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자백합(晩開紫百合)
옥상정원자백합屋上庭園紫百合
만개만발진동향晩開滿發震動香
황백백합개낙화黃白百合皆落花
칠월초순함미소七月初旬含微笑
거년조개황백화去年早開黃白花
하고금년만개의何故今年晩開意
부지세거토리면不知歲去土裏眠
이소절지임중부爾笑節知霖中否
<和翁>
옥상 뜨락에 붉은 백합꽃이
늦게사 만발하여 향기가 진동을 하네.
황백 백합꽃 다 떨어져 지고 나니
칠월 초순에 미소를 머금고 있구나!
지난해는 황백 백합꽃 보다 일찍 피더니
금년에는 무슨 까닭에 늦게도 피었는가?
세월이 간 줄도 모르고 땅속에서 잠이 들었나?
네가 미소 짓고 있는 계절이 장마중인 것을 아는가?
올해는 적 백합꽃이 근 20일 늦게 피었다. 작년에는 6월중순부터 제일 먼저 피었는데 올해는 노란 백합꽃과 새하얀 백합꽃이 20일 먼저 피었다. 천지 조화옹의 조화를 예측할 수가 없다. 백합꽃은 색깔별로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다. 향기는 같은데 보는 느낌이 다르다. 화옹 나만의 느낌일까? 모르겠다. 색으로 보면 자색 빨간색이 먼저 피어야 하는데, 하양 백합꽃이 제일 먼저 피고 그다음이 노란색 백합꽃이 피었다. 자색은 근 한 달 늦게 피었다. 황백 백합꽃이 다 떨어져 지고 나니, 백합꽃 큰 줄기 틈새로 꽃봉오리를 빼꼼히 내다보고 미소를 짓고 있다. 이제 수국도 다 지고 예쁘게 피던 다리아 꽃도 거의 다 져서 옥상 뜨락에는 붉은 백합꽃이 유일하게 미소를 머금고 짙은 향기를 토해내고 있다. 장마철이라 향기는 조금 덜 나지만 곁에 가 서 있으면 바람 풍향 따라 향기가 코끝에 와 닿다가 사라진다. 장마비를 맞다 보니 막 핀 붉은 백합꽃이 벌써 뜨락 바닥에 떨어져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 눈앞에서 무언(無言) 설법(說法)을 하고 있다. 법문주제(法門主題)는 조락(早落) 적백합화(赤百合花) 일찍 떨어지는 붉은 백합꽃. 꽃잎을 주어서 향기를 맡아보니, 떨어져도 꽃의 향기는 여전하다. 얼벗님들! 장마철이라 습도가 많습니다. 폭염 습도가 많은 계절에는 음식물이 부패하기 쉬운 계절인 만큼 식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하게 유념해야 합니다. 건강 무탈들 하십시오. 적백합꽃 단상입니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