 있는 산이 함월산입니다..성안동의 아파트단지이죠..
그 제일 왼쪽 고층 아파트가 있는 곳이 황룡사가 있는 것입니다..
어제는 높기만 했던 산이 오늘은 더 높은 산을 오르니 저 발밑에 있습니다.
지금 이산도 내일 더 높은 산에 오르면 아주 저 발밑에 있겠죠.
매일매일 더 높은 산에 오르려는 것은 나의 본능인가봅니다.. 참으로 생각만 해도 설레입니다.
매일 더 높은 산에 오르는거....
매일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거.. 가치있는 일에 도전하는거.....
사람으로 태어나서 저 높은 것을 오르지 않는다면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이해하고 창조하니 않는다면 그 어찌 사람이겠습니까?
어느덧 매봉재에 올랐네요..
봉우리에 정자도 지어놓고 장승도 세워 놓았네요.. 아기자기합니다...
매봉재만 오르면 무룡산 정상에 가는 것은 매우 쉽다고 생각했는데 그게아니고 한참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네요..
아래 사진처럼요..
그냥 내려갈까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와 온김에 정상까지 가자는 생각에 내려 갔다가 다시 정상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까보다는 몸이 더 무겁네요..하지만 쉬엄쉬엄 걸으니 어느덧 정상입니다.
해발 452미터....
정상엔 울산 12경이라 써져 있는데 각종 안테나 장비가 눈에 거슬리네요..
그래도 정상은 정상인지라 두보의 시가 떠오릅니다...
망악 望岳
두보 杜甫
岱宗夫如何?齊魯青未了。대종부여하 제노청미료
造化鐘神秀,陰陽割昏曉。조화종신수 음양할혼효
盪胸生層雲,決眥入歸鳥。탕흉생층운 결자입귀조
會當凌絕頂,一覽眾山小。회당릉절정 일람중산소
태산은 어떻하더냐? 제와 노에 그 푸르름이 끝없이 이어지고,
조물주의 신령함을 여기 다 모아, 어두움과 밝음이 밤과 새벽을 갈라놓았네.
층층히 쌓인 구름 가슴을 설레이며, 두 눈을 부릅뜨면 가는 새들 들어온다.
언젠가 반드시 정상에 올라, 뭇산들의 자그마함 굽어보리라.
정상에서는 올라온길로 내려가는 것은 재미 없으니 능선을 따라 걷다가 내려가는 길인거 같아 내려 갔습니다..
한참을 내려가니 공사를 하더라구요..
철로 골조를 만들고 계단을 만드는데 보기가 흉합니다.
여기까지 올라와서 이런 구조물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텐데...그 돈을 좀더 효과적인 곳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이곳에 서 조금 내려오니 시멘트길이 나오더라구요...이정표를 보니 별로 화살표쪽으론 가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길을 찾아 간다는 것이 길을 잘못 들어서 생고생을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동물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가다가보니 절벽비슷한 곳에 이르기도하고 앞에 숩이 우거져 전진 할수 없는 상황이 되고
거미줄은 얼마나 많은지...
날파리들이 얼마나 많은지...
길을 잃으니 약간 흥분하게 되고 게다가 아침까지 안먹어 몸에 힘이 하나 없고,.
왔던길로 되돌아가면 길을 찾을수 있을텐데...함들어서 그러긴 싫고.
옆으로 옆으로 가다가 묘지를 발견하고는 그자리서 누웠습니다...
묘지가 있다는 것은 길이 있다는 말입니다.. 휴...
누워서 눈을 감고 가만히 자신을 봅니다..
날씨는 덥고 몸도 역시 매우 열이 나있고 땀이 뒤범벅이 되있고 심장은 빠르게 쿵쾅쿵쾅..
심신을 안정시키며 가만히 자신을 들여다봅니다..
더위로 인한 답답함과 짜증이 집요하게 따라가 봅니다..
심장박동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답답함과 짜증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갑니다.
눈을 감고 자신의 내면을 지켜보는 상태에서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몸으로써 그것을 풀려하고 그 답답함에 괴로워 할 것입니다.
하지만 명상수행은 제에게 아주 빠르게 안정을 찾아줍니다..
잠시 쉬었다가 아주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물이 쫄쫄 흐르는 곳이 나오자 얼른 마셨습니다.
아까부터 목이 많이 말랐거든요..
계속 내려가니 아기자기한 계곡이 나옵니다..
참 이쁘고 물도 맑습니다..
순도 싯고 세수도하고...목욕도 하고 싶지만 누군가 내려올꺼 같아 참고...
너무 이쁜 계곡이네요...
한참을 내려오니 송정저수지네요..
송정저수지라는 처음 들어봤습니다.
매우 아름다운 저수지네요...
이곳으로 산책 나와도 좋겠습니다...아침에 태워주셨던 분께 이곳에 오시라하니 먼저 도탁하셨네요.,
보살님이 콜라에 우요유, 물을 사오셔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히말라야 등반이하루 매우 목이 마를땐 콜라를 찾게 되더군요..
차의 시계를 보니 10시네요..
3시간 넘게 등산을 하였군요...
다리는 좀 아팠지만 참 의미 있는 등산이었습니다..../
첫댓글 스님, 더운 날씨에 수고하셨네요.
스님의 글을 읽으며 제가 무룡산에 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산은 아무리 찾아도 질리지 않습니다.
부처님 법처럼 말이예요.
저도 지금 인생의 가장 힘든 오르막에 서 있지만
언젠가 위에서 평온히 지나온 길을 추억할 날이 오겠죠.
스님의 글은 매일 매일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맹추위보다는 맹더위가 좋아요~~저는!!
추위엔 맥을 못 추거든요~~중년이 되니까 글네여~~ㅋ
가는 여름이 아쉽습니다^^
ㅋㅋㅋ스님! 어쩐지 그러셨을거 같았어요. 근데 저도 나중에(더위가시고 나면)송정저수지는 한번 가봐야 되겠네요
스님 덕분에 그런 좋은곳이 있는줄도 알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