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 수 없는 부여의 밤, 백마강 달밤 야시장
부여에 둥그런 달이 떠오르면 낮보다 밝은 밤이 찾아옵니다. '부여 백마강 달밤 야시장' 이야기입니다.
언제? 10월 28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18:00~23:00
어디에? 부여시장 중앙광장에 가면
무엇을? 부여 백마강 달밤 야시장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 오일장(5, 10)이 열리는 날과 말일은 운영되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야시장=푸드 트럭'은 가라! 리어카 매대가 왔다!
백제 전통 가옥의 지붕을 본뜬 매대는 단아한 부여의 멋을 뽐냅니다.
야시장은 넓고, 맛있는 건 많아요. 하지만 주의사항 한 가지! 야시장은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요. 여흥을 깨지 않으려면 현금을 챙겨두는 센스가 필요해요.
<백제마루>의 연잎 머핀은 부여에서 나는 연잎 가루를 손수 반죽해 만든답니다.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은은한 연잎 향에 마음마저 느긋해져요.
<콧수염 회장네 튀김>에는 노오란 꼬까옷 입은 튀김들이 가득해요. 통통한 오징어 튀김, 탱그르르 윤기 도는 문꼬치에 침이 꼴깍 넘어가요.
"진짜 만원이에요?" 손님들이 되묻습니다. 네, 정말입니다.
장어구이 3마리를 단돈 만 원에 모십니다. 철판에서 익어가는 고소한 냄새가 손님들 발길을 멈춰 세웁니다.
야시장에 분식이 빠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진순자 분식>의 떡볶이는 칼칼하니 맵고, 돼지껍데기는 쫀득쫀득 씹을수록 불맛 나니 술이 절로 당기는 맛이에요.
고기는 언제나 옳아요. 주문과 동시에 구워 나오는 쇠고기 스테이크, 팔뚝만 한 크기의 옛날 통닭(브라질산 아니고 국내산임)도 놓칠 수 없죠.
어떤 입맛도 맞춰주리! 어른 입맛 저격하는 녹두빈대떡과 모둠전. 어린이 입맛 홀리는 콜팝과 마약 핫도그. 맛깔 나는 음식들의 총출동! 어느 곳을 갈까, 발걸음이 휘청거려요.
배가 아무리 불러도 디저트 배는 따로 있는 법.
색색의 컵과일로 입을 상큼하게, 소프트아이스크림으로 입을 달달하게 하며 마무리를 아름답게 장식해봐요.
먹느라 입이 바쁜 동안 귀도, 발도 쉴 틈이 없어요. 중앙광장 앞 무대에서 열리는 공연에 귀가 즐거워요. 타로, 천연방향제, 디자인 상품을 파는 매대까지 둘러볼 곳이 많으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해요.
밤이 깊을수록 흥이 무르익어가는 야시장 속에서 고요히 빛나는 한 곳이 있습니다. 이름도 예쁜 '달밤책장'입니다.
'먹거리만 파는 야시장에서 독립출판물을 팔아보겠다!' 이색적인 도전을 한 두 명의 독립출판 제작자. 떠들썩한 야시장에서 책들은 다소곳이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아, 잘 먹었다!" 가을이 깊어가는 부여의 밤, 야시장 한 바퀴 돌며 몸과 마음을 살찌웠어요. 살찔까 걱정이라고요? 에이, 맛있는 건 0칼로리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