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은 상승하는 욕망. 수평은 평상심(平常心). 적어도 두 개의 자아. 즉 욕망하고자 하는 자아, 평상심을 유지하고자 하는 자아. 하여, 몸은 자아들 투쟁의 장소. 영혼은 투쟁의 기록보관소. 그렇다면 직립의 하루를 마치고 와불처럼 눕게 되는 침대는 성찰의 사원? 이곳에서 수직의 ‘나’는 수평의 ‘나’를 만나 가식을 버리고 성선(性善)에 든다. 그것은 진아(眞我)에 이르는 도정. 마음이란 이치를 총괄하고 도(道)를 보는 곳이 아니던가? 마음속으로 들어가 마음을 따를 때 평화는 오는 법. 활을 만드는 사람 뿔을 다스리고, 물가에 있는 사람 배를 다스리며, 지혜있는 사람 마음을 다스리는 법. 그래서 마음보다 잔인한 무기는 없다지 않았던가. 낮은 곳으로 임하시는 신, 부처인 하심(下心), 그리고 ‘나’를 기억하고 있는 나의 신(神). 이 모두는 지혜를 부르는 태초들. <박주택·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