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메세지] ---------------------
국내 프로야구 중계권을 갖고 있는 한국방송공사(KBS)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칫하다가는 올 시즌 계약금인 77억원의 2배에 해당하는 150억원이 넘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 수도 있게 됐다.
KBS가 궁지에 몰리게 된 데는 올 시즌 프로야구 중계 횟수의 최소선을 채우지 못해서다. 당초 KBS는 문화방송(MBC)을 배제한 채 KBO와 지난해부터 4년간 독점 중계계약을 하면서 서울방송(SBS)과 공동으로 해마다 공중파로만 30회 이상 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하기로 했다.
계약금은 첫해 70억원을 시작으로 협의를 거쳐 해마다 인상하는 조건이다. 올해는 10% 인상된 77억원으로 결정했다. 만약 계약내용을 위반할 경우 해당 시즌 계약금의 2배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물기로 했다.
그러나 올 시즌 폭발적인 월드컵 열기와 낮은 시청률 탓에 프로야구 중계가 계속 뒷전으로 밀렸다. 지난달 말 현재 KBS는 SBS와 함께 각각 세 차례밖에 중계하지 못했다. 양 방송사가 나란히 시즌 초에 세 차례 중계했으니 경기당 13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중계료로 지출한 셈이다.
경기당 중계료로 따지면 사상 최고의 돈이 나간 것이다.
여기다 최근 KBO가 공문을 통해 계약 불이행을 강력히 경고하며 거액의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에 화들짝 놀란 KBS는 계약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보조를 맞춰야 할 SBS도 마찬가지.
공영방송사인 KBS의 속사정은 더 복잡하다. 다가올 국회의 국정감사에서도 ‘문제 계약’으로 지적받을 공산이 크다. 예전 KBS는 사극 한 편당 3억원의 돈을 지출했다가 국회의원들에게 혼쭐이 난 적이 있다.
‘용의 눈물’ 때는 사극에 등장하는 말의 마릿수까지 꼼꼼이 지적당했던 기억이 새롭다. 사극에 나오는 말의 출연료가 워낙 비싸서 생긴 일이었다.
이 때문에 KBS는 황금시간대를 피해 시청률이 낮은 낮시간대에 중계 일정을 편성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KBO에 경기 시간을 중계가 용이한 낮시간대로 옮겨줄 것을 청탁(?)하거나 더블헤더의 제1경기를 편성하는 등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