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6일 바우님들과 설악산 공룡능선 종주 하면서....
[기본 장비] ‘장비빨’ 세우는 것보다 정확히 아는 게 더 중요해
초보자를 위한 등산화 · 등산양말 · 등산복 · 등산배낭 집중분석
하이킹이나 트레킹을 시작할 때 머리에서 발끝까지 비싼 장비로 장만할 필요는 없다.
산행을 하면서 가장 불편한 것부터 하나씩 바꿔 가는 것이 알찬 장비 마련 비결이다.
비쌀수록 성능이 뛰어나겠지만 처음부터 비싼 걸 사야 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다.
저렴한 걸로 시작해 장비에 대한 이해와 자기 산행 스타일을 파악한 다음,
교체 시기가 되었을 때 좋은 것을 사도 늦지 않다.
(경험상 장비는 저렴한 것에서 비싼 것으로 올라 갔다가 가성비 좋은 것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중요한 것은 장비에 대한 이해를 높여, 더 안전하게 산행을 즐기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이 최고라고 추천하는 장비가 내게도 꼭 최고인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산행 스타일이 다르다.
내 몸에 맞고 나의 산행 스타일에 맞으며,
나의 주머니 사정에 지나치게 무리가 되지 않는 장비가 최고의 장비다.
등산 장비점 한 곳만 들러보고 바로 구입하지 마라.
경험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판매원들의 얘기를 들으면 그럴싸해 당장 사야 할 것 같지만,
더 좋은 장비를 저렴하게 구입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여러 장비점을 둘러보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판매가에 비해 크게 비싼 건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유통 구조가 다변화 되면서 같은 시기에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가격 차이가 큰 경우가 많다.
등산 장비를 항상 최저가로 구입할 순 없겠지만 굳이 최고가를 주면서 살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해외브랜드는 직수입한 것이 더 저렴하겠지만 AS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된다.
등산화 고르는 법
초보자는 크고 무거운 등산화에 대한 거부감을 지우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보통 가볍고 도시에서도 잘 어울리는 신발을 선호해 등산화 사러 갔다가 트레일화를 사는 경우가 많다.
가벼울수록 충격 흡수가 안 돼 관절이나 연골에 충격이 그대로 전해지며 발이 쉽게 피로해진다.
내구성은 물론 보온성이 떨어지며, 발목 부상을 입을 확률도 높아진다.
초보자이기에 부상을 막고 발의 피로도를 낮춰 주는
최소한 미들컷(발목 있는 등산화) 이상의 발목을 잡아 주는 등산화를 신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소비자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브랜드에 따라 동일 사이즈에서 최대 10.5mm까지 차이가 있다.
족형에 따라 특정 브랜드의 신발이 불편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제 아무리 비싼 등산화라 해도 신었을 때 불편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등산화는 반드시 매장에서 신고 걸었을 때 불편하지 않은 걸 골라야 한다.
해외 브랜드의 경우 서양인 기준이라 발볼이 좁은 형태가 많은데,
동양인에 맞게 발볼을 넓힌 ‘와이드’ 모델을 출시한 경우도 있다.
등산화 끈 묶는 법
발목 부위가 높은 미들컷 이상의 등산화는
오르막에선 조금 느슨하게 묶어야 발목이 굽혀지는 데 방해를 덜 받는다.
반대로 하산길에선 바싹 당겨 묶어야 내리막에서 발이 등산화 안에서 밀리지 않는다.
등산화 끈 묶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끈 묶기는,
발목 부분 고리에 X 모양으로 끈을 교차시킨 다음,
나비 모양을 만들어 한쪽 끈을 두 번 감아서 묶어 주는 방법이다.
끈을 묶은 다음에는 덜렁거리는 나비 모양의 매듭을 발등의 교차한 끈 밑으로 넣어야 한다.
혹은 신발 안쪽으로 끈을 밀어 넣어 덜렁거리는 부분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묶은 끈이 덜렁거릴 경우, 반대쪽 발 등산화의 고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새 등산화 적응 요령
발목이 조여 아플 때는 발등 부위만 단단히 묶고 상단 훅은 묶지 않고 산행하다가
익숙해졌을 때 묶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적응하는 게 좋다.
복사뼈가 아플 땐 직경 4cm 정도 되는 얇은 패드를 뼈가 닿는 신발 안쪽 부위에 도넛 모양으로 오려 붙인다.
발바닥 볼이 낀다고 느껴질 때는 발등 부분의 끈 조임을 느슨하게 하면 통증이 줄어든다.
보통 끈을 크로스로 묶지만 통증 부위는 일자로 약간 느슨하게 묶으면 한결 편하다.
아킬레스건 부위가 끼어 불편할 때는 발뒤꿈치 깔창 밑에
두께 3mm 정도의 패드를 붙여 깔창을 높이면 더 편하게 산행할 수 있다.
등산화를 오랫동안 신고자 한다면 산행 후 관리가 중요하다.
산행 후엔 먼저 솔로 먼지와 흙을 털어내고 헝겊에 물을 묻혀 진흙 등을 닦아내고 보관한다.
등산화에서 악취가 난다면 깔창을 꺼낸 후 미지근한 물로 신발 안을 솔질한다.
다음 맑은 물로 헹궈준다. 이때 안감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젖은 등산화를 말릴 때는 서늘한 그늘에서 자연건조시켜야 한다.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면 가죽에 손상을 입는다.
습한 환경에서 등산화를 보관해야 한다면 마른 신문지를 구겨 넣어 내부의 습기를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
등산화에서 악취가 나는 건 양말 부스러기가 땀과 습기를 흡착해 곰팡이가 되기 때문이다.
등산 양말의 중요성
비싼 등산화를 신으면서 양말은 소홀히 여기는 사람이 많다.
등산은 발로 하는 운동이라 양말 선택이 중요하다.
양말은 발과 등산화 사이에서 충격을 줄여 주는 완충작용을 하며, 보온을 유지하고, 땀을 흡수한다.
합성섬유와 모(毛)로 된 등산양말은 이런 기능을 하지만 일반 면양말은 그렇지 않다.
착용감은 좋을지 몰라도 땀이 잘 마르지 않아 보온성이 떨어지고, 피부가 쓸려 물집이 생길 수도 있다.
최근에는 발가락 등산양말이 인기를 얻고 있다.
양말 안에서 땀으로 발가락이 엉기는것을 막아 주고,
발가락 각각의 땀을 흡수·배출해 더 쾌적하다고 평하는 이들이 많다.
등산복 고르는 법
히말라야에 가는 것도 아닌데 국내 산에서 등산복을 입을 필요가 없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있다.
실제 등산을 해보지 않은 이들의 편견이다.
우리나라는 여름에 고온다습하며 겨울에는 한랭건조하다.
계절별 기온 차이와 강수량 차이가 매우 크고 기상 변화가 잦다. 산은 더 심하다.
때문에 등산을 오래한 이들은 등산복이 사치가 아닌, 꼭 필요한 장비임을 몸으로 알고 있다.
등산복은 시장표 1만 원짜리부터 유명 브랜드의 수십만 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비싸면 더 기능이 좋겠지만, 싸다고 해서 무용지물인 것도 절대 아니다.
자신의 주머니 사정과 취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등산복을 고를 땐 소재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땀이 빨리 마르는 소재인지, 피부에 닿는 촉감이 어떤지, 몸에 잘 맞는지,
신축성이 있어 움직임이 자유로운지, 재봉선 마무리는 어떤지 고루 감안해야 한다.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신제품 출시 6개월 뒤부터 할인을 시작해, 1년 이상 지나면 할인 폭이 커진다.
출시 1년이 지난 등산복을 구입하면 우수한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다만 직사광선에 노출된 상태로 오래 전시된 재킷은 기능성 필름이 일어나는 현상이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겹쳐 입기
등산복도 입는 법이 있다. 속옷, 보온옷, 겉옷 세 가지 종류를 잘 겹쳐 입는 것이다.
속옷은 팬티 같은 속옷이 아닌, 피부에 닿는 첫 번째 등산복을 말한다.
촉감 좋고 땀이 잘 마르는 기능성 소재의 등산복이다.
이때 속옷과 피부 사이에 순면 내의를 입게 되면, 내의가 계속 땀에 젖은 채 있어 속옷의 기능이 무용지물이 된다.
팬티도 순면보다는 화학섬유가 섞여 땀이 잘 마르는 것을 입어야 등산복의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보온옷은 플리스재킷이나 다운재킷처럼 가볍고 보온 기능은 뛰어나지만 비바람에는 약한, 보온에 특화된 옷이다.
피부에 바로 닿는 옷이 아닌 속옷 위에 입는 옷이다.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고 추운 날 입으면 유용하다.
속옷만큼 땀 배출이 잘되는 건 아니므로 산행 중에는 날씨와 몸 상태를 감안해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해야 한다.
겉옷은 비바람을 막아 주는 옷이다. 방수방풍재킷이며, 고어텍스처럼 땀 배출 기능까지 포함된 것도 있다.
그리 춥진 않지만 비나 바람이 불 때 속옷 위에 입으면 유용하다.
비바람이 불고 날씨까지 추울 땐 세 가지를 모두 껴입어야 한다.
이때 겉옷을 가장 바깥에 입어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
추위가 심할 땐 보온옷을 여러 겹 껴입으면 어떤 추위도 막을 수 있다.
날씨와 몸 상태를 파악해 적절히 겹쳐 입기만 잘해도 사계절 쾌적하게 산행할 수 있다.
때문에 등산복을 고를 땐, 속옷·보온옷·겉옷 중 내가 없는 것을 우선 구입해야 한다.
등산 배낭 고르는 법
초보자들이 배낭을 살 때 범하는 가장 흔한 실수는 너무 작은 배낭을 산다는 것이다.
작은 배낭은 당일 산행용이라 해도 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산에 몇 번 다니다 보면 배낭이 어림없이 작다는 걸 깨닫고 다시 사게 된다.
물론 작은 배낭도 나름의 용도가 있지만 조금 넉넉한 배낭을 샀다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바우길 기준으로 여름엔 20L 정도, 겨울엔 30L 용량 정도가 적당하지 싶다.
배낭은 뒤로 넘어졌을 때 에어백 역할로 우리 몸을 보호할 수 있음을 기억하 길 바란다.
배낭은 작은 것보다 약간 큰 것이 좋다.
작은 배낭을 꽉 채워 다니면 짐을 하나 뺄 때마다 내용물을 다 꺼내야 하는 등 불편이 많다.
또 산행 횟수가 늘어나면 처음 생각과 달리 내용물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배낭은 자신의 키에 맞추지 말고 상체 등 길이에 맞춰야 한다.
어깨와 목이 만나는 부위에서 골반까지 길이(토르소)를 재면 정확하다.
목은 고개를 앞으로 숙였을 때 톡 튀어나온 뼈이고,
골반은 허리춤에 손을 얹어 등을 만졌을 때 골반과 척추가 교차하는 지점이며 이 사이의 길이를 잰다.
길이 39cm 이하는 XS, 40~44cm S, 45~49cm M, 50cm L 사이즈다.
등산배낭 사용법
배낭을 꾸릴 때는 조임 끈을 다 푼 상태에서 가벼운 것을 아래에, 무거운 짐을 위에 넣어야 한다.
무거운 짐은 위쪽에서도 가급적 등판에 붙여 넣어야 배낭의 무게중심이 몸 중심으로 온다.
배낭 안에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차곡차곡 쌓아 무게가 대칭이 되도록 해야 한다.
산행 중 바로 꺼내야 하는 장비는 배낭 헤드처럼 꺼내기 편한 곳에 넣어야 한다.
옷이나 식량은 각각 잡주머니나 비닐에 담아 분리해서 넣어야 보관이 용이하고 편하다.
우중산행을 할 예정이라면 김장비닐 같은 큰 통비닐을 배낭 안에 넣어 방수포장하는 것도 짐을 보관하는 한 방법이다.
배낭을 멜 때는 먼저 허리벨트를 채운 후 조인다.
허리벨트는 골반보다 약간 높은 위치에 놓고 당겨줌으로써
배낭 무게가 어깨에 집중되지 않도록 골반(몸 중심)으로 분산시켜 준다.
다음 어깨 멜빵을 당겨 조이고, 배낭 윗부분에 있는 무게중심 조절끈을 당겨 배낭을 등에 밀착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가슴벨트는 꽉 조이면 호흡이 불편하므로 적당히 채워야 한다.
배낭 멜 때 유의해야 할 점은 무게가 어깨에 집중되지 않도록
허리끈을 이용해 몸 중심으로 분산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첫댓글 와~~
이렇게 자상 하실 수가 ^^
조목조목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들입니다
걷기와 산행을 오래 하다보면 자연스레
나름대로 터득하게 되고 자기만의 노하우가 생기게 되지만,,
초보자들은 이렇게 자세한 정보들을 찬찬히 읽어보고 체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오늘도 유익한 정보
감사드립니다~걷자님^^
날은 꿀꿀하지만
많이 웃는 날 되세요~^^
그동안 아웃도어 정보를 몇 개 올렸는데...
정보들이 분산 되어 있는 것 같아..
초보자들을 위하여 다시 한번 정리해서 올려 보았습니다.
@걷자(서울/강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