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밤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2024 미국프로야구(MLB) 올스타전 홈런 더비를 앞두고 국가 제창이 시작됐다. 초대된 가수는 잉그리드 안드레스(33). 관중석을 가득 메운 이들, 텔레비전 중계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화들짝 놀랐다. 초반부터 불안한 음정, 시쳇말로 '삑사리'가 났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일부 관중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3루수 알렉 봄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비쳤다. '역대급 국가 제창 참사'란 지적이 잇따랐다.
안드레스는 다음날 인스타그램에 솔직히 잘못을 인정했다. "나는 여러분 모두를 속이지 않을 거다. 어제 밤 술을 마셨다." 그녀는 이어 "오늘 내가 필요로 하는 도움을 얻기 위해 시설 입소를 체크하고 있다. 어제밤은 내가 아니었다. 그런 연주를 들려주다니 MLB와 모든 팬들,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이 나라에 사과드린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어떻게 내 재활이 진행되는지 알게 해드릴 거다. 난 굉장히 재미있다고 들었다. xo, 잉그리드"라고 적었다.
네 차례나 그래미상 후보로 지명된 싱어송라이터 안드레스는 자신의 작품 'More Hearts Than Mine'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샘 헌트와 협업한 'Wishful Drinking'으로도 유명하다.
안드레스의 다음 무대는 다음달 3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바실리카 블록 파티와 다음날 메릴랜드주 오션시티의 컨트리 콜링 음악축제다. 이 소식을 다음날 전한 abc 뉴스 굿모닝 아메리카(GMA)는 안드레스의 홍보 담당자 코멘트를 얻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1년생 젊은 가수의 실수를 조롱하는 데 그쳐선 안 될 것이다. 물론 그의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지금은 어쩌면 실수를 너그러이 포용하고, 그의 재활 치료를 응원함으로써 다른 젊은이들도 잘못을 바로잡고 새로운 도전의 자세를 가다듬게 하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한편 간간이 메이저리그 올스타 게임 국가 제창은 논란을 일으켜 왔다. 2016년 더 태너스 멤버인 레미지오 페레이라가 캐나다 국가 가사 대신 정치적 발언을 섞어 불러 논란이 됐다. 개사한 가사 중에 '블랙 라이브스 매터' 대신 '올 라이브스 매터'를 언급해 끝내 그룹에서 탈퇴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