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넘어진 권영진 후보 그리고 밀쳐진 장애인과 가족의 삶
2018년 5월의 마지막 날, 뉴스에서도 SNS에서도 이슈가 되었습니다. 바로 대구시장 후보인 자유한국당 권영진 후보가 한 여성에게 밀쳐져 넘어졌고, 전치3주의 부상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큰 이슈가 되었고, 권후보의 선거캠프에서는 선거테러라는 이름으로 입장을 발표하며 경찰 측에 수사를 촉구했다고 합니다.
이번 사건은 권영진 후보에게도 그리고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장애인당사자와 그 가족들 모두에게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우선 전치3주의 부상을 입으신 권영진후보께 유감의 마음을 표합니다. 벌어져선 안 될 일이 생겨 정말 안타깝습니다. 권영진 후보가 만났던 단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단체회원이기도 합니다. 그 어떤 지역보다도 장애인 차별을 만들어내는 구조에 맞서 싸우고,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여러기반을 만들어 온 단체들이며 활동가들입니다. 누구보다도 권영진후보는 더 잘 아실 것입니다. 대구지역의 장애인자립생활을 위해 오랜 시간 진심을 다해 활동해 온 활동가님들에게도 갑작스런 일에 많이 놀라셨을텐데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
권후보 캠프 측에서는 권후보를 반대하는 진보성향의 장애인단체회원으로 추정되는 신원불상의 사람들이 후보자를 밀어 넘어뜨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재 확보된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권후보 앞으로 오는 여성이 권후보를 밀어넘어뜨렸다고 보기에는 너무나 과한 해석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분들은 신원불상의 사람들이 아닌, 420대구장애인차별공동투쟁단임을 밝히며 권후보가 발언을 할 때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해달라.`며,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와중 발생한 일이었습니다. 권후보가 그 과정에서 넘어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편, 권후보측의 지지자 및 수행원들은 장애인단체의 앰프를 파손하거나 병신·육갑 등의 비하발언과 함께 위협행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또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6월 1일, 권영진 후보는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선거테러라고 표현한 부분은 너무 과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권후보의 입장문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앞으로 왔던 여성이 `저를 이렇게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했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발적인 행동이었으리라`며, 우발적 행동을 가지고 자신을 다치게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영상을 아무리 돌려보아도 여성이 밀치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으며, 앞을 막는 순간 손이 권후보의 배 부분을 살짝 스친 것 이상 다른 것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는 모두에게 의문으로 남는 지점입니다.
어서 쾌유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장애인의 처절한 삶과 그 가족들의 고된 삶을 바라봐주십시오. 더 이상 장애인과 가족들이 서로에게 미안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그리고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대구를 함께 만듭시다. 더 이상 넘어지지도 말고, 밀쳐지지 않을 수 있게 말입니다.
2018.6.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