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월산(秋月山) 산행기
■ 날짜 : 2012년 1월 29일(일요일)
■ 날씨 : 맑음
■산행길:천치재▶삼신산(390m)▶가인연수원▶심적산(깃대봉704.3m)무능기▶재수리봉(723m)▶추월산(731.2m)▶보리암▶추월산 공원관리 사무소
■ 산행거리 : 약 11km
■ 산행속도 : 보통
■ 산행시간 : 6시간20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함께 한 사람 : 직장동료 2명과 함께
■ 구간별 산행시간 : 천치재(10:20)▶삼신산(10:40)▶가인연수원(11:50)▶심적산(12:43)▶무능기재(13:44분출발)▶수리봉(14:13)▶추월산(14:58)▶보리암 정상(15:32)▶추월산 관리사무소(16:40)
2012년 1월 직장 정기산행을 추월산으로 정하고 회원을 모집했으나 고작 3명입니다.
산행의 재미가 참가인원에 비례되는 것은 아니기에 3명이면 어떻고, 많으면 어떻습니까?
그저 망태기 하나씩 동여매고 산을 오르면 되지요.
담양 추월산!
고추장의 고장 전북 순창군과 죽세품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군을 경계로 하는 추월산(秋月山)은 가을이면 보름달에 닿을 것 같이 산이 드높다하여 유래된 이름이라 하며, 나의 처녀 산행지입니다.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천왕봉만 하얀 눈으로 덮여있고 웅석봉은 한 점의 눈도 없이 속살을 내 놓고 있으니, 올해 서부경남의 겨울은 겨울의 묘미를 찾아 나서는 나로선 아쉬울 따름입니다.
아직 제대로 된 겨울산을 작년 연말과 올해는 구경도 못했으니 이러다가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발 목적지인 추월산은 눈이 많고, 눈보라가 귓전을 때리는 날씨 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보지만 목적지에 이르도록 많은 눈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고, 바람도 잔잔하기만 합니다.
2시간여를 달려 호남정맥길 중 산객들이 구간을 나누는 길목인 천치재에 당도를 합니다.
오늘은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얇은 눈길을 처음으로 지나간다는 희열에 모든 아쉬움을 달래 가면서 추월산으로 깊게 빠져 듭니다.
9정맥 중 호남정맥의 일부인 천치재 입니다.
보통 추월산을 오르기 위해선 제 1등산로와 제 4등산로를 이용한 원점산행코스를 대부분 이용하지만 전 추월산의 주능선 조망을 위해 일부러 이 곳을 들머리로 잡았습니다.
에구머니나....
이것 가지고서야 어디 겨울산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스패츠와 아이젠은 오늘 망태기 안에서 잠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마에 땀도 맺히기 전에 삼신산에 올랐습니다.그저 이 삼신산의 표시기를 매달아 놓은 참산꾼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차로 달릴 때는 아무 것도 아니었는데 암봉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로는 완벽한 U자 도로입니다. 사진상 끝나는 부분이 철발점인 천치재이지요.
다가가야 할 수리봉과 추월산 주능선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약간의 가스로 인해 조망이 시원치 않아 아쉽습니다.
사진상 담양호에 한반도의 모습이 잡혔습니다. 일부러 그런 구도를 잡은 것은 아니었는데.....
날씨가 좋았으면 내장산도 보여야 하고 무등산도 보여야 하는데.....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세찬 눈보라가 휘몰아 치는 것도 아니고...그저 그런 날씨에 애만 태웁니다.
이 곳에 이런 연수원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가인 연수원은 법원직원들의 연수원 이더군요. 이 곳은 그런대로 하얀 백설을 구경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저도 한달에 약 5번 정도는 직장 관계상 법원에 가게 되는 관계로 법원이라는 명칭이 낮설지 않습니다. 꼭 이웃집 같기도 하고....
푸른 소나무 위에서 태극기와 법원기가 나란히 바람에 나부낍니다. 태극기 뒷 봉우리가 북추월산이라고 하는군요.
내려 왔으니 다시 올라야 하지요. 그래서 산이라 하는가 봅니다.
문어발 모양의 고드름입니다. 한입 깨물고 된비알을 오릅니다.
가인 연수원은 제 생각에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명당에 집을 지을려고 하고, 죽어서도 명당에 묻힐려고 하지요. 난 어떻게 할련지요? 집은 그냥 아파트에 사니 명당자리인지 모르겠고, 죽어서는 그냥 한 줌의 재로 태어나 강이나 산에 뿌려지길 원하는데 잘 될련지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오다보니 추월산도 3km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조금 싱겁기도 하고.....
우리나라 산의 지명중에 백운산 다음으로 아마 깃대봉이 아닐까? 합니다만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나온 길은 항상 아쉽지요. 다시 오기란 쉽지 않으니까요. 아마 내가 직장을 제대하고 홀로 호남정맥을 하는 날 다시 만나겠지요.
내가 사는 진주 진양호엔 규모나 경치에는 비견 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담양호의 호수도 그려 본답니다.
이름모를 묘지는 하얀 꼬깔모자를 썼습니다. 참으로 행복해 보입니다. 망인께서 추운지는 모르겠지만.....
세월이 다한 나무치고는 제법 폼을 잡았습니다.
추월산 정상입니다. 밀재쪽은 호남정맥 길이지요. 오늘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보리암으로 내려서야 합니다. 도립공원치고 아마 정상석이 없는 산은 추원산이 아닐까? 합니다. 담양군과 순창군의 경계지점이다 보니 서로 눈치만 보다가 정상석 세우는 것을 서로에게 미루는 것은 아닌지요?
담양군수님. 순창군수님에게 불초소생 아뢰옵니다.
꼭 추월산에 맞는 추월산 정상석 하나 세워 졌으면 합니다. 그래야 자연에게 복 많이 받지요.
직장동료이지요. 아직 산에 대해 세기는 부족하지만 열정과 체력은 대단하지요. 이제 나랑 자주 산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사진 찍을 때 눈 감으면 복이 온다는 속설에 그만.....
마라톤과 등산과 기체조에 일가견이 있는 동료랍니다. 한가지 약점이 하산주를 많이 마시지 못하는 약점이 있지요. 난 하산주 엄청 많이 마시는데 그게 장점인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난 항상 요모양 요꼴로 살랍니다.
추월산의 주능들. 멀리 가인 연수원도 보이고......
추얼산 정상에서 바라본 담양호.
어떤 이는 무조건 댐 건설을 반대하지만 댐은 있어야 하지요. 식수도 만들어야 하고, 공업용수도 만들어야 하고, 농업 용수도 만들어야 하고, 홍수도 막아야 하고,..... 다만 무분별한 댐 건설은 아니 되겠지요. 또한 반대를 위한 반대도 아니 되겠지요.
인적없고. 불경소리 없고, 향 냄새도 없는 보리암엔 처량함만 맴돌고....덩그로이 놓인 무쇠솥도 애초로워 보이고..... 겨울이라 절도 추위를 타는가 봅니다.
보리암엔 대나무 담장이 옛날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역시 블럭 담보단 백배 좋지요
좌측은 내림이고 우측은 오름이니 싸우지 말고 잘 다니라고 가운데 나무는 가르쳐 줍니다.
흘러 내리는 물도 잠시 멈추고 쉬고 있습니다. 조만간 날씨 풀리면 담양호로 흘러 가야지요.
이 곳 담양호에서 오늘의 산행을 접었습니다. 다시 내가 사는 고향으로 돌아 와야지요. 또 다시 돈도 벌어야 되고, 농사도 지어야 되고, 남편과 아이의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일을 해야지요.
첫댓글 조용한 산사에서 듣는 독경소리 같은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같이하는 동료들이 있어 심심하지는 않았을테지요.
수고하셨습니다.
오래두면 상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오래 숙성시키면 맛난음식이 있죠
언제나 잘 숙성된 맛갈스런 산행기 입니다.
사람의 情을 풍기는 그런 글과 산행기 신년부터 정을 느끼게 하네요
감사하며 잘익은 남도의 젓갈 같은글 보고 갑니다.
ㅎㅎ 선배님 산행기 잘 보고 가니다.. 운제 한번 동행해야 되는데.... ^^ 연락드릴께요
아직 가보지 못한 추월산인데 잘 정리된 산행기로 구경 잘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