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일기_2383
남편이 부산역까지 데려다 주더군요. 울산역에서는 경숙이가 타 나란히 앉아 서울역까지 왔지요. 숙소에 짐을 맡겨놓고 나오니 광통교가 바로 앞에 있습니다. 청계천 주변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숙소가 청계천 가까이 있으니 자연스레 걷게 됩니다.
반차를 내고 달려온 정미와 함께 셋이서 창덕궁으로 갔지요.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창덕궁 후원 투어 예약시간에 여유가 있어 노무현시민센터에 가서 커피도 한잔 하였습니다.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창덕궁 후원을 둘러보았습니다. 아직 새잎이 나지 않은 나무들이 대부분이라 좀 아쉽긴 했지만, 나목의 몸피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숲도 아름다웠습니다. 비원을 둘러본 후엔 경숙이 아들이 일하고 있는 합정동 #곰식당 에 갔었지요. 일등항해사로 군 복무 대신 5년간 배를 탔던 경숙이 아들은 5년 기한을 채운 후에는 선박회사를 그만 두고 자신의 사수였던 이와 함께 식당을 열었다더군요. 알리지도 않고 우리가 찾아갔더니 얼마나 놀라든지. 서빙하는 듬직한 청년들도 함께 배를 타고 전역한 이들이라더군요.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들도 많더라고요. 아들이 서울에서 장사를 시작했다고 잘 해낼지 늘 걱정하고 있던 경숙이 마음이 놓였을것 같아 좋았어요. 사장인 사수와 그 어머니가 와서 인사하고 서빙하는 청년들도 후배라며 번갈아 와서 인사하고 하니 경숙이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거친 바다에서 5년간 생활했던 이들이 온갖 어려움을 견뎌냈던 내공이 있을테니 걱정할 일 없어 보였습니다.
홍대 가까이 왔으니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곳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그저 마음으로 추모의 마음을 보냈습니다. 야간 조명이 들어온 청계천을 한참 걷다가 돌아와 숙소 루프탑에서 맥주를 한 잔 하는 것으로 하루 일정을 마쳤네요. 너무 무리하지 않고 여유롭게 다니자 합니다. 오늘 일정도 기대되는군요.
트리플룸에서 함께 자고 먼저 일어나 명상부터 합니다.
오늘도 무탈하게, 즐거운 여행이 되겠지요.
허리를 쭉 펴고 앉아 활짝 미소짓습니다.
마음이 하늘처럼 커졌다 여깁니다.
천천히 숨을 내쉬고 또 내어쉽니다.
빛의성자님들과 함께 온 우주만물과 벗님들께,
축복을 전합니다. 고난에 처한 이들 모두가 그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위로 하늘성자와 옆으로 주변존재와 한몸이라 생각하면 내 기운 지구처럼 커진다》
사진은 어제 갔던 창덕궁에서 찍었습니다. 3월부터 개방되었다는 옥류천까지 둘러볼 수 있어 기뻤어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