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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복주(載舟覆舟)
배를 띄우기도 엎기도 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도움을 주는 것이 때로는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載 : 실을 재(車/6)
舟 : 배 주(舟/0)
覆 : 다시 복(襾/12)
舟 : 배 주(舟/0)
배를 실어가기도(載舟) 하고 뒤집기도(覆舟) 한다는 말은 물이 그 일을 한다는 뜻이다.
어떤 일에 도움을 주는 것이 때로는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강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파도가 일어 엎어 버리기도 하니 낮은 곳으로만 흐르는 물의 위력을 알겠다.
이 말은 원래 백성을 물로, 임금은 배로 비유한 것인데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 혹은 수능재주 역능복주(水能載舟 亦能覆舟)의 준말이다.
임금이 없어도 백성은 살아갈 수 있지만 백성 없이 임금은 존재할 수 없다. 이런 교훈을 잘 깨친 임금은 나라를 잘 다스려 명군으로 남았고 무시한 왕은 무사하지 못했다.
정관(貞觀)의 치(治)로 역사에 남은 당태종(唐太宗)에게 밤낮 쓴 소리를 한 위징(魏徵)이 명기시킨 것도 이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 말이 위정자에게 잘 인용되는 만큼 여러 곳에서 출처를 찾을 수 있다. 몇 가지만 보자.
기원전 403년~221년,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말기의 유학자 순자(荀子)의 책 순자(荀子)에 '임금은 배이며,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또한 물은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고 나온다.
君者舟也 庶人者水也.
군자주야 서인자수야.
水則載舟 水則覆舟.
수즉재주 수즉복주.
삼국시대 위(魏)나라 왕숙(王肅)이 편찬한 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대저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는 것이지만, 또한 엎어버리기도 한다‘는 구절이 있다.
夫君者舟也 庶人者水也.
부군자주야 서인자수야.
水所以載舟 亦所以覆舟.
수소이재주 역소이복주.
또 범엽(范曄)의 후한서(後漢書)에는 ’무릇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며 여러 신하는 그 배에 탄 승객들‘이란 표현이 있다.
夫君者舟也 人者水也 群臣乘舟者也.
부군자주야 인자수야 군신승주자야.
하나같이 현대에도 명심할 말들이다.
수가재주 역가복주(水可載舟 亦可覆舟)
물은 배를 띄울 수도, 뒤집을 수도 있다, 민의를 중시해야 한다.
水 : 물 수(水/0)
可 : 옳을 가(口/2)
載 : 실을 재(車/6)
舟 : 배 주(舟/0)
亦 : 또 역(亠/4)
可 : 옳을 가(口/2)
覆 : 다시 복(襾/12)
舟 : 배 주(舟/0)
물이 귀한 것은 모두 안다. 우리 몸의 75%가 물이 차지하고, 지구의 4분의 3이 바다와 하천 등 물로 덮여 있다. 이처럼 중요한 물을 노자(老子)는 일찍이 최고의 선이라고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했다.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다투는 일이 없고 남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만 흐르니 당연하다. 이러한 물이 성이 나면 무섭다.
'물 난 뒤끝은 없어도 불탄 끝은 있다'는 말대로 흐름을 잘못 다스리면 남아나지 못한다.
예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에게 단골로 경계의 말이 되었던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水可載舟)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亦可覆舟)는 것도 부드럽기만 한 물의 무서움을 말한다.
이 말이 워낙 유명하고 여러 곳에 실려 인용되면서 유사하게 水則載舟 水則覆舟(수즉재주 수즉복주), 水能載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에서 간단히 줄여 載舟覆舟(재주복주)라고도 한다.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라며 君舟民水(군주민수), 君舟人水(군주인수)라 해도 같다. 먼저 유가철학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순황(荀況)의 '순자(荀子)'에 전하는 말부터 보자.
왕제(王制), 애공(哀公)편에 똑같이 나온다. 백성들이 편안해야 군주의 지위도 안정된다면서 말한다.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君者舟也 庶人者水也),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전복시키기도 한다(水則載舟 水則覆舟).’
공자(孔子)와 제자들의 일화를 엮은 '공자가어(孔子家語)'에는 역시 군주와 백성을 배와 물에 비유하면서 '물은 배를 띄우는 것이지만, 또한 엎어버리기도 한다(水所以載舟 亦所以覆舟)'라 했다.
이 내용을 인용하여 후한(後漢)의 장군 황보규(皇甫規)는 당시 권력을 휘두르던 외척 양기(梁冀)에 '대책(對策)'이란 글을 올렸다.
군주는 배고 백성은 물이며 '신하는 승객이고 장군 형제는 노를 젓는 사람(群臣乘舟者也 將軍兄弟操楫者也)'일 뿐이니 양기 장군도 거드름 피운다면 거센 물결에 빠진다고 했다. 하지만 양기는 간언을 듣지 않아 죽음을 자초했다. '후한서(後漢書)'에 실려 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신하로 손꼽히는 唐(당)의 魏徵(위징)이 唐太宗(당태종)에게 ‘貞觀(정관)의 治(치)’로 역사에 남게 직언한 내용도 이 말이라 더 유명해졌다. 본래는 백성들의 뜻에 의해 나라가 흥하기도 하고 몰락하기도 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다 어떤 일에 이로운 것이라도 때로는 해로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비유도 된다.
백성을 휘두르던 전제군주가 드문 오늘날엔 선거에 이긴 정당이 권한에 취해 실정을 거듭하면 바로 응징하는 민의의 무서움에 더 많이 인용된다. 유권자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정권이라 여야가 자주 바뀌기 때문이기도 하다.
▶️ 載(실을 재, 떠받들 대)는 ❶형성문자로 縡(재)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車(거; 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올려 놓는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부수를 제외한 글자 𢦏(재)로 이루어졌다. 수레 위에 물건을 싣다는 뜻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載자는 '싣다'나 '오르다', '등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載자는 車(수레 차)자와 哉(어조사 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哉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載자는 수레에 짐을 싣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수레에 짐을 올리는 모습에서 '오르다'나 '올라타다'라는 뜻이 확대되었고 짐을 실어야 출발한다는 의미가 파생되면서 '시행하다'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載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수레에 짐을 올리듯이 글을 싣는다는 의미에서 '등재하다'라는 뜻으로까지 쓰이고 있다. 그래서 載(재, 대)는 ①싣다 ②머리에 이다(물건을 머리 위에 얹다)(=戴) ③오르다, 올라 타다 ④행(行)하다, 시행(施行)하다 ⑤비롯하다, 개시(開始)하다 ⑥맡다 ⑦진설(陳設)하다(음식을 법식에 따라 상 위에 차려 놓다) ⑧갈무리하다(물건 따위를 잘 정리하거나 간수하다) ⑨이루다, 완성(完成)하다 ⑩처(處)하다, 있다 ⑪알다 ⑫가득하다 ⑬지니다, 휴대(携帶)하다 ⑭기록(記錄)하다, 등재(登載)하다 ⑮쌓다, 더하다 ⑯세우다 ⑰일구다, 경작(耕作)하다 ⑱꾸미다 ⑲일, 사업(事業) ⑳해, 년(年) ㉑화물(貨物) ㉒탈것 ㉓담틀(흙담을 쌓을 때 양쪽에 세운 널로 된 틀) ㉔재앙(災殃) ㉕거듭 ㉖비로소, 그리고 ⓐ떠받들다(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어 쌓음을 재적(載積), 도덕적 가치를 실음을 재도(載道), 물건을 쌓아 실은 분량이나 중량을 재량(載量), 물건을 실어 보냄을 재송(載送), 절기가 비로소 따뜻하여 짐을 재양(載陽), 짐작하여 처리함을 재처(載處), 붓을 가지고 감 또는 기록함을 재필(載筆), 차나 배 따위에 실은 짐을 재화(載貨), 실어 올림을 재록(載錄), 석탄을 실음을 재탄(載炭), 물건을 실어 나름을 재운(載運), 태어나려고 함을 재탄(載誕), 재앙을 실어 옴을 재화(載禍), 신문 따위에 글이나 그림을 실음을 게재(揭載), 서적 또는 잡지 등에 올려 적음을 등재(登載), 문서에 기록하여 실음을 기재(記載), 배나 수레나 비행기 등에 물건을 실음을 탑재(搭載), 물건을 실음을 적재(積載), 긴 글이나 여러 장면의 그림 따위를 여러 번에 나누어 신문이나 잡지 등에 계속하여 실음을 연재(連載), 물품 따위를 수레에 실음을 차재(車載), 도를 싣는 그릇이란 뜻으로 문학 또는 시를 정의하는 말을 재도지기(載道之器),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를 일컫는 말을 천재일시(千載一時), 수레에 싣고 말로 될 수 있을 정도라는 뜻으로 인재나 물건이 아주 많음을 이르는 말을 거재두량(車載斗量),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뜻으로 좀처럼 얻기 어려운 좋은 기회를 이르는 말을 천재일우(千載一遇), 짐을 실을 수 있는 정량을 일컫는 말을 적재정량(積載定量) 등에 쓰인다.
▶️ 舟(배 주)는 ❶상형문자로 통나무 배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한자의 부수로는 배와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舟자는 '배'나 '선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舟자는 조그만 배를 그린 것이다. 강줄기가 많은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수로가 발달했었다. 강에는 여러 종류의 뗏목이 떠다녔지만, 그중에서도 舟자는 1~2명만이 탑승할 수 있었던 조그만 배를 그린 것이다. 이 배는 돛 없이 노를 저어 움직이던 것이었기 때문에 舟자의 상단에 있는 점은 노가 생략된 것이다. 이처럼 舟자는 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배의 종류'나 '옮기다', '움직이다'와 같은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舟자와 丹(붉을 단)자는 매우 비슷하게 그려져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舟(주)는 ①배, 선박(船舶) ②반(제기인 준을 받쳐놓는 그릇) ③성(姓)의 하나 ④몸에 띠다 ⑤배 타고 건너다 ⑥싣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배 강(舡), 배 방(舫), 배 항(航), 배 박(舶), 배 선(船), 배 함(艦)이다. 용례로는 서로 배를 타고 싸우는 전쟁을 주전(舟戰), 배를 타고 감을 주행(舟行), 배처럼 생긴 모양을 주형(舟形), 배와 수레를 주거(舟車), 뱃놀이를 주유(舟遊), 작은 배를 한 줄로 여러 척 띄워 놓고 그 위에 널판을 건너질러 깐 다리를 주교(舟橋), 배로 통하는 길 선로를 주로(舟路), 배로 화물 등을 나르거나 교통하거나 하는 일을 주운(舟運), 뱃사람을 주인(舟人), 뱃사공을 주자(舟子), 배에 실음을 주재(舟載), 배와 뗏목을 주벌(舟筏), 소형의 배를 주정(舟艇), 네모지게 만든 배나 배를 나란히 맴 또는 나란히 선 배를 방주(方舟), 작은 배를 단주(端舟), 한 척의 배를 단주(單舟), 작은 풀잎이 배처럼 떠 있다는 뜻으로 작은 배를 이르는 말을 개주(芥舟), 조각배를 편주(扁舟), 같은 배 또는 배를 같이 탐을 동주(同舟), 배를 물에 띄움을 범주(泛舟), 외롭게 홀로 떠 있는 배를 고주(孤舟), 가볍고 빠른 배를 경주(輕舟), 배는 물이 없으면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임금은 백성이 없으면 임금 노릇을 할 수 없다는 말을 주비수불행(舟非水不行), 배 속의 적국이라는 뜻으로 군주가 덕을 닦지 않으면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것과 같이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들이라도 적이 되는 수가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주중적국(舟中敵國), 칼을 강물에 떨어뜨리자 뱃전에 그 자리를 표시했다가 나중에 그 칼을 찾으려 한다는 뜻으로 판단력이 둔하여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각주구검(刻舟求劍),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한 배에 타고 있다라는 뜻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원수라도 협력하게 됨 또는 뜻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오월동주(吳越同舟), 잡아매지 않은 배라는 뜻으로 정처없이 방랑하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불계지주(不繫之舟),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싸움터로 나가면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지 않고 결전을 각오함을 이르는 말을 파부침주(破釜沈舟), 조그마한 틈으로 물이 새어들어 배가 가라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을 게을리하면 큰 재앙이 닥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소극침주(小隙沈舟), 배를 삼킬 만한 큰 고기라는 뜻으로 장대한 기상이나 인물을 이르는 말을 탄주지어(呑舟之魚), 달 하나를 세 배에서 본다는 뜻으로 하나의 달을 보는 사람의 경우에 따라 각각 달리 보인다는 뜻에서 道는 같으나 사람마다 견해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일월삼주(一月三舟), 새털처럼 가벼운 것도 많이 실으면 배가 가라 앉는다는 뜻으로 작은 일도 쌓이고 쌓이면 큰 일이 된다는 말을 적우침주(積羽沈舟), 한 조각의 작은 배를 일컫는 말을 일엽편주(一葉片舟), 뭍에서 배를 민다는 뜻으로 고집으로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추주어륙(推舟於陸) 등에 쓰인다.
▶️ 覆(다시 복, 덮을 부)은 ❶형성문자로 覄(복)은 통자(通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덮을 아(襾=西, 覀; 덮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復(복)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覆자는 '뒤집히다'나 '되풀이하다', '덮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覆자는 '뒤집히다'라고 할 때는 '복'이라 하고 '덮다'라고 할 때는 '부'로 발음한다. 覆자는 襾(덮을 아)자와 復(돌아올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復자는 성(城)을 나갔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돌아오다'나 '돌아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覆자는 이렇게 나갔던 사람이 다시 되돌아오는 모습의 復자를 응용한 것으로 '번복하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覆자는 '덮다'라는 뜻의 襾자가 적용되어 '번복하다'나 '덮다'라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覆(복, 부)은 ①다시 ②도리어 ③엎어지다 ④넘어지다 ⑤되풀이하다 ⑥사뢰다(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다) ⑦알리다 ⑧배반하다, 그리고 ⓐ덮다(부) ⓑ퍼지다(부) ⓒ노리다(부) ⓓ덮개(부) ⓔ옷(부) ⓕ복병(伏兵)(부)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시 부(復), 다시 갱(更)이다. 용례로는 뚜껑 또는 덮개로 더러워진 하천에 덮개 구조물을 씌워 겉으로 보이지 않도록 하는 일을 복개(覆蓋), 다시 심사나 조사하는 것을 복심(覆審), 남이 알아보지 못하게 헝겊 등으로 얼굴을 싸서 가리는 것 또는 가리는 데 쓰이는 물건을 복면(覆面),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회답으로 보낸 편지를 복교(覆敎), 나라를 멸망하게 함을 복국(覆國), 바둑을 다 두고 나서 두던 바둑을 비평하기 위하여 다시 처음부터 그 순서대로 벌여 놓아 봄을 복기(覆棊), 회답으로 보내는 글이나 문서를 복문(覆文), 회답하는 글을 씀 또는 그 글을 복제(覆題), 배가 전복하여 부서짐을 복패(覆敗), 거듭 여쭈어 아룀을 복품(覆禀), 이리저리 뒤집어가며 거듭 생각함을 복고(覆考), 배가 엎어짐 또는 그 배를 복선(覆船), 담긴 그릇에서 엎지른 물을 복수(覆水), 씨를 뿌리고 흙을 덮는 일 또는 그렇게 덮는 흙을 복토(覆土), 철저하게 아주 결딴나 없어짐 또는 없앰을 복멸(覆滅), 배가 뒤집혀 가라않음 또는 집안이 아주 기울어져 망함을 복몰(覆沒), 사람을 장사 지낸 뒤 사흘째 되는 날에 무덤에 참배하는 일을 복묘(覆墓), 물건을 덮는 데 쓰는 보자기를 부건(覆巾), 이미 한 말이나 결정이나 판단 등을 고치거나 바꾸어 처음과 다른 내용이 되게 하는 것을 번복(飜覆), 뒤집혀 엎어짐 또는 뒤집어 엎음을 전복(顚覆), 먼저 상태로 도로 되돌림을 반복(反覆), 다시 조사함을 검복(檢覆), 죽을죄에 해당하는 죄인의 옥안을 재심함을 고복(考覆), 겹쳐서 포개 덮음을 겸복(兼覆), 뒤집어 엎어서 망하게 함을 경복(傾覆), 헐었거나 고장난 것을 손보아 고침을 수복(修覆), 해가림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햇볕을 가려 줌 또는 그런 일을 일복(日覆), 덮개를 덮음을 개복(蓋覆), 넓은 하늘이 덮은 그 아래를 천부(天覆), 자애롭게 감싸 준다는 뜻으로 어머니를 이르는 말을 자부(慈覆), 기와로 지붕을 덮음을 와부(瓦覆), 딱하게 여기어 죄나 허물을 덮어 줌을 민부(閔覆), 엎지른 물로 다시 바로잡거나 만회할 수 없게 저질러 놓은 일을 이르는 말을 복배지수(覆盃之水), 엎어진 둥우리 속에 깨어지지 않고 남은 알이라는 뜻으로 멸망한 집안에서 살아 남은 자식을 이르는 말을 복소여란(覆巢餘卵), 기와나 덮을 글이라는 뜻으로 변변치 못한 글을 이르는 말을 부와지서(覆瓦之書), 앞의 수레가 뒤집히는 것을 보고 뒤의 수레는 미리 경계한다는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를 본보기로 하여 뒷사람이 똑같은 실패를 하지 않도록 조심함을 이르는 말을 복거지계(覆車之戒),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지 못한다는 뜻으로 한 번 저지른 일은 다시 어찌 할 수 없음을 복수불수(覆水不收),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말로 한 번 저지른 일은 어찌할 수 없음을 복수난수(覆水難收), 소인배의 우정의 변덕스러움을 이르는 말을 복우번운(覆雨飜雲), 복철을 밟지 말라는 뜻으로 선인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음을 부답복철(不踏覆轍), 언행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일정하지 않거나 일정한 주장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반복무상(反覆無常), 하늘이 날아가고 땅이 뒤집힌다는 뜻으로 천지에 큰 이변이 일어남을 이르는 말을 천번지복(天翻地覆), 하늘은 크고 넓어서 만물을 모두 덮고 있다는 천무불복(天無不覆)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