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아침 편지-2444
범망계본205
동봉
마흔여덟 가지 경구계/29
일부러 삿된 사업을 짓지 말라1
출가수행 하는이는 삿된생활 하지말라
옳지않은 마음으로 이양만을 추구하여
남성이나 여성이나 성을팔지 말것이요
몸소나서 밥을짓고 요리하지 말지니라
맷돌갈고 방아찧고 관상보고 점치거나
길하거니 흉하거니 꿈풀이를 한다거나
자궁속의 아들딸을 미리예언 한다거나
주술외고 부적그려 현혹하지 말지니라
요상스런 마술로서 사람들을 속이거나
매를조련 시키거나 독약들을 연구하여
독사로써 만든독약 금과은을 섞은독약
독충들을 이용하여 고독실험 하지말라
자비로운 마음없고 효순하는 마음없이
이와같은 사업들을 손수해선 아니되니
만에하나 출가자로 이런일을 하는이는
보살계를 받았으나 경구죄를 범함이라
第29 不作邪命戒
若佛子 以惡心故 爲利養 販賣男女色 自手作食 自磨自舂 占相男女 解夢吉凶 是男是女 呪術工巧 調鷹方法 和合百種毒藥 千種毒藥 蛇毒 生金銀毒 蠱 毒 都無慈愍心 無孝順心 若故作者 犯 輕垢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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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에는 어떤 뜻이 담겼을까요
숨으로 명을 이어감입니다
살아 있는 목숨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 있기에 목숨이라 합니다
불교의 뿌리根요 줄기幹인
여덟八 가지 바른正 길道에는
정명正命이 깃들어 있습니다
이를 직역하면 '바른 목숨'이나
보통은 '바른 생활'로 번역합니다
목숨 명命 자는 생활입니다
'명命' 자 앞에 '정正'이 앉으면
정명正命 곧 바른 생활이 되고
삿될 사邪 자가 올라앉으면
사명邪命 곧 삿된 생활이 됩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들 얘기하나
이는 오직 재가자에 속할 뿐이고
출가자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이들은 걸식이 생활화되어
음식과 요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스리랑카, 미얀마, 타일랜드와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
남방으로 전해온 초기 불교는
부처님 당시 생활을 이어오기에
탁발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손수 밥을 짓지 않으며
몸소 요리를 하지 않지요
당연히 국도 끓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보살계에서 말씀하는
이 계목은 뜻을 완전히 달리합니다
범망경이, 그리고 보살계본이
중앙아시아 문화를 거치고
중국인의 삶을 거치면서
필요에 의해 변형되었습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처럼
추운 지방에서는 탁발보다
몸소 농사를 짓고 밥을 지으며
반찬을 손수 만들어 먹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살계본은
일부 수정하지 않은 채 넘어왔지요
많은 불교학자들은 범망경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이라 합니다
이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나 100% 중국산은 아니지요
부처님 가르침이 중심이고
북방의 중국 문화가 스며들면서
일부는 부처님 말씀 그대로고
일부는 약간 변형이 된 것입니다
삶과 문화는 반드시 변합니다
이것이 곧 '제행무상'이지요
음식을 손수 만들어 먹기 위해서는
맷돌에 곡물을 갈아야 했으며
방아나 절구에 찧어야 했습니다
몸이 아프면 민간요법을 쓰고
간단한 비상약을 준비했으며
때로는 식중독을 대비하여
해독재를 개발해야 했습니다
그런 일들은 재가자가 할 일이고
출가자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지만
깊은 산사에서는 셀프가 필요했지요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려면
맷돌을 돌리고 방아를 찧습니다
그때 미생물들이 죽게 되지요
때로 불을 지펴야 하고
때로 낫을 들어 풀을 베고
톱, 도끼로 나무를 자르고 패며
삽과 괭이와 호미로 땅을 파다 보면
벌레가 죽임을 당할 수 있습니다
살충제나 해독제를 만들 때도
실험을 통해 독충이 죽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도 출가 수행자는
이러한 일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보살계본이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승 불교를 지향하는 범망경에서
생명을 건드려 죄를 짓는 일은
재가자在家者에게 맡기고
출가자는 밥도 국도 요리도
불을 피우고 물을 끓여야 하기에
아예 하지 말라는 것 아닙니까
어찌 보면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뜻한 지역 남방 불교권도 아니고
살을 에는 듯한 추운 북방권에서
게다가 우리 한반도 위치는
중위도中緯度에 걸쳐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한겨울 추위는 심한 편입니다
으레 탁발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덕분에 불교가 부지런해졌습니다
아무튼 이런 모순을 극복하는 길을
범망경 보살계본은 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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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쑥갓꽃이 참 순수하네요/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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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2021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