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가 발을 절뚝이신다. 발톱을 자르실 때가 왔다.
아저씨는 무좀과 내성 발톱으로 고생하신다. 그러기에 발톱이 길어지면 양말 신으시기도, 걷기에도 불편을 느끼신다.
“발톱 잘라줘”
발톱의 모양새, 단단함의 정도를 보았을 때, 손톱을 혼자 자르시게 된지 1년도 채 되지 않으신 아저씨께서 자르기는 어려우실 것 같았다.
‘과정을 세분화 한 뒤에 아저씨 일상에서 꼭 필요한 발톱 자르기를 아저씨가 주인 노릇 하실 수 있게 돕자’
그 간 아저씨의 일상 속, 주인 노릇하실 수 있게 도운 건 많지만, 발톱 자르기만큼은 직원 생각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고 또한 다치실 수 있을까봐 두려워 주인 노릇하실 수 있게 돕지 못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과정을 세분화 하면 아저씨께서 하실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을까? 에 대한 의문이 오늘 아저씨 발톱 자르기를 지원함에 동기가 됐다.
1. 발톱을 자르기 좋을만한 장소를 직접 고르신다.
2. 아저씨의 발톱깎이를 아저씨의 서랍장에서 꺼낸다.
3. 양말을 벗는다.
4. 발톱 중 불편하신 부분, 너무 긴 부분, 아프신 부분을 찾는다.
5. 발톱깎이를 쥔 뒤에 자르고 싶은 부분에 댄다.
6. 발톱깎이를 눌러 해당 부분을 자른다.
7. 떨어진 발톱을 정리한다.
8. 발톱깎이를 아저씨의 서랍장에 정리한다.
간단한 순서를 머릿속으로 구상했다. 아저씨가 하실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아저씨 발톱 어디서 자르실까요?”
“방에 한 번 가보자”
아저씨께서 장소를 고르셨다.
“아저씨 발톱깎이 어디에 보관하셨죠?”
“여기 있어 내꺼”
아저씨께서 발톱깎이를 꺼내오셨다. 발톱깎이를 가져오시며 양말까지 벗으셨다.
“어디가 불편하고 아프세요? 그 부분 정리하시면 되나요?”
“여기 아파, 여기는 걸려서 양말이 잘 안 들어가”
“한 번 직접 해보시겠어요?”
아저씨께서 발톱깎이를 손에 쥐시더니 해당 부분에 가져다 대셨다. 손톱을 혼자서 처음 자르실 때와 같이 손을 떠셨다. 자르려 해봐도 억센 발톱과, 자르기 힘든 모양새 때문에 꽤나 많이 어려워하셨다.
“아저씨가 가져다 대시면 제가 여기 누르는 건 도와드려도 될까요?”
아저씨께서 가져다 대신 부분에서 위치를 살짝 조정한 뒤에 자르실 수 있도록 같이 힘을 주며 도왔다. 그렇게 하나씩, 아저씨께서 불편을 호소하시는 부분을 알려주시면 아저씨가 하시기 어려운 부분만 거들어서 도왔다.
“여기는 조금만 잘라! 아파”
“이렇게 자르면 될까요?”
자르기 많이 어려운 각도에 있는 부분은 직원이 아저씨께 여쭤가며 잘랐다.
“양말 한 번 신어볼게”
어느 정도 마무리 된 뒤에 아저씨께서 양말을 신어보면 걸리는지 알 수 있다고 하시며 양말을 신으셨다. ‘안 걸려’ 라고 하시니 만족하신 듯 했다.
“아픈 부분은 좀 어떠세요?”
“괜찮아 이거 어떡햐 버려?”
아저씨께서 바닥에 떨어진 발톱을 모아서 버리신 뒤에 발톱깎이를 정리하셨다.
“잘라줘서 고마워”
“아저씨가 거의 다 하셨는걸요?”
과정을 세분화 한 뒤에 하실 수 있는 부분은 하실 수 있도록 돕고 어려우신 부분은 하실 수 있는 만큼만 하시게 도우니 아저씨가 하실 수 있는 부분이 실제로 많았다.
절뚝거림이 덜해진 아저씨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2024년 7월 24일 수요일 최승호
고맙습니다. - 다온빌
첫댓글 어르신이 하셨네요. 좋아요.