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디앤토니 선임에 실망하시는분이 너무 많은거 같아서,
자주 글은 남기지 않습니다만은 한글자 남겨봅니다.
전 스포츠에 통용되는 유명한 말 한마디가 있죠.
defense win championship
공격은 우리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줄순 있지만,
결국 수비가 챔피언십을 가져다준다는 말입니다.
NBA의 역사를 살펴봐도 쇼타임 레이커스를 제외하면,
모두 저 위의 인용어로 귀결되는 결과들이였습니다.
대표적으론 빌 러셀의 셀틱스, 마이클 조던의 불스를 예로 들 수 있겠지요.
2000대에도 마찬가지로 한창 그런 시기가 왔습니다.
오히려 가장 심화되고 있던 시기였죠.
바로 동부의 디트로이트와 서부의 샌안토니오로 인해서였죠.
두팀은 정말 극강의 디펜스를 바탕으로 승리를 이어나가고
챔피언십까지 항상 도전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나칠정도의 수비농구로 인해서 국내외에 재미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었습니다.
재미없다기 보다는 너무 빡빡하다고 해야하나요? 대부분의 팀들 경기가 그렇게 수비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트렌드가 그랬고, 그게 우승을 가져다 주는 가장 확실한 약속이였기 때문이죠.
바로 이 시기에 나타난게 마이크 디앤토니의 런앤건입니다.
'7 seconds or less'
마이크 디앤토니는 수비농구들로 점철되어 있는 NBA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혁명 그 자체였죠. 대부분의 팀들이 하프코트 오펜스를 바탕으로
수비 빡세게 하고 잘 짜여진 공격들 위주의 NBA리그였습니다.
자, 공부를 잘하고 1등하려면 교과서 위주로 죽어라 공부하고,
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하루종일 공부만 하면 다 돼! 라고 말하던 NBA 리그였고,
거기에서 1등을 하던건 머리가 좋고 재능있는 극히 일부의 팀들이였습니다.
하지만 디앤토니가 NBA에 새바람을 불어 넣으면서 NBA리그는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쟤는 내가 죽어라 공부할때 쉬는 시간에 웃고 떠들고 있고
여자애들하고 히히덕 거리고 있고 연애도 한다는 소문도 들리고
그런데 1등을 하는 학생인거죠.
나는 죽어라 공부해도 중간을 못넘어가고 10등 겨우 넘기는데
쟤는 노는 모습 밖에 안보이는데 1,2등 하고 있는겁니다.
놀 떈 놀고, 할 떈 하는 그런 학생같은 그런 농구가 바로 마이크 디앤토니의 농구였습니다.
팬들에게 볼 거리를 제공해주는 걸 넘어서, 모든 선수들이 농구를 즐길수 있게 해줬습니다.
나의 임무는 상대가 공격하면 죽어라 막는거 하나밖에 없어, 나는 리바운드 열심히 하는게 내 일이야.
한두명의 스타플레이어들이 공격에서 공을 독점하니까 멀뚱히 서있고,
나는 오로지 수비만 열심히 하면 되는 이런 롤플레이어들이 많이 있었고, 실제로 그런게 거의 당연하다 싶은
시기였습니다.
마이크 디앤토니는 이런걸 싫어 했습니다.
코트위에 있는 5명의 모든 선수가 슛을 던질수 있길 바랬습니다.
공격에서 공평하길 바랬습니다. 자신에게 슛찬스가 와도 꾹참고 스타선수에게 공을 넘기는게 아니라,
그냥 자신있게 던질수 있게 해줬습니다. 공격 따로 수비 따로 이렇게가 아니라
더 나아가 모두가 '농구'에 참여하길 바랬습니다. 열심히 뛰길 바랬습니다.
그리고 04-05 마이크 디앤토니가 리그에 불어넣은 혁명은 성공했습니다.
피닉스 선즈의 경기를 보는 팬들은 모두가 즐거웠고, 경기에서 뛰는 선수들 모두 즐거웠습니다.
상대하던 팀들의 선수도 이런 농구는 본 적이 없다, 즐거워 보인다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디 앤토니의 농구가 한 경기, 두 경기,
한 해 , 두 해 계속 될 때마다 수비위주, 딱딱한 하프코트 오펜스 위주로 하던
특색없던 여러 NBA팀들이 디 앤토니의 공격농구를 차용해서 공격중심으로 바뀌어 나갔고
코트를 넓게 쓰게 되었고 성적을 얻었고 팬들의 시선을 얻었고 선수들도 뛰게 만들었습니다.
디앤토니의 농구는 보수적일수 밖에 없는 농구팬들, 전문가들 마저 기대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수비가 챔피언십을 가져다주는게 당연한 이 리그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머릿속에는
'물론 공격이 신나고 재밌긴 하지.. 하지만 공격으로 우승할 수 있을까?' 드는 의문에서
항상 '역시나.. 결국 수비가 우승을 가져다줄 수 밖에..'에서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디앤토니의 농구가 나오면서 사람들은 더 나아가
'공격으로 우승하는거 보고 싶다.. ' 기대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한 가지 생각나는 일화중에는 05-06 선즈의 플레이오프를 중계하던 최인선 전 농구감독 해설위원님께서는
피닉스의 경기를 보면서 '피닉스가 이번에 우승한다면 내 모든 농구철학을 싹 다 바꾸겠다.' 라고 하셨죠.
빌 시먼스는 06-07 선즈의 농구를 보면서,
내가 늙어서 할아버지가 되었을때 손자에게 '06-07의 선즈는 참으로 멋지고 대단했었지..'
하면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을정도라고 했습니다.
그밖에 수많은 기자들 선즈의 농구에 반신반의 하는 사람들도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농구가 재밌어서 시작해서 농구선수가 되고, 농구기자가 되고 농구관련한 종사자들이 되면서
알아가면서 느끼는건 수비의 위대함, 수비의 중요성이였을겁니다.
하지만 가장 처음 농구를 시작하게 된 그 계기.
농구가 재미있어서.
그 재밌는 농구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모습은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 한마음으로 자리잡고 있는 깊은 욕망이자 순수함일지도 모릅니다.
그런걸 꿈꾸게 만든 사람이 디앤토니의 농구였습니다.
디앤토니의 혁명은 결국 여러불운도 겹치면서 결국 반란이 되어버렸지만,
지금도 이 NBA에 그의 혁명의 증거들이 남아있죠.
이제는 그냥 자연스러운 파워포워드 사이즈, 기동력의 선수가 센터를 보는 스몰라인업들
코트를 넓게 활용하는, 공을 배분하는 빠른템포의 농구로 인해 대PG시대가 펼쳐져 있고,
속도를 중시하고 리듬을 중시하는 농구는 모든 강팀의 기본 덕목으로 자리잡아 있습니다.
신데렐라 린새니티의 등장도 그 증거이구요.
그렇게 혁명에 실패한 역사서에 결국 승리자로 기록될 수 없었던 디앤토니가 다시금
돌아왔습니다.
과거 혁명군의 1등 용사 스티브 내쉬도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왔고,
NBA 승리의 역사의 산증인 코비 브라이언트도 이젠 그의 편입니다.
그가 어쩌면 항상 가지고 싶어하던 기동력도 좋고 수비도 좋고 포스트업도 좋은
그가 한번도 가지지 못했던 리그 넘버원 센터 드와잇 하워드도 있습니다.
유럽농구를 잘 아는 팔방미인도 있구요.
평화의 상징도 함께하네요.
그리고 그의 새로운 팀은 NBA 70년 역사에 유일한 공격농구로 승리자가 되었던 LA 레이커스가 되었네요.
첫댓글 본문에 동감합니다
동감합니다.
매우 잘 읽었습니다!
올해 마이애미도 비슷한데 파이널에서 두팀만나면 정말 재밌겠네요 100점대의 파이널,,,
아마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ㅎ
(코비 전성기가 지나긴 했지만) 코비 vs 르브론 만으로도 화제가 되겠죠...
좋은 글에 한 가지만 첨언하자면...
80년대 쇼타임 레이커스는 공격 못지 않게 수비와 리바운드도 뛰어났던 팀입니다.
팀 수비력이 리그 중상위권이었고, 리바운드는 항상 리그 상위권이었죠.
쇼타임 레이커스의 부활
뜬금없지만 리오레이비가 생각나네요. "우오오오오오"
흥분해서 별말을 다 했네요. 이왕 이렇게 된거 달리지는 못하더라도 화끈하게 퍼부어서 우승했으면 좋겠네요!!
댄토니에 대해서 잘 모르고 어쩌구 하는 일부 팬들이 있는거 같긴하네요.. 그분들이 이런거 읽는다고 해서 인식이 달라지겠냐만은 그래도 저는 너무 잘봤고 공감합니다
전에 랄팬분들이 왜 듀혼과 믹스를 안쓰냐고 불만을 표시할때 믹스는 뛰어줄수있는건 알겠지만 검증도 안된 선수고 듀혼은 덴토니 때문에 빛났던 선수인데 왜들 그러지.. 라고 생각했는데 덴토니가 갔네요. 게다가 덴토니시절의 닉스때 픽한 성장한 조단힐은 덤... 랄팬들이, 프런트가, 미디어가 당장 성적이 안좋아도 기다려만 준다면 좋은성과가 있을거 같습니다. 이팀의 약점은 나이뿐... 지난시즌은 닉스가 악재가 너무 많아서 일뿐 분명 좋은 감독입니다.
쇼타임 레이커스 (X) -> 슬로타임 레이커스 T.T (O)
선즈 팬은 아니었지만 그 시절을 생각하니 괜시리 소름이 돋네요. 만화같이 플레이하던 무서운 팀. 레이커즈가 그런 팀컬러를 유지하긴 힘들겠고, 필잭슨이 안온것이 아쉽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여튼 기대가 됩니다.
제가 역대 가장 좋아했던 팀이 그때 그 피닉스였고 내쉬를 가장좋아했죠 저는 필잭슨 감독이 돌아오는것보다 그때의 피닉스 모습을 레이커스에게서 보길 바랬습니다 런앤건으로 우승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댄토니가 선즈감독이었던 시절 선즈와 내쉬에 대해 인정은 하면서도 마음한구석으로는 미운감정(?)이 있었는데 내쉬와 댄토니가 레이커스로 오니 레이커스팬으로써 놀랍고 미운감정이 다 사라지네요 ㅋㅋㅋ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댄토니의 농구스타일이 현 레이커스 로스터의 멤버로 가능할지에 대해 조금은 의문이 있긴합니다 ㅠㅠ 무튼 레이커스 홧팅~!!!
내쉬대장과 코변태가 22연승 깨주리라 믿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근데 제 기억으론 빌러셀의 셀틱스 또한 쿠지, 샤먼의 런앤건을 위시로 하는 공격적인 팀이었습니다.. 물론 수비도 대단했지만요
잘읽었습니다!!!!
'풍.... 전?'
너무 좋은글 잘봣습니다
글을 읽으며 꿈을 꾸는듯한 느낌이었어요...
댄토니에 대해서도 잘알게되었고요.추천 누릅니당^^
와~~~글 잘 보았습니다.^^너무 좋네요 ㅎㅎ
불안감이 제거 되고 희망의 빛 을 볼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 합니다.고마워요^^!!추천추천~~
까페에서 오래전부터 활동하신 레이커스,코비팬인 여성회원분으로 아는데..
사..사.. 좋아합니다^^ 물론 유익한 댓글이 좋다는겁니다.
댄토니가 감독할 가장 수비가 강한 팀이 될 것 같습니다. 극강의 공격력과 합쳐진다면 결과는 당연한거 겠죠. 그리고 레이커스는 그렇게 느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MB가 느린 페이스를 선호하는 감독이라 더 두드러져 보였던거지 어제 메타의 알리웁(!)으로 보건데 댄토니 시스템에서 현 레이커스 팀이 기대됩니다.
디앤토니가 공격농구 마스터에 좋은감독이라는건 알지만 이런 역대급 스타팀을 미디어와 프론트의 눈치안보면서 이끌어갈 수 있을지 유일하게 그게 걸리는데...이렇게된거 믿어봐야죠 이제는ㅎ
좋은 글이네요.
가슴속 어딘가가 두근거리는 느낌이네요.
아 가슴 떨리던 그시절 선즈가 떠오르네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아이디와 너무 잘 어울리는, 글만으로도 당시 선즈가 눈에 보이는 듯한 멋진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