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도 슬로길, 11개 코스, 17개 길로 짜인 섬= 전체 길이는 42.195km
배에서 내리자마자 해안·돌담·논길 줄줄이 이어진다”… 11개 코스, 17개 길로 짜인 섬
바다와 돌담, 구들장논까지 코스마다 풍경이 갈리는 청산도에서 걷는 시간과 취향에 맞는 길을 고르는 법을 짚습니다.
홍민정 기자
청산도 슬로길, 11개 코스, 17개 길로 짜인 섬 구간별 소요 시간과 풍경 비교
청산도 풍경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봄이면 유채꽃이 섬 전체를 노랗게 덮고, 가을이면 단풍이 돌담 길 위로 번져 오는 곳이 있다. 섬을 도는 길은 한꺼번에 다 걷기에는 지나치게 길어서, 어떤 길을 고르느냐가 하루의 만족도를 먼저 좌우한다.
전남광주 완도군 청산면 앞바다의 청산도는 한 번 배를 타고 들어가면 해안과 마을, 논을 가로지르는 길이 이어지는 섬이다. 바다 풍경을 원하는지, 마을과 농경지의 결을 보고 싶은지에 따라 골라야 할 구간이 달라진다.
걷는 시간부터 이동 조건까지 순서대로 짚어 보면 일정이 훨씬 가벼워진다.
11코스 42.195km, 코스마다 다른 풍경
청산도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청산도 슬로길은 11코스, 17개 길로 짜여 있고 전체 길이는 42.195km에 이른다. 2010년에 이 구간 전체가 조성됐으며, 해안길과 돌담길, 논길, 마을길이 코스마다 다른 얼굴로 이어진다.
하루에 전부를 걷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규모여서, 한두 개 코스를 골라 천천히 걷는 방식이 맞는다. 풍경의 성격이 코스마다 갈리는 만큼, 어떤 장면을 보고 싶은지가 선택의 출발선이 된다.
5코스와 6코스, 거리는 비슷해도 걷는 시간은 다르다
구들장논 / 사진=완도군 문화관광
두 코스의 거리는 비슷하지만 안내 기준 소요 시간은 크게 차이 난다. 범바위길에서 용길까지 이어지는 5코스는 5.54km이며 약 125분이 걸린다.
구들장길에서 다랭이길로 나아가는 6코스는 5.11km로 약 82분이면 걷는다. 거리는 거의 같은데 시간은 40분 넘게 벌어지므로, 반나절 일정이라면 6코스가 부담이 적다.
반대로 시간 여유가 넉넉하다면 5코스에서 길게 머물며 걸을 수 있다. 5코스는 범바위와 만나기 때문에 걸음이 느려지는 구간이 생기는 편이다.
범바위와 구들장논, 눈길이 머무는 지점
범바위 조망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5코스에서 만나는 범바위는 호랑이 머리를 닮았다는 데서 이름이 붙은 조망점이다. 반면 6코스가 지나는 구들장논은 바닥에 돌을 구들처럼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만든 청산도 고유의 농업 경관이다.
상서 명품마을에서는 이런 구들장논과 함께 등록문화재인 옛 담장이 보존돼 있고, 긴꼬리투구새우도 서식한다. 탁 트인 전망을 원한다면 범바위 쪽이, 사람이 살아온 흔적과 생태를 보고 싶다면 상서마을 쪽이 어울린다.
이런 보전 가치가 인정되어 청산도는 2024년 한국 관광의 별에서 친환경 관광콘텐츠 부문에 선정됐다.
완도항에서 배로 50분, 운항 일정은 변동 가능
청산도 여객선 / 사진=완도군 문화관광
청산도는 전남 완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이며, 완도항에서 약 50분이 걸린다. 10월 16일부터 이듬해 3월 16일까지 청산발 완도행과 완도발 청산행 여객선은 하루 6회 운항한다. 3월 17일부터도 같은 6회 운항이다.
10월 현재 시점의 안내이지만, 선박 운항 시간은 여객과 차량 수송량, 기상 상황, 선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출발 전에 문의하는 편이 안전하며, 완도항 여객선 문의는 061-552-9385, 청산농협 선박 운항 안내는 061-552-9388로 연결된다.
청산도 단풍 / 사진=완도군 문화관광
슬로길은 걷는 거리보다 걷는 방식이 일정의 질을 정한다. 82분짜리 6코스로 가볍게 시작해 보고, 마음에 들면 125분이 걸리는 5코스로 넓혀 보는 식도 가능하다.
풍경의 결이 코스마다 다르므로 한 번에 몰아 걷기보다 방문 때마다 다른 길을 고르는 편이 섬을 더 오래 즐기는 방법이다. 배 시간만 미리 확인해 두면 남는 건 걷는 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