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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끌던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등 구두 상품권이 이제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보통 5만~10만원권을 선물하는데 반해 금강제화 등의 구두 한켤레 가격은 대부분 10만원을 넘어 내 돈을 보태지 않으면 신사화 한 켤레 사기 어렵다. 게다가 극심한 상품권 '깡'(현금 할인)과 지나치게 잦은 세일로 제값주고 상품권이나 구두를 샀다가는 바보되기 쉽다. 또 한국소비자원 민원 상담실에는 상품권으로 구두를 사고 나서도 잔액을 현찰로 지급하지 않는다는 불만의 글이 끊이지 않는다. '요긴하던 상품권'에서 '천덕꾸리기'로 전락해버린 구두상품권의 현실이다.
◇선물하기도 미안한 구두상품권
건설회사에 다니는 홍성만(36)씨는 지난 설 거래처에서 선물받은 10만원권 금강제화 구두상품권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 봄에 몇 번 구두를 사러 시내 매장에 나가봤지만 그때마다 번번히 포기하고 말았다. 10만원권 한 장이면 충분하리라 믿었던 구두값이 너무 비싸 딱 벌어졌던 것. 평범한 정장구두도 10만원이 넘고 괜찮다 싶은 모델은 17만~18만원, 어떤 구두는 30만7200원이나 했다. 10만원권 3장이 있어도 모자랄 가격. 아내에게 선물할까 여성 구두를 봤으나 한수 더 떴다. 대부분 20만원대라 괜히 10만원짜리 한장 건넸다가는 바가지만 긁힐 것 같았다. 홍씨는 "준 사람에게는 고맙지만 결국 돈을 더 보태야 살 수 있어 몹시 귀찮아졌다"면서 "구두상품권은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없어 차라리 이번 한가위 때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작정"이라고 푸념했다.
◇추석 전후 기승부리는 '깡', 제값주고 사는 사람만 바보?
상품권거래사이트 티켓나라 등에는 추석을 앞둔 요즘 구두상품권이 액면가에 크게 믿도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금강제화 10만원권 상품권이 7만원대, 에스콰이어 10만원권은 6만~6만5000원이다. 그나마 추석 대목이라 비싸게 거래되는 편. 12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역전앞 한 구두수선점 주인은 "요즘이 구두상품권 시세가 센 편이라 선물받은 상품권을 들고와 '깡'해가는 개인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백화점 상품권이 액면가의 95~97%에 거래되는 점과 비교하면 구두상품권은 '상품권'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 금강제화의 경우 심지어 자사 쇼핑몰에서도 20장 이상을 현찰로 구매할 경우 21%까지 할인해준다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구두상품권의 왜곡된 유통구조로 인해 자칫 상품권을 제값주고 산 사람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구두상품권이 이렇게 심하게 할인판매되다 보니 제화업체들이 공연히 구두값만 올려놓은 것 아니냐는불만도 터져나온다. 중소여행사를 경영하는 최현(34)씨는 "명품도 아닌데 무슨 국산 구두가 그리 비싸냐"며 "상품권이 이처럼 시중에서 싸게 거래되기 때문에 제품가격을 슬쩍 올린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같은 구두상품권의 거래 실태에 대해 금강제화 관계자는 13일 "10만원짜리가 7만원에 팔린다는데 어디 얘기냐. 잘 몰랐다"는 '황당한'대응을 보였다.
첫댓글 그나마 올해에는 구두상품권 하나도 읍내!!남주기 미안하면 나주소..감사하게 받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