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녹취록이 불러올 새누리당 대선의 변화
- 대통령과 친박, 비박 김무성 모두가 동의하는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 반기문 대통령 + 비박 총리의 가능성은?
- 만년 3위로 굳어지는 안철수의 위기
2016. 7. 20
대통령은 자신의 입장에서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집권 초 2013년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북한을 굴복시키면서 지지율 60%라는 상종가를 쳤던 대통령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14년 세월호 참사와 2015년 메르스로 대통령의 국정은 홍역을 치렀고,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2014년부터 친박이 선거마다 패배하면서 정의화 국회의장, 김무성 당대표, 유승민 원내대표와 계속 갈등을 빚었습니다.
그리고 임기 후반기에 레임덕을 막고 안정적인 당의 지지를 받으려던 대통령의 전략은 오히려 총선 참패와 더불어 친박의 몰락을 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믿었던 친박은 경북 성주의 사드배치라는 정부의 결정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며, 친박 핵심이라던 윤상현, 최경환, 현기환의 녹취록 공개는 대통령의 친위세력인 친박의 정당성과 명분마저 상실하도록 만들어버렸습니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후폭풍 속에서 박근혜 자신의 힘으로 만들었던 120여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중 절반이,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신이 아닌 이명박을 지지했던 배신을 경험한 대통령으로서 이제 친박이 대통령이 아닌 자신들의 생존을 위하여 등을 돌릴 것이라는 사실을 대통령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대통령으로서 친박 당대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또한 한선교나 이주영, 이정현과 같은 친박이 당대표가 된다고 하여도 집권 초기와 같은 절대적 충성은 기대할 수가 없으며, 이들이 정치력을 발휘하여 이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비박을 친박으로 만드는 것을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원하던 반기문을 새누리당의 합의 추대로 대통령 후보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김무성이 대선도전에 시동을 건 상황에서 반기문은 당내 경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또한 몰락한 친박을 등에 업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면, 반기문은 그의 별명처럼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지 않기 위하여 대선도전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현재 친박 내에 대통령 후보가 존재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번 윤상현의 녹취록 공개는 친박 중 상당수가 김무성에게 붙거나, 이른바 주박야무(晝朴夜武/낮에는 친박 밤에는 친무(친김무성))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이미 재작년 전당대회에서 친박 김을동이 했던 행동입니다. 그 이유는 친박이 세력과 힘을 잃는다면, 현재 새누리당 역학구조를 볼때 김무성의 파워가 가장 크기 때문입니다.
이제 대통령 입장에서 그나마 남은 임기를 끌고 가려면, 좋든 싫든 자신이 그토록 구박을 하던 김무성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서 대통령과 친박, 그리고 김무성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개헌입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대로 김무성은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개헌론자입니다. 그리고 이제 퇴임을 하는 대통령 입장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후임대통령 보다 권력이 약화된 대통령을 원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현행 국회선진화법 아래에서 대통령이 퇴임을 하더라도 30명의 친박 의원들의 충성을 받는다면 내각제를 통하여 국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습니다. 친박 역시 비박 총리를 조건으로 대통령 반기문을 만드는 것이 결국 자신들의 영향력과 기득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게다가 개헌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은 높으며 정세균 국회의장까지 개헌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우윤근 국회사무총장 역시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찬성론자입니다. 특히 더민주의 김종인 대표나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모두 내각제 찬성론자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국민 다수는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보다 대통령의 권력이 분산된 것을 전제로 하는 4년 중임제를 찬성하며, 또한 문재인 역시 4년 중임제를 찬성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을 하면,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자신들의 기득권과 권력이 커지는 내각제에 대하여 찬성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누리당 친박은 현행 헌법에서 반기문 대통령이나 이원집정부제에서 반기문 대통령+친박 최경환 총리 카드를 선호했지만, 이제 새누리당의 역학 구조를 볼 때 이 모두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이제 친박은 반기문 대통령+김무성 총리 카드라도 받아야 할 입장입니다. 개헌의 내용에 따라 총리를 국회에서 결정한다면, 반기문 대통령+유승민 총리 카드로 대선을 승리한 후, 김무성에게 총리의 기회를 보장하면서 김무성의 양보를 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반기문 대통령+유승민 총리 카드입니다. 그것은 충청+TK라는 지역적 연대를 넘어서 보수와 중도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기에 충분한 파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유승민은 이번 사드정국에서 사드배치에 경북이 수용해야 한다면서 다른 TK의원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었고, 이것은 사드배치에 찬성 여론이 더 높은 상황에서 유승민이 지역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가를 위한 정치를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만들었습니다.
리얼미터의 최근 여론조사는 안철수의 지지율이 0.5% 상승한 결과를 보였지만, 알앤서치의 조사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모두 추락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특히 알앤서치에서 안철수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10% 이하인 8%대로 추락을 했습니다.
이것은 김수민 리베이트 문제로 지지율의 대폭 하락을 보였던 안철수와 국민의당이 사드 강력반대 카드를 꺼냈지만, 이것이 오히려 지지율을 하락시키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호남에서 이미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문재인과 더민주에 비하여 열세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사드배치 반대카드가 안철수와 국민의당 지지층이었던 호남의 50-60대의 지지를 잃어버리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며, 또한 사드반대 카드가 지지율을 견인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년 3위로 굳어진다면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내년 대선에서 결국 야권 후보 단일화의 압박을 받으면서,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분열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약수거사
(若水居士의 世上談論 http://blog.daum.net/geosa36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